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산 초입의 암봉
우리나라에는 아미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산이 여럿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 아미산(960m) 은 해발고도가 가장 높아 맏형 격이며, 경북 군위 아미산(737m), 충남 보령 아미산(635m), 울산 아미산(603m), 충남 당진 아미산(350m), 부산 아미산(234m) 등입니다. 경북 군위 소재 아미산은 북쪽 끝자락에 5개의 암봉이 도열해 있어 장관을 연출합니다. 혹자는 이를 보고 설악산 용아장성의 축소판이라고 하여 이런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러 개의 암봉이 어우러진 모습은 수석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모습이 매우 수려합니다. 반면, 아미산과 남쪽으로 이어진 방가산(756m)은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미산의 산행 들머리는 위천의 가암교입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삼각형의 뾰족한 암봉이 이방인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에는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아미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습니다. 군위를 삼국유사의 고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인근 인각사에서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승용차를 이용해 등산을 온 사람들의 모습도 더러 보입니다.
아미산 등산 안내도
주차장에서 바라본 암봉
다리를 건너자 계단입구에 걸어 놓은 등산로 폐쇄 현수막이 뜬금 없어 보입니다. 가파른 급경사를 조금 오르면 제1봉입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위천과 양지마을의 경치가 매우 좋으련만 지금은 계절적으로 삭막한 시기라서 다소 을씨년스럽습니다. 다시 조금 더가면 제2봉인 해발 365m의 앵기랑바위입니다. 바위 이름이 매우 특이하네요. 현지 안내문을 보면 양지마을에서 이 바위를 바라볼 경우 애기동자승의 모습을 띄어 앵기랑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바위는 안전시설이 없어 꼭대기로 오를 수가 없습니다.
가파른 제1봉
뒤돌아본 제1봉과 양지마을
가야할 앵기랑 바위
앵기랑 바위 안내도
오를 수 없는 앵기랑바위(가운데 바위가 큰바위 얼굴 같음)
이곳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바위능선도 정말 장관입니다. 이곳을 내려와 안부에 오르면 로프 한 개가 걸려 있는 3봉인데, 오르기를 포기하고는 그냥 나무계단을 오릅니다. 이 암봉에 올라 바라보는 앵가랑바위 방향의 조망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 구간을 지나면 암릉구간이 종료되고 무시봉∼아미산∼방가산을 지나 하산할 때까지 부드러운 육산입니다. 글쓴이가 용아장성의 축소판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자꾸만 뒷골이 땡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전남의 덕룡산(433m)처럼 암릉이 연속해서 이어지지 아니하고 등산초입에 반짝하고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지거든요.
가야할 4-5봉
뒤로 이어진 아미산 능선
뒤돌아본 앵기랑 바위
제3봉의 로프
가야할 암봉
암봉의 나무계단
뒤돌아본 암봉
암봉을 오르는 사람들
암봉 조망
뒤돌아본 암봉
이제부터는 휘파람을 불며 갈 수 있습니다. 두 번 째 돌탑에 누군가 무시봉이라고 적어놓아 그런 줄 알았는데 조금 더 가니 진짜 무시봉(667m) 표석이 나타납니다. 무시봉에서 조금 더 가면 아미산(峨嵋山, 737m) 정상입니다. 정상에서는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습니다. 아미산이라는 이름은 높고 험한 산이라는 뜻인데 여기는 산 이름이 정말 무색할 지경입니다.
무시봉 돌탑
무시봉 표석
아미산 표석
아미산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군요. 능선 우측으로 터지는 조망대에 서면 멀리보이는 이름 모를 산세가 매우 수려함을 느낍니다. 돌탑을 지나자 방가산(756m)입니다. 이곳도 잡목으로 인하여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연휴양까지의 거리가 무려 5.1km입니다. 이 이정표는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아까 무시봉을 지나기 전 이정표에는 방가산 3.9km, 자연휴양림 6.0km로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방가산에서 자연휴양림까지는 2.1km가 맞는데 5.1km라는 것은 오류일 듯 합니다. 실제로 자연휴양림까지 하산하는데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으니 2.1km가 맞을 것입니다.
응달의 눈
능선 우측의 조망
방가산 이정표
지나온 이정표와의 비교
방가산에서 주능선으로 계속 이어질 듯한 등산로는 높은 고개를 앞두고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길이 매우 가팔라서 상당히 조심해야할 구간입니다. 응달의 고드름을 보며 저수지를 지나자 장곡자연휴양림입니다. 골짜기 아래 폐가옥 옆에는 대단위 양봉을 치고 있네요. 오늘 산행에 4시간 남짓 소요되었습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정말 썰렁하지만 녹음이 짙은 계절에 다시 아미산을 찾는다면 환상적인 암릉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드름
자연휴양림
휴양림 매표소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3월 12일 (토)
▲ 등산 구간 : 가암교-앵기랑바위-5봉-무덤-돌탑-무시봉-아미산-돌탑-방가산-능선 갈림길
-장곡휴양림 매표소
▲ 소요 시간 : 4시간 15분
▲ 등산 안내 : 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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