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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는 여러 방면에서 오를 수 있는 능선이 많지만 이 중에서도 육봉능선는 가장 난이도가 높기로 이름난 능선입니다. 실제로 답사해보니 상당히 험준한 구간에도 안전시설이 전혀 없고 또 웬만한 곳에는 다 있는 우회로가 없어 등산 초보자는 조심해야 함을 실감했습니다. 글쓴이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등산을 하지만 도대체 육봉능선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였고 또 이곳의 명물인 코끼리바위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을 선택했습니다.

전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 역에서 정부청사를 배경으로 솟아있는 관악산능선을 바라보노라면 좌측에 가장 높은 암봉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육봉능선의 암봉입니다. 보통사람으로서는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올 지경입니다.

 관악산 육봉능선

 
중앙공무원교육 직전의 기술표준원 좌측에 <대한불교조계종 백운사>, <용운암 마애승용군>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이 쪽의 사잇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사잇길이 끝나는 지점에 세워져 있는 관악산등산 종합안내도를 보면 육봉능선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아니합니다. 그 대신 육봉의 최고봉에는 삼봉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이쪽 방향으로 처음 찾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듭니다. 삼봉에는 국기가 휘날리고 있어 안양의 관양동 방면에서 오를 경우 국기봉으로 표기하고 있으므로 용어의 통일이 시급합니다.

 기술표준원 옆 등산로 입구

 등산안내도

                                                                                 소요시간


 
이 지도를 보고 육봉을 가려면 제2코스를 따라 마당바위 방면으로 오르다가 문원폭포 뒤에서 좌측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 위치에서 문원폭포까지 25분 소요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문원폭포에서 삼봉까지 20분이 걸린다고 표기한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글쓴이는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하였지만 문원폭포에서 삼봉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잘 못된 정보는 이곳을 찾은 등산객에게 큰 낭패를 줄 수 있으므로 관련행정당국에서는 등산안내도 하나를 제작하는데도 매우 신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성묘(聖墓)입니다. 현지안내문이 마치 설화 같아 믿을 수가 없네요. 계곡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데 관악산은 전형적인 암산이어서 물을 품지 못하는 까닭에 계곡은 이미 메마른 상태입니다. 관악산에서 유일한 문원폭포마저도 바위만을 드러낸 채 물줄기는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문원폭포 위쪽은 사람들의 쉼터입니다. 여기서 그냥 길을 따라 직진하면 케이블카 능선으로 이어집니다. 몇 년 전 글쓴이가 육봉능선을 답사하려다가 실수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성묘

 황량한 문원폭포


따라서 문원폭포 위쪽에서 좌측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안으로 조금 들어서면 육봉가는 길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사실 이런 이정표는 바로 문원폭포 위에 있어야 하는데 이정표를 세운 장소가 잘 못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육봉까지의 거리가 1.5km입니다. 또한 등산로도 험준한 오르막입니다. 그런데 아까 지적했듯이 삼봉까지 20분이 소요된다는 게 말이 안되지요. 산의 능선에서 준족들은 보통 시간당 3km를 걷는다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이는 산악회 가이드 등 전문가일 경우이고 보통사람들은 시간당 평균 2km내외입니다. 그렇지만 오르막 일변도일 경우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육봉을 오르는데 20분이 걸린다는 것은 신선이 축지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시간입니다.

                                                                             뒤쪽의 이정표

서서히 고도를 높이자 과천은 점점 낮아지면서 멀어지는 반면 관악산능선은 가까워집니다. 우측의 케이블카 능선의 명물인 새바위와 두꺼비바위가 육안으로는 보이지만 70mm렌즈로는 구분이 잘 안됩니다. 일부 바위를 타는 사람들은 일부러 급경사를 선택해 훈련을 하는군요.

 케이블카 능선의 새바위(중앙)

 암벽 훈련꾼

 가야할 육봉

 본격적인 오르막

   

아까 정부청사 역 인근에서 바라보았던 암봉을 올려다보며 내가 과연 저곳을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이제는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삼삼오오로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 여성들을 보니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크게 쉼 호흡을 하고는 스틱을 접어 배낭에 매단 채 오르기 시작합니다. 급경사의 중간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까마득한 내리막이, 위를 쳐다보면 아찔한 오르막뿐입니다(실제 현장의 급경사는 사진보다 더욱 가파릅니다). 이제 제일 조심할 구간입니다. 앞사람을 따라가지 아니하면 길이 헷갈릴 수도 있을 법합니다. 로프 같은 안전시설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 마저도 없습니다.

 육봉의 여성산악인

 암벽등반 훈련 중


 

 내려다 본 모습

 올려다 본 모습 

 

어머니 젖을 먹던 기운을 차려 이 구간을 지나 옆으로 돌아오면 이제는 안전지대입니다.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바로 위 칼날 같은 바위를 타며 지나가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입니다. 칼날바위를 내려와서는 맞은 편의 급경사를 오르는 바위꾼도 있습니다. 이들의 내공에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코끼리바위 조망대(뒤)

 뒤돌아본 과천청사

 거미 같은 사람들


  
안전지대를 돌아 옆으로 오른 후 뒤돌아보니 저기에 육봉능선의 명품인 코끼리바위가 코를 들고 하늘로 오르는 시늉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 자연의 창조물입니다. 여기서 코끼리를 바라보면서 간식을 먹으려 휴식을 취합니다. 조금 더 가니 눈에 익은 능선입니다. 그 전 다른 루트로 오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육봉능선의 마지막 구간은 안전한 길로 우회합니다. 삼봉(국기봉 또는 깃대봉)정상은 언제나 사람들로 넘칩니다.

 코끼리바위

 길 없는 길

 암봉

 기암

 뒤돌아본 과천 시가지

 암봉의 인파

 육봉의 마지막 구간

 
상봉 인근은 조망도 좋고 쉴 자리도 많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망중한을 즐기다가 관양능선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 관양능선 하산기는 별도로 게재예정)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9월 13일 (화)
▲ 등산 코스 : 정부과천천사역(4호선)-기술표준원-문원폭포-육봉능선-삼봉(국기봉, 깃대봉)-관양능선-전망대
                    -설천약수-관악산 자연학습장-산림욕장 입구-버스종점

▲ 소요 시간 : 4시간 25분

                                                                        등산코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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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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