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최근 등산인구가 엄청나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등산이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좋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등산의 이점은 누구나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7년도부터 국립공원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등산은 소규모의 인원이 모여 가면 좋겠지만
통행료와 기름 값 등 교통비가 많이 들고,
또 등산 후에는 차량을 회수하는 문제가 있어 불편합니다.
따라서 요즘은 안내산악회를 많이 이용합니다.
약 25,000∼35,000원만 부담하면 편안하게
산행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산악회는 하산 후 식사를 제공하며,
일부는 조식까지 서비스합니다.
그러나 등산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와 관련, 등산객이 지켜야할 기본예절을 살펴보겠습니다.
(1) 버스탑승 시간 지키기.
등산버스를 이용하려면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버스를 타야합니다.
당연히 사람이 먼저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때로는 버스가 사람을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거리 산행을 할 경우 이동시간을 줄여야 하므로
버스가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안될 말입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산행신청을 한 사람이 제 시각에 나오지 않는다고
매정하게 출발했다간 나중에 바가지로 욕을 먹는 다고 합니다.
소위 적반하장이지요.
사정상 제 시각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차라리 산악회 측에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고 나오지 않는 게 도리입니다.
(2) 의자 뒤로 젖히지 않기.
버스에 탑승하면 문제는 배낭을 어디에 둘지 고민입니다.
선반에 올려놓을 수도 있지만 부피가 큰 배낭은 어림도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앞좌석 등받이에 걸어 둡니다.
41인 석이면 다소 여유가 있지만 45인 석일 경우
무릎이 닿아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배낭이 다소 큰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뒤에 배낭이 걸려있던 말든,
뒤에 사람은 불편하든 말든,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뒷사람은 죽을 지경입니다.
이런 불편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면 자기의 의자도 뒤로 젖혀야합니다.
그렇지만 뒷사람이 불편할 까봐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의자 뒤에 배낭이 걸려 있는 경우
의자를 뒤로 젖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배낭을 의자에 걸어두니 머리가 닿는 부분이 불편하다고
앞 좌석의 등산객이 못 걸게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배낭을 다리 밑에 두었는데
운행 내내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어 매우 불편했습니다.
자동차 제작사는 다소 큰 배낭도 올려놓을 수 있는
특수선반이 있는 차량을 제작하여 공급해주면 좋겠습니다.
(3) 휴게소 시간 지키기.
일반적으로 버스는 회원들에게 아침 식사시간을 제공하고
용무를 볼 수 있도록 휴게소에 들립니다.
보통 약 20분의 시간이 제공됩니다.
이 20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이 시간을 잘 지킵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항상 늦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무려 10분이나 늦은 경우도 목격했습니다.
식사주문을 했는데 음식이 늦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전에 기다리는 시간을 확인해서 음식을 주문해야 합니다.
개인별로 여행하는 것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평소의 식성과 다소 맞지 않더라도 빨리 제공되는 음식을 시켜야 합니다.
제일 안타까운 문제가 화장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특히 성수기 여성화장실의 긴 줄을 보면
남성의 입장에서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생리문제는 어쩔 수 없으므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도리밖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이럴 땐 미리 휴게시간을 넉넉하게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물을 비롯한 음료수를 적절히 마시고,
가급적이면 버스를 타기 전에 미리 볼일을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통영항 주차장 풍경(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4) 지정된 등산로 이용하기.
등산도 단체행동입니다.
산악회에서 제시한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산로가 조금 지체되거나,
또는 등산경험이 많은 일부 사람들은 일부러 등산코스를 연장하거나
비지정 등산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5) 쓰레기 버리지 않기.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아직도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등산로에 금방 버린 쓰레기를 볼 때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는 분명 같은 팀의 누군가가 버린 것이겠지요.
특히 귤 껍질 같은 것은 당연히 버리면 썩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냥 버립니다.
귤 껍질이 분해되어 자연정화 되는데 얼마간의 시일이 소요되는지
모르겠지만 노란 색깔이 눈에 확 띄어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산행을 할 때는 항상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쓰레기를 되가져 와야만 합니다.
(6) 담배 피우지 않기.
산에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중의 상식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산행 중에 버젓이 담배를 피는 경우를 더러 목격합니다.
특히 회원들의 흡연을 단속해야할 산악회 가이드마저도
담배를 피는 실정입니다.
산불예방 기간 중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산불은 등산객
또는 주민의 부주의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 산에서 흡연이 떳떳치 못한 것임을
흡연자 스스로가 인식하기 때문에 숨어서 담배를 핍니다.
이게 더욱 위험합니다.
언젠가 조계산 산행을 나섰다가 불이 불은 채로
등산로에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를 발견하고는 혼비백산했습니다.
산에 와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다가 담배연기냄새가 나면 역겹습니다.
(7) 산행 중 불을 피우지 않기.
위 흡연과 비슷하지만 경우가 다릅니다.
산불예방기간 중에는 감시원이 입산하는 사람들에게
화기를 지참하지 못하도록 지도.계몽하지만 이는 다분히 형식적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단속하기란 불가능하며,
대부분 감시원이 없습니다.
산에 오르면 가장 생각나는 것이 따끈한 국물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라면을 자주 끓여 먹습니다.
심지어 삼겹살까지 준비해 지글지글 고기냄새를 풍기기도 합니다.
겨울철 눈이 많이 왔을 때는 불이 날 염려가 없지만
다른 계절 특히 건기에는 산불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맛있는 식사는 하산 후의 일입니다.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으면 보온병을 지참하면 됩니다.
(8) 등산에 대한 기본능력 익히기.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산행경력이 있어
지정된 시간 내에 산행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악회 측에서 등산객을 모집할 때
등산초보자도 가족처럼 편안하게 안내한다는 미사여구를 동원합니다.
그렇지만 전혀 등산의 개념을 모르는 초보자가 참석하여
여러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지난번 30cm 이상의 눈이 쌓인 강원도 우암산 등산을 갔을 때,
한 여성 참가자는 등산바지 대신 청바지를 입고
스패츠도 준비하지 않은 채 따라온 것을 목격했습니다.
겨울 산행의 기본을 모른 탓이지요.
이럴 땐 본인도 문제이지만 데리고 나온 동반자도 더 큰 문제입니다.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무모한 산행을 할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져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입니다.
(9) 버스 내에서 떠들지 않기.
등산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와 함께입니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도 왕복 5∼10시간 정도이고
때로는 10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지루한 시간을 조용히 보내는 것보다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노래방 기기를 켜기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 와서는 일반관광목적이 아닌 등산버스에서
노래방 기기를 켜는 일은 글쓴이가 알기론 거의 없어
매우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몇 명의 친구들이 모였을 땐 군중심리가 작용해 정신 없이 떠듭니다.
한 사람이 떠들면 동료들이 말려야 하는데도 오히려 맞장구를 쳐주니
그 사람은 자신이 무슨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신이 납니다.
주변 사람들도 죽을 맛이지만 어지간해서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기를 합니다.
잘 못 말했다가 봉변을 당하면 기분을 잡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글쓴이는 산행대장을 불러
떠드는 사람들을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고,
버스 내 소등을 요청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면 기분이 상하고 맙니다.
이동 중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글쓴이는
이래저래 머리가 편안할 날이 없습니다.
(10) 차내에서 음주 안 하기.
대부분의 산악회는 하산 후 회원에게 식사를 대접합니다.
식당을 예약하여 안내하거나 자체적으로 준비한 음식을 제공합니다.
이럴 경우 등산객들이 개별행동을 하지 않으니
인원을 통제하기도 쉽고 또 회원모집도 용이합니다.
등산객의 입장에서도 도시락을 준비하는 대신
산행 중 간편한 행동식만 먹으면 되니 매우 편리합니다.
그런데 산악회 측은 어김없이 약주를 제공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산꾼의 입장에서 하산 후 한잔 술은
보약처럼 맛있다고 합니다.
비주류(非酒流)인 글쓴이는 야외에서 술을 입에 대지 않지만,
하산 후 술꾼들은 술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술을 먹고 버스에서 잠을 자는 경우는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술이 깨기 위해 떠드는 사람은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산악회는 버스 내에서 음주를 못하게 하지만
일부 산악회는 일부러 술을 준비하여 제공합니다.
이럴 때 차내 분위기는 매우 어지럽게 됩니다.
따라서 산행 후 술은 적당히 마시되,
버스 내에서는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도록 조치해야겠습니다.
<에필로그>
이상으로 등산객이 지켜야 할 기본예절을
글쓴이의 경험에 의해 두서 없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이 잘 지켜져
명랑한 산행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는 비단 꼭 등산과 관련해서 지켜야 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저지르기 쉬운 행동과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최근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불대로 진입하였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사회는 한결 성숙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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