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중미인이라는 국립공원 설악산. 여러 차례 설악산을 다녀왔지만 아직까지 답사하지 않은 코스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번에는 내설악 백담사에서 시작하여 마등령을 거쳐 비선대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합니다.

등산버스가 내설악 용대리 주차장에 등산객을 내려놓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용대리∼백담사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1인당 1,800원)해야 합니다. 백담사로 향하는 길은 매우 좁고 구불구불합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버스와 교행(交行)이 안되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중앙통제센터와 끊임없이 상황을 주고받으며 미리 교행이 가능한 곳에서 대기하기를 반복합니다. 

5공청문회 결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토록 좁은 길을 이용해 백담사로 들어갔습니다. 그 때의 심경이 어떠했을까요? 모름지기 정치지도자는 후손과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을 테지만 그 후로도 별로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우리정치의 현실입니다.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해(11:00) 다리를 건너가니 백담사입니다. 사찰 안에는 들리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가면서 겉모습만 카메라에 담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방도,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기념관도 보지 못한 채 등산로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담사 진입교량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담사


다시 개천을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섭니다. 셔틀버스를 나누어 타고 왔기에 산악회 관계자도 그리고 함께 온 회원도 보이지 아니합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백담계곡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거리 갈림길에서 우측의 흑선동 계곡을 따라 가면 장수대로 연결되므로 우리는 좌측의 수렴동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계곡의 왼쪽으로 계곡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가 매우 부드럽습니다.

백담사에서 출발한지 약 1시간만에 영시암에 도착합니다(12:00). 정오가 다된 시각이라서 그런지 큰 소나무 옆에는 수많은 등산객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점심 공양을 받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물을 뜨기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시암


영시암에서는 봉정암 가는 길과 오세암 가는 길로 나뉘어 지지만 우리는 오세암 방향으로 들어섭니다. 여전히 길은 부드럽습니다. 그러다가 한 구비를 치고 오르니 만경대 갈림길입니다(12:45). 산악회 관계자가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조망이 매우 좋으니 다녀오라고 합니다.

가파른 오르막을 가노라니 앞서 간 사람들이 내려오기에 물어보니 짙은 안개 때문에 조망이 불가능하여 가다가 되돌아온다고 합니다. 글쓴이도 그만 발걸음을 돌립니다.

오세암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합니다(13:00). 용대리에 도착했을 때부터 먹구름이 몰려오는 기미가 보이더니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만 것입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지방만 비가 올 뿐 다른 곳은 맑다고 하였기 때문에 산행을 나온 것인데 비가 오다니 무척 실망스럽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세암에서 뒤돌아 본 망경대


비옷을 입으면 너무 무더워서 싫고, 비옷이 몸에 감기니 불편하고, 또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짜증이 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등산을 가기 전에는 일기예보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동자전 뒤쪽 위의 기암은 오세암을 대표한 상징입니다. 경내에는 참조팝나무 피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자전과 기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조팝나무


오세암에서부터는 점점 오르막이 심해집니다. 그러나 등산로는 참으로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 배낭커버를 씌웁니다. 다리가 뻐근해 지려는 순간 드디어 마등령에 도착합니다(14:00). 마등령의 상징인 독수리상 앞에 섭니다. 이 독수리상은 누군가 고목나무의 뿌리를 가져다 둔 것인데 실제로 독수리의 머리를 조각한 것보다도 더 사실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등령 독수리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정표


이곳 마등령 전망대에 서면 공룡능선과 대청봉 그리고 화채능선이 잘 조망될 텐데 현재 세상은 짙은 안개에 파묻혀 있습니다. 현재 속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촛불시위, 화물연대 파업, 국회공전, 청와대 및 내각의 인적쇄신도 먼 나라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 대신 가까이 피어 있는 물참대와 박새만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망대의 안개뿐인 조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참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 새


이제 하산 할 차례입니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급합니다. 철 계단을 내려선 후 길을 가노라니 조망대입니다. 그러나 공룡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는 안내 그림판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마타리, 함박꽃나무(산 목련), 꽃개회나무 등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 빗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비 오는 날의 유일한 장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마타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함박꽃나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꽃개회나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로에 자생하고 있는 늘씬한 소나무를 감상하면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조망을 하지 못해 사진 찍을 일이 많이 없으니 시간은 절약됩니다. 명물인 세존봉은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가늠하지도 못한 채 지나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 생긴 소나무


칼바위처럼 생긴 바위를 넘어 가니 오른쪽으로 기암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계속되는 기암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급경사 내리막임에도 돌계단을 잘 조성해 놓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로의 기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미한 기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속되는 기암봉


엄청나게 큰 바위를 곁을 통과하니 드디어 금강굴 갈림길입니다(15:50). 이정표 상으로는 거리가 불과 150m 라서 철 계단을 올라갑니다. 두 그루의 노송이 멋지게 가지를 늘어뜨려 서 있습니다. 바위와 바위사이에 놓인 구름다리를 건너 조망대에 섰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역시 안개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강굴 오름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멋진 소나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철계단


금강굴까지는 제법 더 올라야 한다는 말에 굴까지의 답사는 포기하고 뒤돌아 섭니다. 비선대에 도착하니(16:12) 비로소 가까운 곳의 안개는 걷혀 어느 정도 조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비선대의 허리에는 여전히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선대의 천불동 계곡


비선대 너럭바위에 새겨진 일필휘지(一筆揮之)를 감상하고는 소공원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교량을 건너니 산악회에서 지정한 음식점이 보입니다(16:35). 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는 다시 배낭을 맵니다. 후미그룹을 기다리며 30분 이상을 지체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선대 너럭 바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개에 젖어있는 비선대


신흥사 통일대불을 지나가니 일주문입니다. 소공원을 대표하는 잘 생긴 소나무 뒤로 권금성을 오르던 케이블카가 금새 안개 속으로 사라집니다. 설악산 마스코트인 반달가슴곰 상을 카메라에 담고 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입니다(17: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흥사 일주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공원 노송 뒤로 보이는 희미한 케이블 카


하산해 보니 오늘 비는 공룡능선과 마등령 및 미시령만 내리고 대청봉과 속초지방 그리고 백담사지역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쩌자고 하느님은 우리가 등산한 코스를 따라 비를 뿌렸을까요? 소(牛)의 등에 비유하자면 왼쪽 등에는 비가 내리고 오른쪽 등에는 비가 내리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늘의 뜻이 우리에게 설악산의 비경을 속속들이 보여줄 의사가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후일을 기약해야지요. 설악산은 항상 그기에 있으니 말입니다. 평소 우리나라 국토가 좁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비 오는 것을 보면 매우 넓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등산 개요≫

△ 산행 일자 : 2008년 6월 14일(토)
△ 산행 코스 : 백담사-영시암-오세암-마등령-금강굴-비선대-소공원 
△ 산행 거리 : 14.1km
△ 소요 시간 : 6시간 30분 (식사시간 35분포함)
△ 등산 안내 : 반더룽산악회.  끝.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