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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선대의 단풍과 기암


 등선대에서 바라본 동쪽풍경


 남설악 주전골 단풍



산이 아름다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산도 저마다의 특징이 있습니다. 지리산은 크고 포근하다고 하여 "어머니 산", 월출산은 하늘을 찌를 듯한 암봉이 많아 "기암괴봉의 전시장", 소백산은 한겨울에 강풍이 불어 "바람의 산"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설악산은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바로 "산중미인(山中美人)"입니다. 산을 미모의 여인에 비유한 것은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산중미인 설악산은 공룡능선을 중심으로 동쪽의 바닷가는 외설악, 서쪽의 내륙쪽은 내설악이라고 부릅니다. 외설악에는 천불동계곡, 소공원 및 울산바위가 있고, 내설악에는 백담사와 오세암, 용아장성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동서로 이어지는 장쾌한 서북능선을 기준으로 북쪽은 북설악, 남쪽은 남설악이라고 합니다. 남설악의 대표적인 산은 점봉산과 망대암산이며, 흘림골과 주전골을 사이에 두고 등선대가 높이 솟아 있습니다. 설악산은 어디를 가든 그 풍광이 일반적인 산과는 다르며 언제나 미인이 기교를 부리듯 등산객을 유혹합니다. 미녀에 실증이 난 사람들은 어머니 품이 그리워 지리산으로 떠난다지요.

오늘은 남설악 중 흘림골에서 등선대를 거쳐 주전골을 답사할 계획입니다. 등산버스가 장수대를 경유해 한계령으로 오르는 데 양쪽 길목으로 펼쳐지는 단풍과 암릉의 수려한 풍광에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은 감탄사를 내지릅니다. 한계령고개를 넘어가면 우측에 흘림골 공원지킴터가 있습니다. 이 흘림골은 계곡이 높고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아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계곡 안으로 들어섭니다. 등산로에는 대부분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2004년 자연휴식년제에서 해제된 이후 두 번째로 찾았는데 길이 더욱 잘 정비된 느낌입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암봉은 칠형제봉인데 잠시 후 등선대에 오르면 그 전체의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흘림골의 명물이라는 여심폭포는 물이 메말라 그냥 평범한 홈통바위 정도로만 인식될 뿐입니다. 우기에 오면 여심폭포가 남성을 홀려 흘림골이라고 불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만 가을은 단풍을 즐기기 위함이므로 건기(乾期)에 폭포가 형편없다고 실망해봐야 소용없는 일입니다.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우기에 와야 하니까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휴식을 취하며 이 진기명기(珍奇名器)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칠형제봉

                                                                                여심폭포


 
여심폭포에서 가파르게 오르면 등선대 안부(952m)입니다. 여기서는 반드시 좌측의 암봉 위로 올라야 합니다. 그전에는 꼭대기로 오르는 길에는 로프만 달랑 걸려있었는데 이제는 안전하고 튼튼한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노약자도 오를 수 있습니다. 등선대 정상(1,004m)에 오르면 그야말로 황홀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등선대에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북으로는 설악산 대청봉(1,708m), 북서쪽으로 서북능선 상의 귀때기청봉(1,578m) 및 안산(1,430m)까지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는 계곡에서 올려다보았던 칠형제봉이 이제는 내려다보입니다.

 등선대

 칠형제봉 뒤로 보이는 서북주능

 뒤로 보이는 대청봉



남쪽으로는 점봉산(1,424m)이 버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상에서 조망의 백미는 암봉 위로 올라가 동쪽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두 개의 암봉 뒤로 44번 국도가 지나가는 골짜기의 모습이 끝없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올라갈 수는 없겠지요.

 암봉에 오른 사람들

 동쪽의 황홀한 조망

 남쪽 점봉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등선폭포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단풍이 보이는군요. 설악산은 지금 단풍이 절정기이지만 소위 만산홍엽(滿山紅葉)은 기대할 수가 없을 듯 합니다. 가을가뭄 때문인지는 몰라도 단풍이 들기도 전에 잎이 반쯤 마른 나무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설악산은 사람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습니다. 자주 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거든요.


 


 



높이 30m의 위용을 자랑한다는 등선폭포는 볼품 없는 바위만 드러낸 모습입니다. 그래도 등산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단풍과 계곡의 아름다운 암릉의 모습은 설악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다시 하나의 고개를 넘으면 주전골로 흐르는 십이폭포입니다. 12번 굽이굽이 흘러 폭포를 이루었다는 십이폭포도 물이 없으니 초라할 따름입니다.

                                                                                등선폭포

 반듯한 이정표


 


 


 


 


 


 


 

                                                                                    십이폭포 
 


해발 570m 지점을 지나면 글쓴이가 처음으로 찾아낸 사람얼굴형상의 바위입니다. 이 바위에 대해 좀더 상세한 자료를 알고 싶으면 "남설악 주전골서 찾아낸 얼굴바위의 장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계곡마다 등산객은 휴식을 취하며 설악의 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탐방객이 많으니 이번 주말에는 아마도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룰 듯 합니다.

 얼굴바위


 


 

용소폭포 삼거리에서 좌측의 용소폭포로 진입합니다. 주전골의 이름처럼 동전을 쌓아올린 듯한 주전바위가 눈길을 끕니다. 주전골은 오색지구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조선 중엽 승려를 가장한 도적떼들이 화폐를 주조하다가 "쨍그렁 쨍그렁" 하는 소리를 듣고 순찰하던 관가에 발각되어 절은 불태워지고 도적들을 모두 잡아들였다는 전설에서 유래하는 계곡입니다. 여름에 보았을 때 굉장히 웅장하던 용소폭포도 지금은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용소폭포의 안내문을 보고서도 몇 명의 여성탐방객들은 용소폭포가 어디 있냐며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폭포의 뒤로 돌아가서 내려다보면 훨씬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용소폭포

이 길을 따라 계속 전진하면 44번 국도 상의 용소폭포 탐방안내소로 이어지므로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 나옵니다. 금강문을 지나 선녀탕에 이르는 길목에는 화려한 단풍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단풍은 없더라도 계곡 양쪽으로 도열한 기암괴봉은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볼거리입니다.


 



 


 


 

보물인 삼층석탑을 품고 있는 성국사를 지나면 오색약수가 있는 오색교입니다. 오색교 옆 계곡에는 약 30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데 바로 명품인 오색약수를 받으려는  것입니다. 오색약수는 약수에서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부른 이름인데, 위장병·신경통·피부병·빈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국사

 오색교


 

오색약수에  줄지어 선 인파


 
이웃한 망월사에 들렀다가 버섯정식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는 온천장으로 향합니다. 지금까지 오색지구를 몇 차례 다녀 왔지만 이번처럼 온천목욕까지 하기는 처음입니다. 산악회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대청봉 팀과 주전골 팀으로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날씨도 서늘하고 하늘도 맑은 화창한 가을날, 남설악에서 즐긴 설악의 풍경은 오래도록 뇌리에 기억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0월 13일 (목)
▲ 등산 코스 : 흘림골 탐방안내소-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십이폭포-용소폭포
                    -금강문-선녀탕-성국사-오색약수-주차장 
▲ 산행 거리 : 6.2km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널널한 산행) 
▲ 등산 안내 : 주산나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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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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