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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인 티코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정부부처에 근무하는 과장 한 사람은 이동전화기를 사용하기 위해 티코에 긴 안테나를 달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휴대전화기가 매우 발달되고 세련되어 외부안테나도 없이 내장안테나를 달고 세상에 나오지만, 1990년대만 해도 이동전화기를 사용하려면 전화기 자체도 크고 또 차량에 긴 안테나를 별도로 달아야할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 차량에 안테나를 달고 이동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형차 이상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사람은 경차에 안테나를 달고 다녔으니 이 자동차가 지나가면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고 유심히 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자동차와 관련된 "삼불출"이라는 말이 떠돌았지요.
첫째, 티코에 유선안테나 단 운전자
둘째, 프라이드 운전하며 뒤로 파킹 못하는 운전자
셋째, 그랜저 운전하며 초보딱지 붙인 운전자


어느 날 국세청 고위직 인사가 시내를 가다가 고급승용차에 외부안테나를 무려 6개나 달고 다니는 사람을 목격했답니다. 이 공직자는 도대체 이 차량의 소유주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무척 궁금하였답니다. 설령 정보기관인사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많아야 3개 정도의 안테나만 달면 충분할 텐데 6개를 달고 다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답니다. 이렇게 힘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세금은 제대로 내는 지 의심스러워 간부들에게 이 사람에 대해 좀 알아보라고 했답니다.(차량번호만 알면 정부기관 상호간 특별한 경우에 한해 정보확인이 가능하답니다).


그런데 실무자가 이 사람을 추적하여 만나보니 그는 정보기관원도, 고위인사도, 재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미곡상이었답니다. 기가 막힌 국세청 관계자는 왜 안테나를 6개나 달고 다니는 지 그 이유를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참으로 가관입니다.

"한 개는 이동전화용 안테나이고, 다른 것은 그냥 폼으로 달고 다닌 것입니다. 이것도 법에 걸리나요?"


그 당시 검정색 고급승용차에 번쩍 뻔쩍 빛나는 안테나를 두 개정도 달고 시내를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 보통사람들은 괜히 주눅이 들었지요. 아마도 위 미곡상도 자가과시욕구가 매우 강한 인물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차량용 라디오안테나도 내장용으로 바뀌어 안테나가 있으면 출시된 지 오래된 자동차입니다.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차량안테나가 없는 게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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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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