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정상의 조망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소재 보배산(750m)과 칠보산(779m)은 쌍곡구곡(쌍곡계곡)의 동쪽에 위치한 산으로 군자산(948m)과 마주보고 있는 명산입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쌍곡계곡은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괴산팔경의 하나로 손꼽혀왔는데, 호롱소·소금강·병암(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마당바위(장암)를 쌍곡구곡이라 부릅니다. 두 산을 답사하고 쌍곡계곡에 발을 담그면 속세의 피로가 말끔히 가십니다.
산행들머리는 쌍곡계곡의 서당말교로 소금강에서 약간 남쪽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교량을 건너 우측으로 가다가 제일민박에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국립공원인데도 이정표가 없어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당분간 출입금지구역이더군요. 이 글을 작성하면서 참고한 산행개념도에도 그리 표기되어 있네요.
등산로 입구
서당말교를 건너며 본 쌍곡계곡
숲 속을 향하여 진군
산수국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희미하던 등산로가 점점 사라지고 길 없는 길을 치고 오릅니다. 등산 지도에 도마재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그 동쪽의 무명봉에 올랐다가 눈앞에 보이는 보배산을 향해 갑니다. 무명봉을 내려서는 길도 희미하고 보배산을 오르는 길도 뚜렷하지가 않습니다. 특히 산 중턱에는 직립한 암벽이 가로막는데 좌측으로 돌아가니 정상으로 이어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거의 두 시간 만에 보배산(750m) 정상에 섰습니다. 오석으로 만든 정상표석이 반겨주는군요. 서쪽으로 괴산의 명산인 군자산이 우뚝하고 그 주변으로 이름 모를 산들이 즐비합니다.
군자산
이름모를 산
보배산 정상
남군자산(좌측)
톱니같은 능선
보배산에서 칠보산으로 가는 능선길은 상당히 잘 보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길이라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보배산을 내려서는 급경사에는 다행히도 굵고 튼튼한 로프가 매어져 있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습니다. 바위능선을 지나가는데 맞은편에서 카메라 하나만 달랑 든 채 배낭도 없이 맨발로 걸어오는 나홀로 등산객을 만났습니다. 정말 대단한 등산 고수인 듯 합니다. 맨발산행은 평소 발바닥훈련이 되어 있는 않은 사람들이 시도해서는 절대로 안되며, 넘어질 경우 안전판을 위해 배낭은 반드시 소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물도 없이 갈증을 어찌 해결하는지도 미지수로군요.
고사목
출입금지 안내문
청석재에 도착하니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탐방로가 아니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군요. 여기서부터 칠보산까지는 거리가 600m인데 등산로는 거의 신작로수준입니다. 오르는 길목에는 철모처럼 생긴 바위(모자바위, 또는 냄비바위)가 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중절모 바위 또는 냄비를 엎어놓은 바위모습 같기도 합니다. 조금 더 가니 버선코바위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는 큰 바위가 있는데, 어디서 봐야 버선코가 보이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지나온 능선
냄비바위
철모(중절모) 바위
지나온 보배산(우측)과 군자산(좌측 뒤)
버선코 바위
칠보산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백두대간 능선인 구왕봉과 희양산이 보입니다. 칠보산의 명물인 거북바위는 정상에서 철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목의 마당바위 옆에 있지만 이번에는 그쪽으로 하산하지 않기 때문에 답사하지 못했습니다. 칠보산 정상에서 서쪽의 구봉능선 방면으로는 탐방로가 없다고 표기되어 있으나 약 20m 정도 걸어가면 조망대이므로 반드시 가 보기를 권합니다. 동남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그리메가 무척 가슴을 트이게 만듭니다.
칠보산 정상
조망대 방향
돼지머리 같은 바위
내친 김에 구봉능선으로 진입합니다. 돼지머리 같은 바위도 보이고 코처럼 생긴 바위도 있지만 일행을 따라 가느라고 서두는 바람에 겨우 사진 한 장만을 찍고는 종종걸음으로 갑니다. 맞은 편에서 젊은 여성 두 명이 오르기에 등산로가 분명한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해 안심이 됩니다. 구봉능선이라고 하기에 오르내림이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다만 큰 바위가 있는 공터에서 다소 하산길 찾기가 어려운 구간이 있지만 주변을 잘 관찰하면 길이 보입니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바로 이틀 전 내린 단비로 인하여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코바위
문수암 인근 다리
쌍곡계곡의 다리를 건너 차도를 따라 좌측의 쌍곡휴게소로 갑니다. 아마도 조금 전 다리를 건넌 지점이 문수암인 듯 하군요. 여기서 쌍꼭휴게소로 가는 길이 무척이나 피곤하고 지루합니다. 계곡에서 씻은 땀이 다시 흐르고 무더위에 이미 6시간 이성 걸어서 다리는 천근만근입니다. 쌍곡휴게소 근방은 몰려든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뒤엉켜 교행(交行)이 안되어 낭패로군요. 겨우 쌍곡휴게소 주차장에서 등산버스를 발견했습니다. 인근 식당에 들러 산악회가 제공하는 콩국수를 먹었는데, 콩은 간 곳 없고 국수뿐이더군요. 앞으로 언제쯤 관광지의 바가지 상혼이 없어질까요.
쌍곡휴게소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7월 8일 (일)
▲ 등산 코스 : 서당말교-제일민박-도마재 인근 무명봉-보배산-청석재-칠보산-구봉능선-문수암-쌍곡휴게소
▲ 소요 시간 : 6시간 30분(휴식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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