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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런 비경이 숨어 있다니!


전국에 옥녀봉이라는 이름의 산이 많지만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소재 옥녀봉(599m)을 다녀온 큰 수확의 하나는 숨은 비경인 갈은구곡(갈은계곡)을 답사했다는 것입니다. 괴산에는 쌍곡구곡, 연하구곡, 선유구곡, 화양구곡 등 유달리 구곡(九曲)이라는 이름의 선경이 많은데 <갈은구곡>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오랜 가뭄으로 계곡이 메마른 것은 옥의 티였지만 인기프로그램이었던 1박2일 멤버들도 감탄했다는 갈은구곡은 정말 눈이 휘둥그래해 질 정도로 놀랄만한 풍광을 이방인에게 선사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는지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갈은구곡은 갈론마을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서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9개의 비경으로서,  장암석실(1곡), 갈천정(2곡), 강선대(제3곡), 옥류벽(4곡), 금병(5곡), 구암(6곡), 고송유수재(7곡), 칠학동천(8곡), 선국암(9곡)이 9곡을 형성하고 있으며,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하여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선국암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시인묵객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갈은계곡표석과 갈론공원지킴터를 뒤로하고 옥수수밭과 고추밭을 지나면 우측으로 도열한 듯 바위가 나타납니다. 계곡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더군요. 거대한 암벽 위에 공깃돌처럼 얹혀진 큰 바위에는 갈은동문(葛隱洞門)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갈론마을

                                                                          갈은구곡 표석

 초록의 나무


 


 

 

 갈은동문 바위 

 

☞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갈은동문을 제1곡으로 소개하고 있으나 괴산군청 홈페이지에는 장암석실을 1곡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다가 계곡 맞은편을 보니 제2곡인 갈천정(葛天亭)입니다. "갈천"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던 이곳은 갈론마을의 지명유래가 된 곳이라고 하는군요.

 갈천정



여기서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바위군락이 이 계곡의 하이라이트인 듯 합니다. 바위에는 제1곡인 장암석실(場암石室)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군요. 아무튼 사람 얼굴형상의 바위도 보이는 이곳을 바라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한자 암자를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하네요) 


 

 사람얼굴 형상 바위


 

 장암식실이 새겨진 바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조금 들어가면 3곡인 강선대(降僊臺)가 있다고 하는데 그냥 멀리서 사진을 찍고 말아 강선대를 직접 보여주기 못해 아쉽습니다. 사실 이곳에 강선대가 있음을 알지 못했거든요.  

 강선대가 있는 좌측계곡(옥류벽으로 가려면 좌측으로 가야함)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 약 1km 정도 걸어가면 4곡인 옥류벽(玉溜壁)입니다. 구슬같은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벽이랍니다. 마치 시루떡을 쌓은 듯 한 바위에 이런 글자를 새기느라 고생했겠군요.


 

 옥류벽

 

옥류벽을 지나 더 안으로 들어서니 제5곡인 금병(錦屛) 대신 제6곡인 구암(거북바위)이 나타납니다. 사실 사진을 찍은 각도에서 보면 거북이 같아 보이지는 않군요. 그런데 그만 5곡인 금병(햇빛에 반사된 바위벽이 비단처럼 보인다는 병풍바위)을 놓치고 말았군요. 이는 9곡으로 이어지는 길이 분명하지 않고 계곡을 따라 지그재그로 여러 갈래의 희미한 길이 나 있어 이를 제대로 찾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인데 이곳을 답사하려면 개인보다는 단체로 가기를 권장합니다.

 


 

제7곡인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는 계곡안쪽의 암벽에 새겨져 있어 무심코 걷다보면 놓치기 십상입니다. 계곡에 물이 많으면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흡사 네모 반듯한 돌을 일부러 쌓은 듯한 바위의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고송유수재



그 위로는 제8곡인 칠학동천(七鶴洞天)입니다. 학이 일곱 마리나 살았다고 하는군요. 바위에 새긴 글씨가 가장 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칠학동천



드디어 제9곡인 선국암(仙局암)입니다. 평상 같은 거대한 너럭바위에 바둑판이 새겨져 있는데 누군가 실제 바둑알을 가져다 놓아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바위 끝에 새겨진 한시의 글자가 희미하여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유명한 글귀입니다.

  옥녀봉두일욕사    玉女峰頭日欲斜,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가건만
  잔기미료각귀가    殘棋未了各歸家     바둑은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네
  명조유의중래견    明朝有意重來見     다음날 아침 생각나서 다시 찾아와 보니
  흑백도위석상화    黑白都爲石上花     바둑알 알알이 꽃 되어 돌 위에 피었네

 선국암

 바둑판


칡뿌리를 양식으로 삼은 갈론마을에 위치한 갈은구곡(갈은계곡)은 도심의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자연을 벗삼아 비록 잠시만이라도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피서지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2012. 6. 24)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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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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