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구절산에서 바라본 북서쪽의 당항만 





경남 고성군 동해면 소재 구절산(559m)은 산행에 부담이 없을 정도로 자그마한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주변 바다풍경이 뛰어납니다. 구절산만 걸으면 너무 싱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쪽으로 이웃한 철마산(394m)과 응암산(432m)을 함께 종주하게 됩니다.

산행들머리는 거류면 외곡리 정류장입니다. 붉은 색의 지붕을 한 정자 옆에는 구절산 폭포암 1.7km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외곡천을 지나 보이는 구절산 정상 능선은 매우 평범하여 그냥 야트막한 야산 같습니다. 민가에는 번호표를 붙인 소 몇 마리가 사육되고 있지만 요즈음 소 값이 개 값만도 못해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진다고 합니다. 산지의 소 값이 이토록 싸져도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고기값을 지불하는데 문제는 유통구조입니다. 왜 정부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직거래체제를 발전시키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들머리에서 본 거류산

 정자

 외곡천 간판 뒤로 보이는 구절산 능선

 민가의 소 


 

가까운 산자락에는 몇 동의 기와집이 보이는데 향교라고 합니다. 상당히 규모가 큰 듯 하군요. 큰 정자나무를 지나자 아담한 전원주택이 보입니다. 용문저수지 밑에는 공사용 차량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저수지 물도 모두 빼버린 모습입니다. 도로를 따라 오르면 돌탑이 보이고 곧이어 일붕 서경보 스님이 수도·정진하였다는 폭포암입니다. 비탈면에 조성한 폭포암 좌측에는 흔들바위가 있는데 몇 명이 밀든 흔들림은 동일하다고 하네요. 대웅전 좌측 암벽에는 2년 전인 2010년 4월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보지 못한 마애불상이 보이는군요. 

                                                                                  정자나무

 전원주택

 물 빠진 용문저수지


 

 폭포암 안내도

 대웅전

 흔들바위

 마애불상

 


폭포암 좌측의 용두폭포는 우기에 방문한다면 바위협곡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장관이겠지만 지금은 한겨울이라 을씨년스런 모습입니다. 폭포의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산신각을 지나 우회하여 구절산을 오르게 됩니다. 지나오는 길에 백호동굴이 있다고 하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산신각이 있는 바위굴이 백호동굴일 듯 합니다. 능선에 올라 조망이 터지면 남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가야할 철마산과 응암산이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용두폭포

 폭포암

 산신각

 남해바다

철마산-응암산 능선  
 

 

삼거리 갈림길에 다다르니 폭포암(백호동굴) 2.7km, 폭포암(흔들바위) 1.3km, 구절산 0.3km라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아까 흔들바위에서 바로 오르면 이곳 삼거리에서 만나는군요. 임도를 지나 너덜지대를 지나면 구절산 정상(559m)입니다. 정상의 암봉이 상당히 우람합니다. 정상에 서니 북쪽으로는 당항만, 남쪽으로는 당동만, 서쪽으로는 고성의 명산인 거류산(571m), 동쪽으로는 STX조선소가 보입니다. 현장의 산불감시요원에 의하면 당항만에 보이는 조선소는 SPP라고 하는군요. 날씨도 좋고 조망도 환상적입니다. 하늘에 뭉게구름이라도 떠 있었더라면 더욱 사진 찍기가 좋았을 것입니다.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너덜지대

 정상의 암봉

 구절산 정상

 동북쪽의 조망

 당항만의 SPP 조선소

 서남쪽 거류산

 북쪽 조망


  

구절산은 동해면을 대표하는 산으로 옛날에 구절도사라는 신선이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도사는 인간이 먹는 음식은 먹지 않고 오직 산에서 나는 산삼을 일년에 두 번씩 캐어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구절도사를 만나려면 아홉 구비의 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을 한 후 절을 아홉 번하고 도사를 아홉 번 불러야 나타난다고 하여 구절도사라 불렀다고 하며, 그래서 산 이름을 구절산, 폭포를 구절폭포(☞ 구절산 북쪽의 폭포로 위 소개한 용두폭포와는 다름)라 부르고 있습니다. 구절도사는 심술이 많아 구절산 구절령 줄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외지에 나가면 출세를 못하게 하고 그 대신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는 도사로 동해면 출신이 전쟁터나 징용에 끌려갈 경우 가족이 도사에게 빌면 소원을 들어주어 목숨을 잃는 일이 없이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는 효험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으며, 지금도 도사가 살았다는 조그마한 동굴이 구절산에 남아있습니다.(자료 : 고성군 홈페이지)

북쪽의 당항만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군 100여 척을 수장시키고 대승을 거둔 곳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대승 뒤에는 숨은 여인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바로 고성출신 기생 월이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의 늦가을 어느 날 기생 월이가 있는 무학리 무기정에 한 나그네가 찾아 들어 묵고 가기를 청했는데 미모가 뛰어나고 재치가 있는 월이는 한눈에 일본의 첩자임을 알아보고 술을 먹이고는 첩자의 몸에 지녔던 남해안 지도를 꺼내 그 지도에 동해면을 섬으로 바꾸고 통영으로 이어지는 뱃길이 있는 것처럼 꾸며 다시 품에 넣어 주었답니다. 1년 후 왜군이 침입하여 빠른 뱃길이 있는 당항만으로 들어 왔을 때 이순신 장군은 양쪽에서 포위하여 대승을 거두었다고 하는군요.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갑니다. 이곳 능선길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능선길의 암릉도 볼만하고 주변조망도 좋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상장고개(철마령)입니다. 이곳에 세워진 철마산성 안내문을 보면 철마산성은 철마산 8부능선에 임진왜란 때 쌓은 것이라고 합니다.

 거대한 암군


 


 


여기서 부드러운 길을 따라 600m를 오르면 철마산(394m)인데, 원통 철제막대기에 산 이름을 적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길을 가다가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지나온 구절산의 능선이 손에 잡힐 듯 합니다. 철마산에서 2.3km거리에 위치한 응암산(432m)에도 철마산과 동일한 형태의 막대형 이정표가 있을 뿐입니다. 이런 철 막대기보다는 차라리 넓은 나무판자가 기념사진을 찍기는 한결 나을 것입니다. 철마산과 응암산에서는 조망을 전혀 할 수 없음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철마산 이정표

 지나온 구절산 능선

응암산 이정표 



음암산에서 조금 더 진행하다가 시루봉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임도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약 5-6미터 전진하면 석운암과 원각사로 이어지지만 선두가 임도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는 바람에 지루한 임도를 한참동안 걸어야 했습니다. 인근에 방목중인 염소떼를 보며 발걸음을 옮기니 소가룡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오늘은 다섯시간 정도 산길을 걸으며 구절산을 비롯한 3개의 산과 남해안의 멋진 바다를 조망한 뜻 깊은 산행이었습니다.

 임도(반대쪽으로 가야하지만 잘 못 들었음)

 염소

 소가룡 버스정류소  


《등산 개요》

▲ 등산일자 : 2012년 1월 5일 (목)
▲ 등산코스 : 외곡리 정류장-용문저수지-폭포암-산신각-전망대-삼거리갈림길-임도-너덜지대-구절산 정상
                   -상장고개(철마령)-철마산-응암산-시루봉삼거리-임도-소가룡    

▲ 소요시간 : 4시간 50분
▲ 산행안내 : 산두레산악회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