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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봉산의 명물 칼바위의 위용

돌탑 뒤로 보이는 작은 오봉산 및 해평저수지  



전남 보성군 득량면 소재 오봉산(324m)은 이름 그대로 다섯 개의 봉우리가 모여 있는 산입니다. 오봉산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춘천 소양호의 청평사 뒤편에 위치한 오봉산(779m)인데, 오늘 답사하려는 보성 오봉산은 비록 해발고도는 낮지만 그 속에 품고 있는 기암절벽과 전국에서 가장 큰 칼바위는 이 자그마한 산을 남도의 명산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명산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런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쌓은 큰 규모의 돌탑은 이 산의 명성에 그 가치를 드높인 화룡점정(畵龍點睛)입니다.

오봉산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물론 칼바위이지만 이것만 보면 다소 싱겁습니다. 왜냐하면 남북으로 이어진 능선에 서면 동쪽은 천길 단애(斷崖)로 득량만의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산행들머리인 용추교에는 칼바위 등산안내도가 있는 데, 여기서 곧장 우측의 칼바위로 오르는 것보다는 좌측으로 조금 들어가 민가에서 우측의 대나무 숲으로 들어서는 게 좋습니다. 다행히 부산의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이 이미 이 길을 답사했기에 이들의 리본은 후행자들에게 유익한 길잡이가 됩니다.

 칼바위 등산 안내도

 울창한 대나무 숲

 국제신문 답사팀 리본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 조금 더가면 주능선인 도새등입니다. 좌측의 득량남초교에서 오르면 이곳을 만나게 됩니다. 동쪽으로는 득량만의 평야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지만 하늘과 바다가 모두 잿빛이라 사진이 희미하군요. 도새등에서 우측의 능선(남쪽 방향)으로 조금 오르면 처음으로 여러 기의 돌탑을 만납니다.

 돌탑 뒤로 보이는 해평저수지



그런데 이들 돌탑은 그냥 아무렇게나 쌓은 게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매우 정성을 들여서 쌓은 모습입니다. 그 규모도 상당히 커서 오봉산을 지키는 수호신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에 올라 이런 돌탑 2∼3개만 만나도 등산객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돌탑은 밋밋한 산봉우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모델이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태백산 문수봉 돌탑이나 치악산 비로봉의 돌탑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해줍니다. 이곳 오봉산에는 군데군데 이와 같은 명품 돌탑들이 산객을 맞이해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기의 돌탑 너머로 보이는 해평저수자와 인근 산들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능선에 세워진 사각의 돌탑은 사찰의 석탑을 연상시킵니다.


 

 득량만의 드넓은 평야

 듬성듬성 보이는 민가



260봉을 지나면 조새바위입니다. 조새라는 이름의 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새 바위에 새를 뜻하는 한자인 조(鳥)자를 붙인 듯 하군요.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는 것보다는 통과한 후 뒤돌아 본 모습이 정말 한 마리 새가 고개를 쭉 빼어든 형상입니다.

 조새바위



한 기(基)의 돌탑을 지나면 3단으로 만든 원통형 돌탑이 반겨줍니다. 천길 낭떠러지 옆으로 조성된 등산로에는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으므로 정말 발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어느 절벽의 바위는 흡사 원숭이 머리처럼 생겼군요. 드디어 이 능선에서 가장 높은 359봉에 올랐습니다. 원통형과 사각형의 돌탑이 반겨주는 곳입니다. 오봉산의 주능선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이곳(359m)이 정상이 아니라 오봉산 정상은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약 2km지점에 위치한 324봉을 정상이라고 하니 정상위치에 대한 심오한 뜻을 알 수 없는 필부(匹夫)는 그저 그러려니 합니다. 359봉에 서면 능선 우측으로 두꺼비의 밑바닥처럼 생긴 바위군이 보이는데 바로 칼바위입니다.  


 


 


 


 

 원숭이머리 같은 바위


 


 

 가야할 칼바위(중앙)



이제 칼바위로 내려섭니다. 칼바위에서 오른쪽 베틀굴로 들어가면 암벽사이로 대형 칼바위가 공중에 붙어 있습니다. 베틀굴을 나와 좌측으로 몇 걸음 옮기면 사람이 서서 겨우 통과할 만한 구멍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장제굴입니다. 입구에 아무런 안내표식이 없으므로 무심코 그냥 지나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 장제굴에 들어가야 칼바위의 목 부분에 새겨진 마애불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애불은 사진으로는 희미하지만 육안으로는 상당히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칼바위는 통일신라 때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터로 삼고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인데, 원효는 용추폭포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칼바위에 올라 수도를 닦았답니다. 이 마애불도 원효가 새겼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도저히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이 바위벼랑에 불상을 새긴 선인(先人)들의 신출귀몰한 재주에 숙연해 집니다.


 

 베틀굴에서 바라본 칼바위

 장제굴 입구


 

 마애불상 

 

장제굴을 나와 다시 능선으로 오르면 전체 칼바위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망대입니다. 여기서 보니 마애불상의 위쪽에 큰 얼굴상이 보입니다. 눈썹과 눈 그리고 코의 형상이 분명합니다. 매우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아름다운 성인(聖人)을 연상케 합니다. 다만 오뉴월에 되어 대지가 푸를 경우 칼바위는 빤짝빤짝 빛을 발하겠지만 지금은 모든 게 우중충해 그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함이 무척 아쉽습니다.

춤추는 칼바위

 미소짓는 성자의 얼굴상(아래 작은 표시는 마애불이 있는 곳) 

 

여기서부터 오봉산 정상까지 1.5km 구간은 그냥 평범한 등산로입니다. 숲 속으로 길이 연결되어 조망도 할 수 없고 길도 부드러워 스릴 넘치는 구간도 없거든요. 그 많던 돌탑도 오봉산 정상(324m)에 올라 비로소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돌탑 사이로 보이는 해평저수지는 잘 보이는데, 지나온 칼바위는 희미합니다. 정상표석 뒤로 득량만의 농지와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입니다.

 오봉산 정상의 돌탑(오른쪽은 지나온 능선)  


 




하산하는 길에도 돌탑이 있군요. 오봉산성 이정표가 세워진 곳의 돌탑은 특이하게도 가운데 구멍을 만들어 놓았네요. 이제 용추폭포로 내려섭니다. 겨울가뭄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추폭포의 물줄기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기에 방문하면 폭포의 위용이 대단할 듯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용추폭포가 위치한 이 계곡의 풍광을 설악산 가야동계곡의 협곡을 보는 듯 하다고 하지만 이는 솔직히 과장된 표현입니다. 그렇지만 해발이 300여 미터에 불과한 오봉산의 기슭에 이 같은 협곡이 있음은 이외였습니다.

                                                                           구멍 뚫린 돌탑 

 

용추폭포



칼바위 등산로 주차장에 세워진 오봉산 등산 안내도의 현위치가 산행들머리인 용추교로 표시되어 있는데, 날머리에 이걸 세워둔 것은 관계자들의 실수입니다. 관계당국에서는 등산안내도 하나라도 정확하게 제작하여 적정한 위치에 세워두는 성의 있는 일 처리가 요구됩니다. 아무튼 보성에 이런 보물 같은 산이 숨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오늘 산행에 3시간 반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준족들은 인근의 "작은 오봉산(284m)"까지 답사했는데, 능선의 각시바위가 실제로는 거북바위 같았다고 하면서 걷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다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왕복 9시간 정도 등산버스를 타고 시달리면서 겨우 3시간 남짓 산행을 한 것은 어찌 보면 미친 짓이지만 오봉산의 위용에 취하고, 하산 후 현지식당에서 먹은 향토음식(쇠고기 곰탕/산악회제공)의 맛에 반한 등산객들은 흔들리는 귀경 버스 속에서도 모두가 흐뭇한 표정입니다.

 현 위치가 잘못 표기된 등산안내도(화살표 방향이 현위치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3월 8일 (목)
▲ 등산 코스 : 용추교-대나무숲-도새등-260봉-조새바위-359봉-칼바위-칼바위 전망대-삼거리 갈림길
                     -오봉산-용추폭포-칼바위 주차장

▲ 산행 시간 : 3시간 25분 (휴식시간 포함)
▲ 등산 안내 : 산두레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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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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