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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거실에서 집 전화(휴대폰이 아닌)를 받던 아내가 상기된 표정으로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내가 받은 익명의 전화는 "당신 아들이 지금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으니 빨리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한다"고 하더랍니다. 소의 보이스피싱이로군요. 전화 대화내용을 재구성 해 보겠습니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아내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기 홍길동(가명) 집이죠?"
"네, 그런데요?"
"홍길동 어머니 좀 바꿔주세요!"
"내가 홍길동 엄마인데요?"
"아, 지금 홍길동이 내 옆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어요. 빨리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해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깜짝 놀라 잠시 침묵을 지키는 사이에 상대방은 말을 계속합니다.
"지금 홍길동의 전화를 받아볼래요?"

아내는 비로소 바로 조금 전 홍길동이 자기의 방에 있음을 알고는 직감적으로 사기치는 전화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아내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답니다.
"지금 홍길동이 집에 있는데 왜 남을 속여요?"
"뚝~"

아내의 반응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고 말았답니다. 전화를 걸어온 남자의 목소리는 우리말이 상당히 어눌한 것으로 보아 중국 아니면 국내에 잠입한 조선족일 거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아내는 마침 아들녀석이 집에 있는 바람에 사기전화를 받고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아이가 외출 중에 이런 전화가 걸려 왔더라면 아내는 분명히 매우 당황했을 것입니다. 틀림없이 사기꾼들은 다른 사람을 아들이라고 바꿔주면서 목소리가 다른 것은 아들이 머리를 다쳤기 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아내가 아는 어떤 여성은 이와 유사한  전화를 받자마자 놀란 나머지 600만원을 송금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사기전화를 거는 범인들이 어떻게 홍길동의 이름과 우리 집 전화번호를 알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신상정보는 어디론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사실 성명과 전화번호는 택배 박스에 그대로 적혀 있으니 사기꾼들은 얼마든지 이를 악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빈 박스를 버릴 때에는 반드시 인적사항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도 매우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독자여러분도 이와 유사한 전화를 받을 경우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하기 바랍니다. 설령 아이가 집에 없더라도 절대로 사기범에게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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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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