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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역의 김주혁                                      김약선 역의 이주현 

 

정통사극은 기본적으로 역사의 큰 흐름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시청자로서는 결과를 미리 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지금 <무신>에서 실권자 최우(정보석 분)의 뒤를 이어 도방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김준(김주혁 분)과 김약선(이주현 분)간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진통은 있겠지만 이건 솔직히 권력다툼이라고 하기보다는 김약선 측의 일방적인 몸부림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래 도방의 차기 주인으로 내정된 인물은 최우의 사위인 김약선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나약한 고종(이승효 분)마저도 김약선-최송이(김규리 분)의 딸을 태자비로 맞이해 후일 황실과 도방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보험을 들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김약선은 최우의 기대를 져 버렸습니다. 김약선으로서는 최우의 강요로 인해 그의 딸 최송이와 결혼을 하여 남매를 두었지만 송이는 처음부터 김준이라는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그 후 최우도 김준을 옆에 두고 중용했으며 무엇보다도 시국에 대한 인식이 최우-김준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약선은 백성은 모두 죽어 가는 데 황실과 도방이 강화도로 옮겨 대국 몽고와 대적하면서 저항하는 것과 연명하기도 어려운 백성들을 대장경조성 사업에 동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했던 것입니다.

솔직히 김약선은 패배주의의 전형적인 인물 같습니다. 다른 대안도 없이 백성의 고통만을 생각하고 있으니 병권과 인사권을 가진 교정도감의 책임자로서는 정말 무책임한 자세이지요. 이미 최우는 심복인 박송비(김영필 분)를 불러 조만간 자신의 후계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하겠다면서 넌지시 박송비의 이름을 거론하였습니다. 물론 박송비가 펄쩍 뛸 것을 예상한 속임수이지요. 실제로 최우는 김준을 다음 후계자로 하면 어떨지 물었습니다. 박송비의 사람됨을 아는 최우로서는 자신의 속내를 보여줌으로써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권력의 핵심에서 김준을 지키려 함이겠지요. 최우는 송이를 김준에게 줄 의사도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제34회에서 김약선과 강우문과 이상로 장군이 김준을 함정에 빠뜨릴 계략을 꾸몄습니다. 이들은 김준이 대구에서 지금 최우의 첩실이 된 안심(홍아름 분)과 놀아났는데 이는 합하(최우)의 여인을 희롱한 것이니 죄를 받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김약선은 비몽사몽간에 김준을 죽이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소식은 최송이의 집사인 박승선에 의해 즉각 송이에게 보고되었습니다.

김준을 살려야 할 방도에 골몰하던 송이는 술에 대취해 귀가한 남편 김약선에게 김준을 죽이려는 것에 대해 비열하고 사내답지 못하다고 쏘아붙이며 김준이 무슨 죽을죄를 지었느냐고 따졌습니다. 김약선은 그는 내 아내인 당신을 좋아한다고 항변했지만 송이는 "이미 우리는 부부가 아닌지 오래되었고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약선은 "딸인 태자비가 아들을 낳으면 다음 황제가 될 팔자"라며 집착을 보이지만 송이는 김준을 놓아주라고 했습니다. 김약선은 "그자는 합하의 여인과 놀아났으니 혼이 나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김약선의 김준 죽이기는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로 끝날 것입니다. 이 말은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었다는 뜻으로, 예고만 떠들썩하고 실제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하는 말이지요. 이미 최우가 김약선을 버리기로 작심하였고, 김준을 차기 후계자 감으로 생각할 정도로 그에 대한 신임이 두터우며, 송이가 이 사실을 알고 있음은 물론, 지금 김약선을 편드는 사람은 황실과 일부 김약선에게 충성하는 관리뿐이라는 것입니다. 대구에서 최우의 첩실로 도방에 온 안심이 김준을 모르는 척 했던 것도 그녀가 김준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그랬음이 밝혀졌습니다.

물론 김약선 일파가 김준을 합하의 여인을 희롱하였다고 모함하여 전후사정을 모르는 최우가 대노할지의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실제로 김준은 합하의 여인을 희롱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이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준으로서는 오히려 자신이 좋아했던 여인을 대구현감의 공명심으로 최우가 차지하게 된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김약선의 김준공격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

한편, 이번 회에서는 최우의 후계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장면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양술사 주연지(이남희 분)가 한 말입니다. 이 의문의 사내는 최우의 후처인 대씨부인(김유미 분)이 소개한 인물로 최우와의 첫 만남에서 최우에게 "황룡이 높은 곳에 올랐으니 앞으로 내려 올 일만 남았다"는 직언을 하여 최우를 놀라게 한 인물입니다. 최우는 주연지에게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물었고, 주연지는 70수만 넘기면 위기가 다가온다고 했습니다. 후계자를 걱정하는 최우에게 주연지는 자제가 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 최우의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들었습니다. 최우에게는 기생에서 난 아들 만종과 만전(최항)이 있었지만 망나니 같은 행동으로 지금은 경상도와 전라도지방의 사찰에 격리되어 있는 상태이지요. 이 중에서 동생인 만전(최항)이 최우의 뒤를 이어 도방의 새로운 주인이 됨은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약선의 김준 공격은 김준에게 때를 기다리는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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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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