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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 이름에 팔(8) 또는 구(9)가 들어간 산이 다수 있습니다. 홍천의 팔봉산(302m), 서산의 팔봉산(362m), 고흥 팔영산(609m)은 팔자(八字)로 유명한 산이고, 영월 구봉대산(901m), 보은·상주 구병산(876m), 진안 구봉산(1,002m)은 구자(九字)로 대표적인 산입니다. 이들 산의 특색은 해발은 비록 낮지만 8∼9개의 봉우리가 있어 산세가 험하며 조망이 매우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월의 구봉대산처럼 9개의 봉우리를 억지로 맞춘 듯한 실망스런 산도 있지만 다른 곳은 오르내림이 분명하여 매우 멋진 경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구 팔공산(1,193m)과 밀양 구만산(785m)은 예외입니다.

오지인 경북 영덕에도 8개의 봉우리를 가진 팔각산(628m)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답사를 나섰습니다. 여덟 개의 봉우리가 연이어 있는 팔각산은 이름 그대로 뿔이 8개 솟았다는 뜻에서 유래된 산 이름입니다. 흔히 옥계팔봉이라 부르는 이 팔각산은 독립된 암봉으로서 산밑에서 봐도 암골미가 뛰어난 명산입니다. 광해군 원년 이 곳에 숨어들었던 <손성을>이란 선비는 옥계리 마을주변에 흩어져 있는 계곡미에 반해 침수정을 짓고 팔각산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전합니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최근 고속도로와 일반국도가 사통팔달로 뚫렸다고는 하지만 경북의 오지인 영덕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지하철 사당역에서 출발한 등산버스는 약 5시간만에 산행들머리인 팔각산장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철계단을 오릅니다. 일반적으로 등산 초입에는 서서히 고도를 높여야 덜 피곤한데 이처럼 시작하자마자 맞이하는 급경사 오르막길에서는 체력안배를 잘해야 합니다. 자칫 잘 못하다가는 나중에 큰 낭패를 당하니까요. 능선에 오르니 가야할 팔각의 봉우리가 보이지만 아직은 그 위용을 제대로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뾰족한 암봉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의 모습이 아슬아슬합니다.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옥계리 방향의 계곡과 벼가 고개를 숙인 황금들녘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 줍니다.


능선 안부의 제1봉을 지나가는데 벼랑바위 위 돌출된 바위틈새로 뿌리를 내린 멋진 노송 한 그루가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참으로 자연의 생명력은 경외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동쪽의 도로변 계곡


 바위틈새의 노송


출입이 금지된 2봉을 우회하여 가노라니 안부에 3봉 표석이 보입니다. 위험한 봉우리를 오르는 대신 위치만이라도 확인하라고 설치해 놓은 듯 합니다. 3봉을 우회하여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니 4봉입니다. 뒤돌아보면 우회한 3봉의 하산로에는 굵은 로프 두 개가 연이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여 아찔합니다. 4봉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이름 모를 산들이 늘어서 있고 특히 가야할 능선의 모습도 정말 날카롭게 보입니다.



 우회한 3봉


 4봉의 조망



 가야할 능선


5봉에 서니 흡사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은 능선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로프와 안전철책에 의지한 채 발걸음을 옮기면 마치 설악산 서북능선에 오른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입니다. 안전철책을 잡고 넘어오면서 우측으로 몇 미터만 가면 6봉 표석이 있는데 그만 놓치고 맙니다.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


 

큰 암봉을 좌측으로 돌아 위로 오르면 7봉입니다. 이곳은 지나온 능선의 조망이 가장 좋은 곳입니다. 1봉부터 6봉까지의 능선이 한 눈에 바라보이니까요.

 지나온 능선



 7봉에서 뒤돌아본 능선(인증샷)


 뒤돌아본 7봉


 안부의 7봉 표석

  

여기서 환상적인 조망을 즐기고는 좌측으로 돌아가면 드디어 팔각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반듯한 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잡목으로 인해 주변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오면서 멋진 조망을 하였기에 가슴은 뿌듯합니다.

 지나온 능선



 
이제부터 하산할 차례입니다. 앞에 가는 3명의 등산객을 따라 가다가 안부에서 좌측으로 빠진 게 실수였습니다. 능선을 따라 곧장 진행해야 산성골의 개선문바위(독립문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좌측으로 빠지고 보니 산행들머리로 원점 회기산행이 되고 만 것입니다. 산행을 할 때는 항상 산악회에서 나누어주는 등산개념도를 자주 보면서 현재의 위치와 갈림길을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가는 베테랑 산꾼을 따라 가다가 그만 낭패를 당하고 만 것입니다.   

 팔각산장 주차장


팔각산장으로 하산하여 가천을 따라 걷습니다. 통상 하산하여 차도를 걸으면 다리가 매우 피곤하지만 산행시간도 짧았고 또 학소대와 옥계유원지가 있으며, 환경부장관이 지정한 자연생태 우수마을이 있어 경치가 매우 좋아 피로한 줄을 모르고 걷습니다. 특히 도로양쪽으로 펼쳐지는 황금들녘과 아직까지도 붉은 빛을 띠고 있는 백일홍나무를 벗삼아 쉬엄쉬엄 걸으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옥산교입니다.

 황금들녘

 옥산교


팔각산은 이름 그대로 정말 영덕의 숨은 명산입니다.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은 산입니다. 급경사에는 철 계단과 안전철책이 설치되어있고, 또 로프도 매어져 있지만 그래도 오르내리기는 상당히 까다로우므로 초보자가 함부로 덤비는 것은 무리입니다. 만일 답사할 경우 전문가의 안내를 받기 바라며, 우회 길은 반드시 돌아가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0년 10월 2일 (토)
△ 등산 코스 : 옥계2교 등산안내판-철계단-1봉-2봉(우회)-3봉(우회)-4봉-5봉-6봉-7봉-팔각산 정상
                        -삼거리갈림길-옥계2교 등산 안내판-병품암-옥계1교-옥산교

△ 소요 시간 : 4시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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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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