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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봉산 정상의 모습 



경기도 이천 소재 설봉산(雪峯山, 394m)은 이천 시가지를 서쪽에서 북동과 남동방향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 지역의 진산으로 북악산(北嶽山)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학이 날개를 편 형상을 닮았다 하여 무학산(舞鶴山) 또는 부학산(浮鶴山)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동쪽 산자락에는 매년 이천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설봉공원과 설봉호수가 있습니다. 이천9경중 제2경인 설봉호, 제3경인 삼형제바위, 제4경인 설봉산성을 품고 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요금 4,300원)를 타고 이천터미널에서 하차해 천천히 약 15분 정도 걸으면 3번 국도아래 지하굴다리를 통과합니다. 설봉호 제방에는 "세계도자기 EXPO 주행사장"이라는 큼직한 글씨가 보입니다. 제방을 걸어 맞은편 호수주변을 걸어갑니다. 곱게 물든 단풍이 가을 정치를 물씬 나게 해주는군요. 호수변의 조각품도 볼만합니다.


 

 설봉호 주변 약도

 설봉호



이천관광안내소에서 설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여럿이지만 일단 오른쪽으로 들어가 우측에 보이는 나무계단으로 오릅니다. 길이 호젓하면서도 분명하군요. 좌측에 보이는 현충탑을 지나면 그야말로 산 속으로 접어듭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이정표가 매우 잘 되어 있네요. 이 길을 따라 계속 오르면 이천 제4경인 설봉산성입니다. 설봉산 7-8부 능선에 있는 이 산성은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을 위한 작전을 세웠던 유서 깊은 곳입니다. 4세기 후반에 축조한 보기 드문 석성으로서 당시 군사활동과 지방통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성입니다. 복원된 성과 안내문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군요.

 등산로 입구

 현충탑

 설봉산성


 


 

조금 더 가면 봉화대가 있는 성화봉입니다. 지도를 보면 칼바위라는 이름이 있는데 봉화대 의 뾰족한 바위를 일컫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웃한 곳에는 사직단과 새 천년 기념조형물이 보입니다. 이곳은 남장대지의 장소이기도 하군요. 활공장을 지나면 시인 김영랑의 시(詩)가 보이는데 그 제목을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고 적고 있어 다른 곳에서 "오매 단풍 들 것네"라고 적힌 것과는 대조적이군요.

 


 

고래산과 문안산에서 본 김영랑의 시 (동일한 시에 다른 제목)


 

등산로에 가끔 보이는 화사한 단풍을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연자봉을 지나 나무계단을 오르면 서희봉이며 조금만 더가면 설봉산정상인 희망봉(394m)입니다. 나지막한 산에 정상표석은 이외로 웅장하군요. 이곳은 동쪽으로 이천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명소이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모든 게 희뿌옇게 보입니다. 안개가 걷히려는지 멀리 산의 능선이 마치 수평선처럼 보이는군요.


 

 연자봉


 


 

 설봉산 정성표석

 수평선처럼 보이는 산의 능선 



정상에서 부학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부학봉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은행나무와 단풍이 잘 어우러진 영월암을 둘러보고는 삼형제봉으로 내려섭니다. 삼형제봉은 이천9경 중 제3경에 선정될 정도로 명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잡목에 가려져 사진의 포인트를 제대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 바위는 "옛날 효성과 우애가 지극한 삼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를 찾으러 나간 삼형제가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똑 같이 절벽을 뛰어 내리는 순간 세 덩이의 바위가 되었다"는 가슴아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명소입니다.  

 내리막길

영월암

 삼형제바위


 
 
삼형제 바위 아래에 설봉서원이 있음을 모르고 그냥 다시 부학봉으로 올라온 것은 자그마한 실수였네요. 부학봉을 지나면 조망정자인 부학루(浮鶴樓)가 있지만 안개로 인해 조망은 계속 흐릿합니다. 청운봉을 지나면 500년 송(松)이 있는 백운봉입니다. 사실 이런 곳은 별도의 이름을 붙일만한 봉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이름으로 인해 등산객들은 현재의 위치를 잘 알 수 있으니 이천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야하겠군요.

 부학봉

 부학루 건립기

 

                                                                             5백년송



365계단을 내려오면 화두재입니다. 여기서 좀 더 걷고 싶은 사람은 이섭봉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88계단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구암약수터에서 시원한 생수 한잔을 마시고 아래로 내려와 명심교를 건너면 삼림욕장 입구로군요. 야외대공연장에서는 2011년 이천도자기축제의 폐막을 앞두고 공연준비가 한창입니다. 문학동산을 거쳐 이천시립박물관(무료입장)을 관람한 후 설봉호 쪽으로 나옵니다. 도로변에는 어느 새 은행잎이 샛노랗게 변했군요.


 

 365 계단

 88 계단

 구암약수터 

 문학동산

 이천 시립박물관

 은행나무

  
 
설봉호의 아름다운 반영을 보며 이천 터미널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터미널에서 서울(동서울터미널)행 버스 표를 구입한 후 30분을 기다려 버스에 오릅니다. 오늘 짙은 안개로 인해 정상에서 조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옥의 티였지만 간간이 화사한 단풍을 보며 이천의 3개 명승지를 답사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0월 23일 (일)
▲ 등산 코스 : 이천버스터미널-설봉호-이천관광안내소-현충탑-설봉산성-봉화대-남장대지-연자봉-서희봉
                    -설봉산 정상-부학봉 삼거리-영월암-삼형제봉-부학봉-부학루-청운봉-백운봉-365계단-88계단
                    -구암약수터-명심교-삼림욕장입구-대공연장-문학동산-이천시립박물관-설봉호-이천버스터미널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박물관 관람시간 포함/ 널널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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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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