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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와 산나물이 지천인 강원도 정선 소재 반론산(1,068m) 산행을 마친 후 등산버스가 귀경을 위해 현지를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갑자기 버스 앞쪽에서 소란이 일어납니다. 술 취한 두 명의 등산객이 음악테이프를 틀어 달라고 요청하자 산악회 측에서 "우리는 전문산악회이므로 차내에서 음주가무를 할 수 없으며, 이미 이러한 사실을 산행 안내서에도 고지하였다"고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 술꾼은 올 때는 조용히 왔으니 갈 때는 음악을 좀 들으면 왜 안 되느냐고 큰소리치며, 마이크를 주면 회원들의 동의를 구하겠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거절당하자 이번에는 쌍소리로 욕을 합니다. 산악회 측에서 왜 욕을 하느냐고 따지면서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진정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통영여객선 터미널에 줄지어 선 관광버스(이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없음)



산에 다닐 자격도 없는 엉터리들이 등산모자 쓰고 배낭을 맨 채 산꾼 행세를 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음악이 듣고 싶으면 MP3 같은 것을 자신이 준비하여 이어폰을 끼고 자기 혼자 들으면 됩니다. 그런데 왜 조용히 가기를 원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무시한 채 이런 추태를 부리는지 모를 일입니다. 술이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흉이겠지요. 그러므로 하산 후 산악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하산주는 기분 좋을 정도로 마셔야지 과하면 남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되는 것입니다.   


한동안 조용하던 버스가 이번에는 뒤에 앉은 한 사람이 앞쪽으로 나와 산악회 관계자에게 왜 휴게소에 들리지 않고 계속 가느냐고 따집니다. 아랫도리를 손짓하는 폼이 화장실이 급한 모양입니다. 정선에서 영동고속국도 문막까지 쉼 없이 달려 왔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로부터 버스는 2차선 도로에서 앞에 가는 짐을 가득 실은 트럭 뒤를 천천히 따라 갑니다. 모든 차량들이 이 트럭을 피해 1차선으로 추월하지만 버스는 문막에서 여주휴게소에 다다를 때까지 이렇게 느림보 운전을 합니다. 화장실이 급하다고 소리친 사람에 대한 보복운전입니다.


술취한 등산객은 음악을 틀어달라고 폭언을 하고, 기분이 틀어진 버스기사는 거북이 운전으로 골탕을 먹이니 산을 사랑하는 선량한 백성들은 죽을 맛입니다. 초록의 동산으로 변한 반론산에 올라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와 산나물을 만나고 한결 상쾌해진 기분은 귀경 길에 벌어진 이런저런 소동으로 말미암아 말짱 헛것이 되고 맙니다. 공중도덕을 지키는 일은 초등학생만이 배워야 할 교양과목은 아닌 것입니다.(2008. 5. 29).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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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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