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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소재 둔주봉은 해발이 387m에 불과한 낮은 산입니다. 옥천은 등산객들이 찾을 만한 이름 있는 산이 거의 없는 고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 최근 둔주봉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산에 오르면 한반도지형(지도)을 그대로 닮은 그림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몇 군데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영월 선암마을입니다. 이곳은 자동차로 접근해 평탄한 길을 약 300미터 들어가면 되므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정선의 상정바위산입니다. 산에 올라 바라보는 한반도지형의 모습은 사진을 찍은 듯 실물과 똑 같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안남면사무소 옆 안남초등학교입니다. 등산로 안내도를 뒤로하고 차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는 흐리기는 하지만 조망은 좋은 상태입니다. 산기슭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차츰 고도를 높이니 등산안내도가 보이는 점촌고개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황톳길에 통나무로 조성한 등산로가 친근감을 주는데, 두 개의 긴 의자가 길손을 유혹합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수림을 지나자 정자가 보입니다. 바로 한반도지형 전망대입니다. 이 정자는 옥천군 안남면이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3년 전 조성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 둔주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지도는 동해와 서해가 서로 뒤바뀌었습니다. 따라서 지형의 모습도 실제 동고서저(東高西低)에서 서고동저(西高東低)로 보이는 게 매우 특이한 점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지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황톳길

 주인을 기다리는 의자


 울창한 수림


 정자


 정자안내문


 한반도 지형

  
날씨가 흐리고 또 북한지방에 드리워진 그림자 때문에 사진으로 선명한 지도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동해와 서해가 뒤바뀐 지도는 분명 이곳의 명물입니다. 현장에서 산불감시를 하고 있는 현지주민은 약 15년 전 어떤 사람이 이곳에서 숲 사이로 한반도지도의 모습을 발견한 후부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 후 숲을 쳐내고 등산로를 조성하여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고 합니다.

 한반도지형

위 사진 좌우를 바꾸면 정상적인 지도가 되요


                                                    날씨가 좋은 여름날의 사진(자료/충북일보)


                                                    위 충북일보의 사진도 좌우를 바꾸면 실물과 똑 같아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하고 800m를 더 가면 둔주봉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상에는 볼품 없는 이정표 하나가 쓸쓸하게 방문객을 맞아줍니다. 안남면이 정자를 설치한 그 정성으로 반듯한 정상표석이라도 하나 만들어 세웠더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해발은 비록 낮지만 구비치는 금강줄기를 따라 고만고만하게 늘어선 산세가 매우 그럴 듯 합니다.

 볼품없는 정상이정표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은 한반도지형


 구비치는 금강


정상에서 금정골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1.3km를 내려오니 금강변입니다. 4대강의 하나인 금강의 물이 얼마나 깊은지 물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강물은 서쪽으로 흘러 대청호로 합류될 것입니다. 좌측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기계음이 들려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몇 사람들이 배를 타고 와서는 강가에 상륙합니다. 이들의 어깨에는 엽총이 보입니다. 사냥을 하려 나온 듯 합니다. 멧돼지를 잡으려 나왔는지 아니면 꿩을 잡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엽사들을 보니 약간은 으스스합니다.

 금정골 이정표

 금강



사냥꾼이 타고 온 배 


 

유장한 금강변을 천천히 걷노라니 마음이 정말 편안합니다. 여느 때와는 달리 서두를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강변의 길은 오래 전부터 차량이 다닌 바퀴자국이 선명한데, 지금은 명품 트레킹코스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또 두 명의 엽사가 나타나는군요. 그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서울에서 이곳의 산까지 오느냐고 의아해합니다.
 강변 트레킹도로




 사냥꾼 부부


강변 저쪽에는 바로 정자에서 보았던 한반도지형이 드러누워 있지만 그냥 평범한 육지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갑자가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요즈음은 일기예보가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오후부터는 개인다고 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니 문제로군요. 

 밋밋한 한반도지형의 반영(여인의 입술같은)
 

강변으로 잘 연결되던 도로가 낮은 지대에서 물에 잠겨버리고 보행자는 강기슭의 비탈길을 타고 넘어야 합니다. 명품 트레킹 코스의 옥에 티로군요. 이 길은 노약자가 걷기에는 부적합해 보이니까요. 빗줄기가 점점 굵어집니다. 조선조 선비들이 담론을 즐기던 정자 독락정(獨樂亭)을 지날 때 즈음 옷이 젖을 정도로 비가 내립니다.

 길 없는 길

 뒤돌아본 길


 유장한 금강


 짙은 구름



 독락정 


연주2리 마을회관을 지나자 길섶에는 참깨더미가 놓여있고 나무꼭대기에는 까치가 날아다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입니다. 비가 저점 더 많이 내려 종종걸음을 치니 산행들머리인 안남초등학교입니다. 오늘은 겨우 2시간 45분 산행을 했습니다. 산행거리가 나무 짧다고 불평하던 사람들도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오히려 빨리 하산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강원도 횡성지방으로 가던 등산버스가 눈으로 인해 뒤돌아 갔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오늘강원도로 가지 않았음에 안도합니다.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둔주봉은 언젠가는 한번은 답사해야할 명승지이기에 오늘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참깨 더미

 까치


 안남초등학교


《등산 개요》

△ 등산일자 : 2010년 11월 27일 (토)
△ 등산코스 : 안남초교-점촌고개-정자-둔주봉-금정골-고성-독락정-안남초교
△ 등산시간 : 2시간 45분
△ 등산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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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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