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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번 국도를 타고 동송과 철원을 지나면 좌측으로 구부러지는 구간의 오른편 넓은 주차장 뒤로 지붕도 없이 벽면과 골조만 남은 채 우뚝 서 있는 건축물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북한의 노동당사건물이다

1946년 이 지역이 북한 땅이었을 때 철원군 노동당에서 시공하여 그 해 말에 완공한 러시아식 건물이다. 560평의 면적에 지상 3층의 무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현재 1층은 각방 구조가 남아 있으나, 2층은 3층이 내려앉는 바람에 허물어져 골조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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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구조를 보면 몇 개의 방은 공간이 매우 협소해 1∼2명이 사용하였거나 취조실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의 참화로 검게 그을린 3층 건물의 앞뒤엔 포탄과 총탄 자국이 촘촘하다.

이 건물을 지을 때 성금으로 1개 리(里)당 쌀 200가마씩 거두었고, 지역 주민들로부터의 강제 모금과 노동력 동원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내부 작업은 비밀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이외에는 동원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8·15광복 후부터 6·25전쟁이 일어나기까지 공산치하에서 반공활동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잡혀와서 고문과 무자비한 학살을 당하였다. 당사 뒤편에 설치된 방공호에서 사람의 유골과 실탄, 철사줄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그때의 참상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민간인출입통제선 바로 밖에 자리잡고 있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하였으며, KBS의 열린음악회가 녹화되기도 하였다. 2001년 2월 통과된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제22호)됨으로써 정부 차원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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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방문한 때는 새롭게 복원작업(보존처리)을 하기 위한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당사 안으로 출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포탄과 총탄의 자국을 좀더 가까이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았다. 공사중이라 위험하니 관계자 이외에는 출입하지 말도록 경고문이 게시되어 있을 뿐 공사에 관한 안내문을 보지 못해 언제까지 보수하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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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도는 청명한 날씨다. 무덥지만 않으면 꼭 가을 하늘을 보는 것만 같다. 흡사 로마와 폼페이의 유적처럼 남아 있는 건축물의 창문을 통하여 하늘이 보인다. 그 오른쪽 녹지에는 DMZ 통일대장군과 평화여장군이라는 이름을 새긴 장승이 서 있고 길손을 위한 매점도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민통선지역이었으나 이제는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니 세상이 참 많이 변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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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노동당사 앞에 있는 안내표지판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백마고지로 이동한다.
 『이 건물은 8.15해방 후 북한이 공산독재의 정권강화와 국민통제를 목적으로 건립하고 6.25동란 전까지 사용했던 북한노동당 철원군당사로서 악명을 떨치던 곳이다. 북한은 이 건물을 지을 때 성금이란 구실로 1개 리당 백미 200가마씩을 착취하였으며 인력과 장비를 강제 동원하였다.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은 이곳에서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면서 양민수탈과 끌려 들어가면 시체가 되거나 반송장이 되어 나올 만치 무자비한 살육을 저지른 곳이었다. 이 건물의 뒤 방공호에서는 많은 인골과 함께 만행에 사용된 수많은 실탄과 철사줄 등이 발견되었다.』 (2007.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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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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