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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암산 활공장에서 바라본 평창강과 시가지 



장암산(836m)은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에 위치한 산으로 서쪽으로는 오대산 산자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속사천을 거쳐 평창강과 남한강으로 흘러들면서 장암산을 끼고 돌아 산 정상에서 보는 주위경관이 매우 수려한 곳입니다. 장암산 북쪽의 남병산(1,151m)은 가리왕산과 이웃하고 있는데, 각종 산채(山菜)들이 고루 분포하고 있는 미지의 산입니다. 이 두 산은 가리왕산(1,560m), 청옥산(1,256m), 백덕산(1,350m) 등 해발 1천 미터이상 고산의 명성에 밀려 홀대받았으나 최근 울창한 수목과 멋진 조망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장암산 남쪽 평창교 인근 철공소입니다. 입구에는 평창의 명산인 장암산을 알리는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얀 눈이 내린 민가에 주차된 붉은 색 승용차 한 대가 무척 도드라져 보입니다. 등산로로 들어섭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도라기에 단단히 준비를 했지만 이외로 포근하여 겉옷을 벗습니다. 그런데 능선에 오르니 주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 찹니다.


 


 


 


 

비탈길을 지나 515봉을 경유하여 능선길을 가노라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평창읍내와 평창강 그리고 서쪽으로 보이는 백덕산의 뛰어난 조망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거의 원형으로 구비치니 평창강과 그 뒤로 보아는 이름 모를 산 그리메를 보면 추운 날씨에 산에 오른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5.1km 거리에 위치한 남병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는 게 약간 의아합니다.


 


 

 서쪽의 백덕산 조망


 


 

 


여기서 조금만 더가면 통신 철탑이 있는 장암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반겨주지만 남서쪽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북동쪽 조망은 상당히 뚫립니다. 북동쪽에는 명산이 가리왕산이 있지만 정확하게 식별은 할 수 없습니다.


 


 


 

 북동쪽 가리왕산 방면 



장암산에서 남병산까지는 4.6km입니다. 그런데 점점 고도를 높일수록 차갑고 강한 바람이 몰아쳐 다시 겉옷을 꺼내 입고는 단단히 재무장을 합니다. 문제는 마스크입니다. 겨울철 칼바람을 피하기 위해서는 안면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입김이 위로 올라와서 안경에 김을 서리게 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수시로 멈추어 서서 안경을 닦는 일도 고역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시력이 정말 좋았지만 어느새 노안으로 인해 안경을 착용해야 하니 이런 불편이 뒤따릅니다. 안경에 김서림 방지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두터운 장갑입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영하의 날씨를 견디려면 두터운 장갑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이럴 경우 사진을 찍는 게 문제입니다. 두터운 장갑을 끼고는 카메라셔터를 누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장갑을 벗어야 하므로 시간도 많이 소모되고 또 손이 매우 시리게 됩니다. 종종 손가락이 마비되어 셔터를 누르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한 겨울의 설경사진은 잘 찍으면 매우 보기가 좋지만 카메라 소지자에게는 이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해발 약 1천 미터 전후에는 능선에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물론 나뭇가지에는 눈이 하나도 없지만 등산로에는 발목이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은 곳도 있습니다. 세차게 몰아치는 칼바람을 맞으며 그리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능선을 부지런히 걸어가니 드디어 남병산 정상(1,151m)입니다. 자그마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 정상에 서니 좌측방향으로만 조망이 터집니다. 좌측의 도로건너 솟은 산이 승두봉(중대갈봉) 같습니다. 북동쪽의 가리왕산도 잡목에 가려 잘 보이지 아니합니다.

 남병산 정상


 

 좌측 승두봉(중대갈봉) 능선 



남병산에서 동족의 기러기재까지는 1.9km거리인데 급격한 내리막이 이어져 매우 까다로운 구간입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등산객들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산에 다니다 보면 두 가지 좀 이상한 현상을 목격합니다. 첫째는 항상 선두로 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물론 체력과 경험이 있어 앞서가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간혹 이들은 늦게 오는 후미그룹을 폄하하기도 합니다. 산을 정복하려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의 차이겠지요. 사실 산을 즐기려다가 단체에 피해를 줄 정도로 너무 굼벵이처럼 행동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끄러운 등산로에서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젠 없이 등산을 함으로써 베테랑이라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이젠을 착용하면 발걸음이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도한 눈과 낙엽이 많은 겨울철에는 발걸음 하나도 조심해야 하지요. 글쓴이도 무척 조심하는 편이지만 눈 속에 숨겨진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급경사에는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래도 아이젠을 착용하면 훨씬 미끄러운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기러기재에 도착하여 쉼호흡을 하고는 좌측의 계곡으로 빠집니다. 하안미리 방면으로 가는 길인데도 이정표가 없는 게 옥의 티로군요. 뒤에서 누가 쫓는 것도 아닌데 앞서 가는 사람의 발걸음이 거의 경보수준입니다. 산악회에서 지정한 소요시간인 5시간이 조금 넘었다는 이유입니다. 도로에 도착해 좌측으로 민가가 있는 마을회관 쪽으로 가니 2007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큼직한 기념표석이 보입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이토록 큰 것이로군요. 오늘은 금년 들어 처음으로 칼바람을 맞으며 5시간 이상 눈길을 걸어 다소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람찬 산행이었습니다.


 

 기러기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2월 24일 (일)
▲ 등산 코스 : 평창교 옆 철공소-활공장-장암산-남병산-기러기재-하안미리 마을회관   
▲ 소요 시간 : 5시간 15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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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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