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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초 인기 있는 파워블로거인 파르르님께서 "욕먹을 각오로 쓰는 등산애호가들의 꼴불견 행태" 라는 고발성 글을 통해 등산 동호인들이 산에 올라 등산리본을 무분별하게 걸어 놓은 행위를 질타했고 이는 다음 메인에 선정되어 수 만 명의 조회수를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6000건 이상의 추천과 90개 이상의 댓글로 엄청난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아 자연을 훼손하고, 시야가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 매달아 미관과 경관을 방해하고, 썩지 않은 재질로 만들어져 환경을 해치는 백해무익 리본들을 달아놓은 산악회들, 이렇게 해놓고 자연보호에 일조했다고 떠들고 다닐 것"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글의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등산리본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순(順) 기능적인 면을 도외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등산리본이 무더기로 달려 있는 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때로는 산행을 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위 블로거는 "요즘 웬만한 산에서는 길을 잃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자체와 국립공원에서 등산로 곳곳에 위치와 방향표시 등을 알기 쉽게 설치해 두어 등산리본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산행전문가라면 등산리본이나 이정표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도 딴판입니다. 산악회를 따라 오는 초보등산객 중에는 산에 올라 갈림길에 이르면 방향감각도 잃어버린 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지의 이정표를 읽지 못하는 경우까지도 있습니다. 또 산악회에 따라서는 갈림길에서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등산가이드가 현지에서 지키며 길을 안내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산악회에서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가야할 방향에 리본을 달고 갑니다.

길이 희미한 곳에 외롭게 달려 있는 리본은 길을 제대로 찾았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길잡이역할을 합니다. 물론 등산로입구나 큰 갈림길에 매달아 놓은 많은 리본이 마치 무당집을 보는 듯한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무수히 많은 등산객들이 찾은 인기 있는 곳임을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등산리본으로 인해 나뭇가지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스럽군요.

 외롭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리본(장산)

 산악인의 리본



글쓴이는 산악회의 등산행사에는 자주 참여하지만 산악회 운영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입니다. 지난 10여 년 이상 매주 산행을 다니며 산에 올라 등산리본을 매다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꼴불견을 경험했는데 이를 5가지로 요약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산악회의 방향안내서를 바닥에 깔아두기

상당히 많은 산악회에서 갈림길에 도착하면 산악회 이름이 적힌 종이에 화살표로 방향을 표시하여 땅바닥에 깔아둡니다. 이는 가야할 방향을 알 수 있게 하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게 방치되어 주변에 흩날리는 등 미관을 해칩니다. 글쓴이가 이용하는 모 산악회의 경우 선두대장이 깔아놓은 종이를 후미대장이 꼭 회수하는 모범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냥 방치해 줍니다.

                                                     등산로 갈림길의 지저분한 방향안내 종이(마이산)     

 

▲ 산에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정말 산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우리의 후진성을 여실히 증명하는 나쁜 행동입니다. 지난 토요일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 행사가 끝난 후 여의도 일대에 버려진 쓰레기가 무려 25톤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공공장소의 쓰레기는 치우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문제는 산에 올라 버리는 쓰레기입니다. 보통의 휴지는 곧 썩겠지만 빈깡통이나 플라스틱 용기는 분해되려면 수 백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마시고 난 빈 용기는 가벼워 배낭에 넣어도 별 부담이 안될 텐데 이를 그대로 산에 버리는 인간을 보면 분노가 치밉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병(가창산) 
 

 ▲ 산에서 낙서를  하는 행위  

산에서의 낙서는 주로 바위에 합니다. 산악인 중에는 낙서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이를 지우는 고마운 분들도 있는 반면, 일부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격언을 잘 못 해석해 그 이름을 산과 계곡의 바위에 낙서로 남기려는 바보천치들이 있습니다.

또 때로는 등산 안내판을 낙서로 훼손하기도 합니다. 감사원 뒷산에는 말바위라는 이름의 조망명소가 있는데 여기에 누군가 다음과 같은 낙서를 했습니다. "조선일보 폐간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못살겠다 가라보자." 이에 대해 누군가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을 사선으로 지우고는 "민주당((좌파) 빨갱이들을 북에 김정일에게 보내라. 이걸 쓴 놈을 감옥에 보내라"고 응수하는 또 다른 낙서를 해 놓았군요. 기분 좋게 산에 오른 사람들이 이런 낙서를 보면 기분을 잡치고 혀를 찰 것입니다. 

 조망안내도의 낙서(북악산 발바위 전망대) 

 

▲ 산에서 불을 피우거나 흡연하는 행위

산불예방을 위해 산에서는 담배를 피거나 취사를 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국립공원을 비롯한 주요 산은 봄과 가을을 산불예방기간으로 정하고 입산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산에 올라 커피 또는 라면을 끓이거나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사례를 목격합니다. 특히 늦가을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서 화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짓입니다.  

 

▲ 산에서 마시는 무리한 음주행위
 
산에 오르면 흔히 정상주라고 하여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막걸리의 인기에 힘입어 애주가들은 배낭 속에 막걸리를 한 두 병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정상에서 술을 마신 후 하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몇 년 전 강원도 상정바위산으로 등산을 갔는데 술을 마신 등산객 한 명이 하산하다가 거꾸로 꼬꾸라지며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정선에서 응급조치만 취하고 서울로 후송하는데 구급차 비용만 30만원이 소요되었다고 했습니다. 술은 반드시 안전하게 하산한 후 적당량을 마시되 귀가하는 차 속에서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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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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