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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9988234>를 모르는 독자는 없겠지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난 후 그냥 팍 죽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마지막 숫자 234가 231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2-3일 앓다가 죽을 게(死) 아니라 다시 일어나자는 뜻이랍니다. 삶과 생명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군요.

사람이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정말 축복입니다. 따라서 평소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앓는 암 중에는 폐암, 간암, 위암, 대장암이 있습니다. 그런데 폐암은 X선 촬영으로, 간암은 초음파 검사(특수한 경우 CT나 MRI 검사필요)로, 위암은 위 내시경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위 내시경 검사의 경우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만 위장을 비우면 되기 때문에 음식물섭취를 중단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고통스런 대장내시경 검사 준비과정

그런데 대장 내시경의 경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대장을 내시경으로 촬영하려면 대장을 깨끗하게 비워야 하거든요. 대장에 남아있는 숙변을 없애기 위해서는 약물을 투여하여 찌꺼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준비하면서 약물을 복용하는 게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검사 3일전부터 질긴 채소류와 김과 미역 등 해조류, 잡곡과 씨가 많은 과일의 섭취를 금식하고 일반적인 음식만 먹어야 합니다. 물론 검사 전날 저녁은 죽이나 미음만 먹어야 하고요.

문제는 숙변제거용 약물복용입니다. 이 약물의 이름은 코리트에프라고 하는군요. 지정병원에서 미리 제공하기 때문에 병원의 지시에 따르면 됩니다. 병원에서 코리트에프 가루가 담긴  4리터의 물통을 주더군요. 당일 오전(보통 10시)에 예약된 경우 전일 밤 9시에 4리터의 물 중 2리터를 마셔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 2-3컵은 그럭저럭 마시겠는데 나중에는 도저히 약물을 마실 수가 없더군요. 죽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라서 배가 부른 것도 문제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9시 TV 뉴스를 보고 10시에 드라마를 보면서 억지로 약물을 마셨습니다. 9시에 시작한 물 마시기가 11시가 끝납니다. 2리터의 물이 이토록 많은지 미처 몰랐지요. 위 사진에서 4리터 짜리 물통과 0.5리터의 생수통을 비교해 보면 그 크기를 이해할 것입니다.  

다음날 새벽 일어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설사를 합니다. 아랫배가 홀쭉해진 새벽 5시 나머지 2리터의 물을 마십니다. 배가 고프면 마시기가 쉬울 줄 알았는데 약물특유의 냄새로 인해 마시는 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거의 1시간에 걸쳐 2리터의 물을 다 마시고 30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립니다. 아침 8시 이전 사무실로 나가야 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갑자기 설사라도 나오면 낭패입니다. 하는 수 없이 아들녀석에게 부탁해 승용차 운전을 시킵니다. 중간에 배가 한번 꼬르륵하여 고민했지만 사무실에 무사히 출근합니다.

10시가 되기 전 직장동료의 자동차를 타고 지정된 병원으로 갑니다. 먼저 통상적인 검사를 받습니다. 간호원이 매우 친절하군요. 위쪽 혈압이 예상외로 높게 나와 걱정했더니 간호원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앞둔 사람은 누구나 일종의 불안감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간답니다. 그렇다면 혈압측정시기가 문제로군요. 글쓴이는 이번에 위 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동시에 신청했습니다. 대장내시경 준비만 하면 위 내시경 준비는 별도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너무 편한 실제 검사

드디어 검사실로 들어갑니다. 간호원이 시키는 대로 검사대에 드러눕습니다. 좌측 손에 혈관주사를 놓는데 상당히 따끔합니다. 먼저 위 내시경 검사를 한 다음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한답니다. 간호원이 두 다리를 꾸부리라고 한 기억 밖에 없는 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검사가 모두 끝났답니다. 마취를 언제 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수면내시경이라 피검자는 전혀 모르는 것이지요. 검사하기 전 검사의 부작용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서약서에 서명을 할 때에는 약간 긴장되었지만 검사결과 대장에서 아무런 용종도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다행입니다. 병원에서 미음처럼 보이는 죽을 제공하네요. 잠시 후 의사선생님은 검사결과를 보여주며 대장은 이상이 없지만 위는 약간의 염증이 있다며 1주일 분의 약을 처방해 줍니다. 검사를 받은 지 만 하루가 지났습니다. 목도 항문도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두 검사를 한꺼번에 받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약물복용과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돌 정도로 정신이 아찔합니다. 12시간 정도 고생한 덕분에 대장암에 대한 걱정을 깨끗이 없앴으니 이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지요.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은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약물을 마시는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극복하면 대장암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으니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합니다.      



▲ 위와 대장내시경 검사 주기 

2001년 국립암센터에서 한국인 표준검진권고안으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위암은 위장조영술이나 위내시경검사를 40세 이상이 되면 2년 주기로 검사하고 대장암은 대장내시경을 50세 이상에서 정상인은 5년마다, 대장용종이 있으면 최소 3년마다 받는 게 좋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위암과 대장암의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빠르게는 위암의 경우 20대 초반, 대장암의 경우 30대 후반에도 발생하고 있어서 조기암 발견을 위한 검진으로 위내시경의 경우는 30세 이상부터 1년마다 받고 대장내시경은 40세 이상에서 5년마다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가족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이전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된 적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 자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전 검사에서 대장용종이 없었다면 느끼는 증상에 관계없이 5년마다 검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자료 :공무원연금 관리공단 홈페이지 김명석 원장)


☞ 참고로 이번에 검사를 실시한 의료기관은 경기도 안양시 소재 홍정곤내과의원(종합검진센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hjkidney.co.kr/)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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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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