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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고진 역의 차승원


▲ 진정성 없는 독고진의 사랑고백

사랑의 고백에는 진심이 있어야 하는데 독고진(차승원 분)이 하는 행동을 보면 꼭 여자를 품기 위해 나대는 망나니와 철부지 같습니다. 자신이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자존심만 내세웠지 상대방의 심리상태는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이 늦은 시각까지 놀이공원을 빌려 구애정(공효진 분)에게 좋아한다는 깜짝 고백을 했을 때 당연히 구애정이 이를 덥석 받아들어야 한다는 사고방식도 문제입니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독고진이 구애정에게 잘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구애정으로서는 현재 한가로이 사랑타령을 할 때가 아닌 것입니다. 국보소녀의 리더로서 활동하다가 그룹해체의 주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지난 10년 동안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바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를 생계형 연예인이라고 부르더군요. 드디어 "커플 메이킹"이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첫 관문을 통과한 지금 다음 이벤트도 잘 소화해야 하고, 소속사 문대표(최화정 분)가 요구한 음반도 잘 만들어 출시해야 합니다. 이런 때에 자칫 독고진과 잘못 엮이는 날엔 재기하려는 자신의 큰 꿈이 남자문제로 인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작용합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독고진은 사랑을 고백한 후 구애정으로부터 퇴짜를 맞자 급 비호감 모드로 돌변합니다. 동백꽃 이야기를 하며 구애정의 가장 "소중한 닭"을 잃게 만들겠다는 비겁한 작전은 오히려 그녀의 경계심만 키울 뿐입니다. <동백꽃>의 마지막이 남녀주인공이 함께 방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을 확인한 구애정은 독고진의 목표가 자신을 자빠뜨리는 것이라는 오해를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특히 독고진의 호탕하지만 능글거리는 웃음과 말투는 익살스럽게 보이면서도 다른 측면에서 보면 꼭 자신의 인기를 무기로 여자를 건드리려는 호색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독고진이 구애정을 좋아하는 것은 진심이지만 겉으로 하는 행동에서 진정성이 없어 보이니 구애정은 이를 경계하는 것입니다. CF 촬영현장에서 달달한 볼 키스를 했지만 그래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습니다.

독고진 주연의 영화 <파이터>의 종영일, 독고진을 따라 함께 극장을 찾은 구애정은 한의사 윤필주(윤계상 분)와 매니저 김재석(임지규 분) 그리고 PD와 작가까지 차례로 목격합니다. 자신이 독고진과 함께 있음이 발각될 경우 구설수에 오를 것을 우려한 구애정은 영화를 같이 보지 못하겠다고 전화했는데, 통화하면서 밖으로 나온 독고진은 애정을 발견합니다. 놀라는 구애정에게 독고진은 애정의 머리를 감싸고는 사람들이 이 장면을 목격해도 아무 탈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신민아나 한예슬이면 모를 까 한물간 구애정이니까 괜찮다는 것입니다.

독고진은 구애정을 와인 바로 끌고 가서는 두 번째로 사랑고백을 합니다. "지금까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는데, 그게 수치스럽게도 하필 구애정이라고." 그런데 까칠해진 구애정도 맞불을 놓습니다. "내가 첫사랑이라고? 그렇다면 더 수치스럽게 끝까지 짝사랑으로 남도록 나는 절대로 당신을 좋아하지 않겠다"고 대꾸한 것입니다. 귀가한 독고진은 "쉽게 보려다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아쉬워합니다.





▲ 윤필주 견제용 만년필 사건이 몰고 온 후폭풍

커플 메이킹의 녹화날, 독고진이 현장으로 가니 구애정과 윤필주는 헬륨가스를 가지고 장난을 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녹화참가자들 상호간 데이트코스선정을 위한 닭싸움에서 구애정이 우승하고 또 과거 닭싸움 왕이었던 MC강세리(유인나 분) 마저도 제압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구애정과 윤필주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질투심을 느낀 독고진은 톡톡 튀는 의상을 입고 나타나 방해합니다. 독고진은 애정의 닭짓이 훌륭했다며 비아냥거립니다. 잘 보이려고 왔다는 독고진의 말에 애정은 "그 똥고같은 입을 함부로 열지 말고 참았다가 열어라"고 독설을 퍼붓습니다. 그리곤 자기는 꼭 커플 메이킹 게임에서 살아남아서 윤필주와 커플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독고진은 구애정-윤필주 사이를 이간질하는 방법으로 구애정이 가지고 있는 만년필을 빼앗아 볼풀(ball pool)에 넣습니다. 이 만년필은 구애정이 윤필주로부터 빌린 소중한 물건입니다. 그런데 이게 큰 화를 자초합니다. 독고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사건을 만든 것입니다. 구애정이 만년필을 잃어버렸다고 하면 윤필주가 구애정을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구애정이 너무 마음 아파한 것입니다. 독고진은 놀이터 관리자를 동원해 잃어버린 만년필과 운동화를 찾았지만 또 머리를 굴립니다. 이걸 바로 건네주면 너무 쉬워 보이니 자연스럽게 구애정이 찾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독고진은 급히 일본을 다녀올 일이 생겨 집을 비워야 합니다. 그는 구애정에게 자신이 부재중 독고진나라(집)에 와 금붕어먹이를 주라고 부탁하면서 만년필을 구애정이 발견할 수 있도록 먹이통속에 넣어둔 것입니다. 그런데 애정은 먹이가 줄어들자 먹이봉투에서 먹이를 꺼내 보충하는 바람에 만년필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한편 윤필주는 만년필을 잃어버린 구애정이 괴로워하자 새로운 만년필을 방송사소품실 이름으로 택배로 보냅니다. 구애정은 당연히 이를 윤필주에게 되돌려 주며 안도하지요.

독고진은 문대표에게 강세리와의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알리는 등 본격적으로 구애정을 위한 신변정리를 합니다. 그가 일본에서 귀국하자 구애정의 오빠 겸 매니저인 구애환(정준화 분)은 독고진에게 구애정의 뮤직비디오와 음반제작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부탁합니다. 이게 또 큰 화근이 됩니다. 독고진이 귀가해보니 물고기 밥이 그대로입니다. 구애정이 물고기를 돌보지 않았다고 오해할 만 하네요. 독고진은 자신이 너무 쉽게 해제되었다고 자책합니다.




▲ 구애정에게 상처를 안긴 독고진의 치명적인 말실수

구애정은 독고진이 귀국했으며 만년필을 돌려주겠다는 말을 듣습니다. 만년필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는데 돌려준다니 또 다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구애정은 윤필주와의 식사도 취소하고 독고진의 집으로 갑니다. 가는 길에 감자와 당근 등 반찬거리를 구입합니다. 그에게 밥을 해줄 작정이었던 것입니다. 구애정이 웃으며 집으로 들어서자 독고진은 전혀 반가운 태도가 아닙니다. 쌀쌀 맞게 대하던 그는 결국 해서는 안될 말을 내뱉고 맙니다. "뮤직비디오, 음반제작 모두 도와줄 테니 자고 가!" 기가 막힌 구애정은 눈물을 글썽이며 탁자 위에 놓았던 반찬거리를 쏟고 맙니다. 이 순간 구애정으로서는 독고진이 힘없는 사람에게 알량한 도움을 주고 여자의 육체를 탐하는 형편없는 속물로 보았을 것이며, 자신이 쉬운 여자가 된데 대한 자책감이 가슴을 짓눌렀을 것입니다.   

구애정이 황망히 떠나자 독고진은 감자를 한 개 집어 듭니다. 자신이 잘못했음을 자각하고 밖으로 나왔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습니다. 어느 레스토랑 앞에서 포옹하고 있는 구애정과 윤필주의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애써 이 장면을 보지 못한 것으로 돌리려는 독고진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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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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