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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군 이하응 역의 이범수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 후속으로 <닥터진>이 선을 보였습니다. 출연진도 매우 빵빵 합니다. <마이 프린세스>이후 조용하던 송승헌이 진혁으로, <성균관스캔들>과 <영광의 재인>의 박민영이 홍영래 및 유미나(1인2역)로, <애정만만세>에서 찌질한 남자 역의 전형이었던 진이한이 홍영휘로, <동이>의 이소연이 장안최고기생인 춘홍으로, 그리고 약방의 감초 같은 연기자 김응수(김병희 역), 김일우(유홍필 역), 정은표(허광 역), 이원종(심주팔 역)으로 나옵니다. 연기를 잘 한다는 김경탁(김재중 역)의 연기는 처음 보기에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출연진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연기의 달인은 <샐러리맨 초한자>에서 유방 역을 맡았던 이범수입니다.

이범수는 앞으로 조선의 조정을 좌지우지할 흥성대원군 이하응 역을 맡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안동김씨의 세도에 눌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납작 엎드려 전혀 가망이 없어 보이는 건달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닥터진>이 겨우 2회 방영되었지만 그간 이하응이 한 일들을  살펴보면 그가 이중인격자로 살아가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진혁이 군관살해범으로 몰려 도망치다가 바위벼랑에 떨어지다가 왕진가방의 끈이 바위틈에 걸려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때 이하응이 진혁의 손을 잡아 구해준 후 제일 처음 한 말은 목숨을 살려 주었으니 5냥만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진혁은 이상한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에서 조선의 말기로 진입한 것이지요. 저자거리에 진혁을 수배하는 방(榜)이 나붙자 이하응은 민가의 빨래를 훔쳐 진혁에서 옷을 갈아입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왈자패 두목인 심주팔의 술상으로 가서는 안주를 그냥 집어먹었습니다.

실세인 좌의정 김병희(김응수 분) 대감을 비롯한 관리들이 최고기생 춘홍(이소연 분)의 부채춤을 구경하며 즐거워하고 있는데 이하응은 버선발로 나타나서는 문후를 여쭙는다며 절을 하고는 술상의 음식을 집어먹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이하응을 걸신들린 황구라고 비난하자 어느 참석자가 실제로 안주를 집어 연못에 던졌고, 이하응은 기다렸다는 듯 연못에 들어가 안주를 주워 먹으며 파안대소했습니다. 사실 이런 연기는 배우 이범수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실감나는 연기였습니다.

 

이하응은 기생들의 치마폭에 난초를 그려주고 술값을 해결했는데, 아들의 훈장에게 보리쌀이라도 팔아준다는 말로 돈을 요구하였고 춘홍은 이하응이 절대로 노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다시 노름판에 끼어 들었다가 한판 크게 먹는 순간 포청에서 들이닥쳐 옥사에 감금되고 맙니다. 감옥에서 이하응은 뜻밖에도 진혁을 다시 만났습니다. 진혁은 저자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인사불성이 된 홍영휘(진이한 분)를 업고 그의 집으로 가서 조선 최초로 뇌수술을 감행했습니다. 진혁이 가진 것이라고는 왕진가방의 기본적인 수술도구뿐이어서 대장간에서 만든 망치 등 가축을 잡을 때나 사용하는 쇠붙이를 사용하여 두개골을 열었는데 이 모습을 본 홍영휘의 여동생 홍영래가 진혁을 살인자로 착각해 포청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홍영래가 포청으로 가서 정혼자인 종사관 김경탁(김재중 분)에게 진혁이 오빠를 살렸다고 애원하여 겨우 곤장은 면하고 옥사에 감금된 것입니다. 옥사로 잡혀온 이하응은 옥졸들에게 "임금의 종친인 이하응을 핍박하고 무사할 것 같으냐?"고 큰소리쳤는데, 이 말을 들은 현대인 진혁은 깜짝 놀랐습니다. 이하응은 바로 고종의 아버지로 쇄국정책을 감행한 흥선대원군이기 때문입니다.

옥사에서 나온 이하응은 홍영래의 집으로 가서 지금 생명의 은인인 진혁이 엄청 고초를 겪고 있으니 10냥만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이하응은 왈패들과 어울려 도박을 하기도 하고, 어디든 돈 되는 곳이면 나타나 다짜고짜로 돈을 요구하며, 용돈을 구하기 위해 기생들의 치마폭에 난초를 그려주면서, 공짜로 음식을 챙겨 먹는 등 망나니 행동을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옛말에 복구자(伏久者)는 비필고(飛必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래 엎드린 자는 높이 난다는 말입니다. 이하응이 이토록 본심을 감추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를 조롱하던 이들은 나중에 그 앞에 모두 고개를 떨굴 것입니다. 제작진은 배우 이범수를 정말 기가 막히게 캐스팅했습니다. 오늘밤 제3회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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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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