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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글쓴이는 한경 비즈니스의 김재창 기자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인터넷과 관련된 열혈 디지털 시니어 3명을 취재대상으로 선정했는데, 블로그 부문에서는 파워블로거인 글쓴이를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스스로를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로 생각한 적이 없어 나는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는 지난해 "올블로그 TOP 100"에 선정된 것만 봐도 파워블로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한경 비즈니스는 환갑을 지난 나이에 인터넷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취재대상으로 선정했는데, 글쓴이 이외에도 김영한(62) 앱컨설팅 대표와 아프리카에서 인터넷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김정열(70) 씨입니다.

이 인터뷰 기사는 주간 한경 비즈니스 제771호(2010. 9. 15)에 게재되었는데, 한경 비즈니스 홈페이지(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에서 이 글을 퍼왔습니다.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글쓴이와 관련된 내용은 밑줄을 넣었습니다. 참고로 한경 비즈니스는 한국경제신문 자매지입니다.  




[인터넷 뉴 트렌드 '디지털 시니어' 가 온다]
앱 전도사·파워 블로거…‘연륜’이 무기
인터넷의 열혈 시니어들

디지털 시니어들 중에서도 김영한(62) 앱컨설팅(www.appconsulting. kr) 대표는 최근 가장 잘나가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앱컨설팅은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개발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김 대표가 올 3월 만들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회사 창업에 나설 만큼 김 대표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젊은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에게 나이는 말 그대로 ‘숫자’일 뿐이다.


젊은 시절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장으로 일했던 김 대표는 이후 국민대에서 경영대학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회사 창업 뒤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최고 경영자과정 강의나 주요 대기업 앱 관련 강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앱 전도사’답게 그는 휴대전화를 3개나 갖고 다닌다. 일반 휴대전화(피처폰)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이다. 피처폰은 지인들과의 통화에 주로 쓰고 나머지 두 대는 앱 개발과 관련된 일에 사용한다.

“앱에 기반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사회가 왔다는 것을 말해 주는 신호탄입니다. 전화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일을 주로 하던 휴대전화에 앱이라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면서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기능을 척척 수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처럼 새로운 사회의 흐름에 재빨리 눈뜨고 이에 걸맞은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앞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앱도 소프트웨어의 일종이기 때문에 결코 어렵지 않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다만 ‘어렵고 뭔가 성가시다’는 편견이 사람들 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할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가 누구나 손쉽게 앱을 만들 수 있는 ‘앱에디터’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것도 하루빨리 한국이 새 트렌드에 적응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과 개인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이나 ‘개선’이 아니라 개방성에 바탕한 ‘창조적 마인드’라고 김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대한민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LG 등이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 조금 뒤처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과거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휴대전화를 대량생산해 경쟁사들보다 시장에 빨리 출시하면 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는데 약간 뒤처졌지만 그래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출발해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그는 젊은이들에 비해 ‘시니어’들이 갖는 장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맡은 분야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경험이나 지식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에 비해 시니어들은 수십 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나 네트워크가 상당하거든요. 이러한 유·무형의 자산을 우리 사회를 위해 내놓는 게 우리 시니어들의 몫이 아닌가 합니다.”


블로그 운영으로 지루할 틈 없어

공직 퇴직 후 다음에서 ‘펜펜의 나홀로 여정(http://leeesann. tistory.com)’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석암(61) 씨는 올블로그 선정 국내 100대 블로거에 선정된 ‘파워 블로거’다.

이 씨가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지난 2007년. 건설교통부에서 30여 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 명예퇴직한 뒤 1년간 ‘빈 시간’이 생기면서 블로그를 만들게 됐다. 블로그 개설 후 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펜펜의…’를 다녀간 누적 방문객만 640만 명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5000~6000명은 꾸준히 다녀갔다는 얘기다.

등산과 여행을 좋아하는 그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산에 대한 이야기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보게 되는 야생화에 대한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최근에는 관심 분야가 확대돼 ‘제빵왕 김탁구’ 등 인기 드라마에 대한 리뷰도 블로그에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여행 감상문 올리랴, 방문 글에 대한 댓글 올리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제 주위를 보면 환갑 넘었다고 특정한 일 없이 무료하게 보내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저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인 셈이죠. 어렸을 때부터 제가 글 쓰는 걸 좋아해 글을 올리고 댓글을 쓰는 게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그냥 단순히 유명한 산에 다녀와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어떻고 하는 식의 글이 아니다.

“등반 후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전에 많이 공부하고 떠납니다. 이 산의 중요한 포인트는 어디인지, 이 산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모두 꼼꼼하게 체크하죠.

이 때문에 같은 산을 다녀온 사람들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또 제 스스로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글 한 줄을 쓰더라도 남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혼신의 힘을 다해 씁니다. 다행히 이런 노력을 다른 분들도 인정해 주어서인지 100대 블로거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지요.”


그는 글을 쓰면서 생각이 잘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복잡하던 머릿속 생각도 한 자 한 자 글로 풀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깨끗하게 ‘교통정리’가 되는 기분이라는 것. 그의 글쓰기 내공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기 쓰기가 밑바탕이 됐다.

“중학교 때부터니까 대략 40~50년은 된 것 같네요. 물론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쓴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이 있었던 날은 거의 일기를 썼지요. 지금도 일기장을 집에 잘 보관하고 있는데 두꺼운 노트로 10권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10년 남짓. 50대 초반부터 다닌 셈이다. 그는 등산하기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시니어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산에 자주 올라보라고 권했다.

“제가 환갑을 넘겼지만 산에 가면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게 잘 탑니다.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어요. 정상에 서서 심호흡 한번 하면 뼛속까지 상쾌해지는데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어요. 제가 노안이라 평소에 신문을 볼 때 돋보기를 쓰는데 희한하게도 산에선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잘 보인다니까요(웃음).”

인터넷 음악 방송도 ‘인기 짱’

아프리카(www.afreeca.com)에서 인터넷 음악 방송을 진행하는 김정열(70) 씨도 인터넷 공간에서 알아주는 ‘젊은 오빠’다. 그는 매일 오후 8시부터 ‘고야’ 음악 방송을 진행한다. 스페인 화가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고야’는 한자로 풀이해 ‘외로운 들녘(孤野)’이란 뜻이다.

손자뻘 되는 시청자들이 때로 무례하게 굴어도 화내지 않고 따뜻한 미소로 화답해 주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국내 대중가요에서부터 록, 클래식, 뉴에이지, 제3세계 음악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전직 언론사 문화부 기자 출신인 김 씨의 해박한 음악 지식과 직접 취재했던 재미난 에피소드도 인기 비결이다. 추억의 옛 노래도 듣고 이와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송 형식은 예전 추억의 라디오 DJ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듣는다.

김 씨 방송의 주 시청자는 의외로 20대다. 젊은 팬들은 ‘신세대 할아버지’에게 게시판으로 신청곡을 올리거나 방명록에 ‘염색하시니 젊어 보여요’, ‘마음이 편안해지네요’와 같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그의 방송에 ‘애청자’로 등록한 회원만 6000명이 훌쩍 넘는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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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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