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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소재 구봉대산(870m)은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의 천하복지 명당터를 보호하는 우백호의 역할을 하는 산으로, 아홉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대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 유년과 청년, 중년, 노년의 단계를 거쳐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불교의 윤회설에 따라 9개의 봉우리마다 심오한 인생의 뜻을 담아놓은 주능선은 기암과 노송의 군락이 어우러져 동양화의 화폭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산입니다.(자료 : 한국관광공사).

산행 들머리인 대촌에 도착하니 구봉대산과 백덕산의 등산안내지도가 있고 그 우측에는 사자산방향으로는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좌측으로는 구봉대산의 이름에 관한 해설판이 붙어 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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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봉 : "양이봉"은 인간이 어머님 뱃속에 잉태함을 의미함.
제2봉 : "아이봉"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남을 의미함.
제3봉 : "장생봉"은 인간이 유년, 청년기를 지나는 과정을 의미함.
제4봉 : "관대봉"은 인간이 벼슬길에 나아감을 의미함.
제5봉 : "대왕봉"은 인간이 인생의 절정기에 이른 것을 의미함.
제6봉 : "관망봉"은 지친 몸을 쉬어 감을 의미함.
제7봉 : "쇠봉"은 인간의 병들고 늙음을 의미함.
제8봉 : "북망봉"은 인간이 이승을 떠남을 의미함.
제9봉 : "윤회봉"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착한 사람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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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산 법흥사를 알리는 거대한 표석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차도를 걸어가니 일주문이 매우 기품 있는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아합니다. 약 10여분간 걸어가면 법흥사입니다. 새로이 중창불사를 추진 중인지 신축중인 건물의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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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광장에는 2층 누각이 있는데 아래층은 금강문이고, 이층은 법고가 있는 원음루(圓音樓)입니다. 그 왼쪽 광장에는 범종각과 현판이 없는 건축물이 한 채 있는데, 한 눈에 보아도 매우 역사가 깊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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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문과 원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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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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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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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을 알 수 없는 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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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보관되어 있어 불상이 없는 절입니다. 그 대신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말합니다. 부처님 생전에는 별도의 법당도 경전도 필요 없었습니다. 부처님이 머물고 설법을 하면 그곳이 곧 법당이고 경전일 테니까요. 따라서 부처님의 진신사리야말로 최고의 신앙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으로 양산 영축산 통도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그리고 이곳 사자산 법흥사를 말합니다. 적멸보궁은 등산로에서 한참 벗어나 있어 방문하지 못합니다. 그곳에 서면 구봉대산의 산줄기가 잘 조망된다고 하는데 매우 아쉽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지만 법흥사에서 약 40분만에 주 능선인 널목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니 바로 제1봉인 "양이봉"입니다. 임산부가 아이를 잉태하면 매사에 신중해야 하겠지요. 그래서인지 봉우리가 매우 순합니다. 그리고 몇 걸음을 더 가니 제2봉인 "아이봉'입니다. 어미는 산후조리를 잘해야 하고 아이도 유아기에는 조심해야겠지요.

제3봉은 장생봉으로 바위봉입니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지나는 동안 험한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능선길이 너무 부드러워 오히려 실망스럽습니다. 헬기장을 지나갑니다.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길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몇 몇 소나무 등걸에는 송진을 채취한 아픈 상처가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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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생봉(3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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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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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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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채취자국
 

제4봉인 "관대봉"도 쉽게 오릅니다. 인간이 태어나 벼슬길까지는 쉽게 오른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제5봉을 지나 제6봉까지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구봉대산 산행의 진수입니다. 길이 너무 순탄하고 싱겁다고 생각한 것은 오산입니다. 드디어 암릉 길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제5봉인 "대왕봉"은 오를 수가 없습니다. 인생의 절정기에 다다른 것을 의미하는 봉우리에 오르지 못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곧 내려와야 하니 금방 하산할 길을 힘들여 오르지 말라는 충고일까요? 아니면 권불십년임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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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대봉에서 바라본 법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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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대봉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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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지 못할 대왕봉(5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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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릉구간


제법 힘을 들여 오른쪽 사면을 오르내리다가 능선에 다시 서니 눈앞에 큰 바위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바위 꼭대기에 등산객의 모습이 보여 저곳을 어찌 오르나 했는데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오르는 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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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봉대산 정상인 관망봉(6봉)

 

이 바위 정상은 바로 제6봉인 "관망봉"입니다. 지친 몸을 쉬어 가는 봉우리답게 주변의 조망이 일품입니다. 구봉대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바위봉 위에는 고사목이 한 그루 있는 가운데, 구봉대산 정상표석(해발 870m)이 세워져 있습니다. 북동쪽으로는 겨울눈산행의 대표적인 산행목적지인 백덕산(1,350m)과 신선바위봉(1,089m)의 줄기가 장엄하게 펼쳐져 있고, 법흥사 뒤쪽의 병풍바위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왼쪽의 바위 끝으로 가면 지나온 능선과 사자산 방면의 조망이 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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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표석과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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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할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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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산(좌측)과 백덕산(우측)



제6봉을 내려와 제7봉인 "쇠봉"에 오릅니다. 인간이 늙고 병들면 죽을 날을 기다려야겠지요. 제8봉은 "북망봉"입니다. 이제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갑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 모두 저승으로 가기 싫은지 등산로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미처 모르고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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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봉(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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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봉(북망봉)


마지막 높은 봉우리에 오르니 제9봉인 "윤회봉"입니다. 산을 사랑하고 착한 사람은 죽어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을 반영한 것입니다. 좁고 평평한 정상에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차지하고 앉아 식사를 하는 중입니다. 한쪽에는 구봉대산임을 알리는 반듯한 표석이 놓여 있지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글쓴이와 함께 동행한 사람이 표석주변의 여성에게 잠깐 비켜 달라고 하자 그녀는 오히려 불평을 합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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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보이는 정상표석



그러면서도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아니합니다. 그들은 단체로 등산을 온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디지털카메라의 보급확대로 산행을 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부쩍 많아 졌습니다. 특히 정상 표석은 가장 찍고 싶은 목적물입니다. 따라서 산악회가이드는 회원들이 표석주변에 모여드는 것을 감시하고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표석이 있는 곳은 가장 전망이 좋으므로 그곳에서 쉬고 싶은 유혹을 참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정상과 정상표석은 다른 사람을 위해 항상 비워 놓아야하는 장소입니다.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 한 후 다른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면 진정한 산꾼이라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안내산악회에서는 버스를 타고 오면서 산행코스를 설명할 때 등산예절에 관해서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무명봉을 거쳐 하산합니다. 내리막은 얼은 게 녹으면서 길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낙엽이 깔려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계곡에 다다르니 물이 졸졸 흐릅니다. 겨울인데도 골이 깊으니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응달지역에는 잔설이 남아있어 최근 눈이 내렸음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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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등걸에 두 개의 줄기를 뻗은 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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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 있는 잔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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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 새
 

억새가 날리는 등산로를 지나가니 아침에 보았던 법흥사 일주문입니다. 오랜만에 원점 회귀 산행을 했습니다. 약 7.6km 거리의 산행에 3시간 5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법흥천 상류의 맑은 물에 세수를 하고 나니 매우 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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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국밥으로 배를 채운 후 버스에 승차합니다. 약 6개월만에 안내산악회를 따라 나온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기댄 채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가는 길>
중앙고속국도 신림 나들목을 나와 88번 지방도를 타고 동쪽의 주천으로 가서 법흥천으로 이어진 길을 달리면 산행 들머리인 대촌마을입니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대촌마을에서 버스를타고 법흥사주차장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2007. 11. 2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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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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