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봉에서 바라본 대각산과 고군산군도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소재 신시도는 고군산군도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중심섬으로 새만금방조제로 인하여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선유8경으로 유명한 월영봉과 서해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대각산이 있는 곳입니다. 새만금방조제 완공이후부터 안내산악회에서 실시하는 신시도의 월영봉(198m)과 대각산(172m) 산행계획을 자주 접하였지만 글쓴이는 해발 200여 미터도 안 되는 산행을 한다는 게 약간은 우습게 보여(?) 산행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가벼운 산행을 하려고 길을 나섰는데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군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두 개의 산에 올라 선유도를 바라보며 환상적인 조망에 넋을 잃었습니다. 등산버스를 타고 군산시가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새만금방조제를 통과하며 이 방조제의 길이가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사실도 알았고, 워낙 넓은 수면 위를 가르다 보니 어느 쪽이 바다인지 내륙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1980년 군산에서 작은 배를 타고 선유도해수욕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오랜 시간 배를 타느라고 배멀미까지 한 기억이 나지만 지금은 신시도 북쪽의 야미도 선착장에서 선유도행 배가 출항해 약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음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방조제로 인해 신시도가 육지가 되었고 현재 선유도까지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고 있음은 믿기 어려운 변화였습니다.
신시도 동북쪽 제3호 방조제와 새만금방조제준공기념조형물이 있는 주차장에서 월영봉으로 오릅니다. 산행들머리 길은 폭우로 훼손된 부문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어 조속히 정비해야하겠습니다. 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오늘 날씨를 걱정했지만 산행이 끝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일기예보에는 곳에 따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거든요. 월영재에서 우측으로 오릅니다.
월영재
고도를 높일수록 서쪽으로 선유도가 보입니다. 선유도가 이토록 육안으로 보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오르막의 암석은 주상절리대를 보는 듯 수직의 바위가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조금 다리에 힘을 주었더니 바로 월영봉(198m)입니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곳의 풍광에 취해 글을 읽었다는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지만 동쪽 끝으로 나가면 방금 올라온 주차장과 방조제의 모습이 내려가 보입니다. 사진에서 방조제의 왼쪽은 내륙, 오른 쪽은 바다이지만 여기서 무심코 보면 그냥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방조제만 보일 뿐입니다.
작은 주상절리대
고군산군도(맨 우측이 가야할 대각산)
월영봉
신시배수갑문과 주차장
정상에서 대각산 가는 길인 서쪽 끝으로 가면 가야할 대각산과 그 너머로 선유도의 바위산인 망주봉을 비롯한 그 주변의 산하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군산구불길이라는 리본이 정겹습니다. 점점 고도를 낮추면 오른쪽 산 아래로 선유도까지 이어지는 도로공사가 한창입니다. 바다 가장자리에 교각을 세우고 육교도로를 건설하고 있군요. 미니해수욕장에는 강아지풀이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가야할 월영봉(우측)
해안도로 공사현장
맑은 하늘
미니해수욕장
강아지풀
미니해수욕장에서 대각산으로 오릅니다. 점점 고도를 높일수록 뒤에는 방금 지나온 월영봉이, 그리고 앞으로는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들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입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깔딱능선은 암릉길입니다. 그러나 안전로프가 잘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 구간은 전혀 없습니다.
대각산 오름길
암릉구간
지나온 월영봉(좌측 끝)
대각산 정상에는 3층으로 된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 오르니 정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지금까지 흘린 땀을 단박에 날려 버립니다. 사방팔방으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도 천하 일품입니다. 군산시에서 세운 도서조망도에 의하면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두리도, 비안도, 무녀도, 선유도, 관리도, 장자도, 대장도, 말도, 명도, 방축도, 힁경도 등의 섬이 보이며, 선유도까지의 직선거리는 4km에 불과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각산 조망대
정상표석
망망대해와 방조제
신시마을(중앙)
이제 11시 방향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하산합니다. 바로 아래에는 어촌인 신시마을이 숨어 있습니다. 삼거리 길림길에서 마을로 갑니다. <산아래 회식당>(063-466-1558)에서 생선회와 꽃게찜 그리로 꽃게탕을 시켰습니다. 생선은 선박을 운영하는 식당주인이 직접 잡은 자연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도시에서 먹는 회와 비교할 때 고기의 질이 달라 매우 맛이 있습니다. 솔직히 글쓴이는 더운 여름철 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먹는 회는 일품입니다. 다만 꽃게는 속이 텅 비어 있어 여름철에는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함을 경험했습니다.
신시마을
산아래 회식당
안내산악회를 따라 온 등산객 중에서 대부분 선유도로 가고 대각산행을 택한 사람은 전부 10명입니다. 이럴 경우 음식값은 나누어 각자 나누어 내는 게 원칙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가져오라고 했더니 이미 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일행 중 고교동창생 6명이 있었는데 이들 중 능력 있는 사람이 쏘았다고 하는군요. 오늘 산악회에서 처음 만났는데 공짜로 점심을 얻어먹은 셈입니다. 지금까지 10여 년 이상 산악회를 따라 다녔지만 이런 행운은 처음입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나니 무더위도 가시는 듯 합니다. 다시 삼거리 갈림길로 나와 안골저수지를 지납니다. 들에 매어져 있는 소 한 마리가 사람이 지나가도 못 본 척 하는군요. 월영재로 가기 위해서는 남쪽 제방으로 가야 하는데 누군가 미니해수욕장 방향으로 길이 있다고 하여 그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 쪽은 바로 선유도로 연결되는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공사현장입니다. 불도저로 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을 지나가려니 미안하네요. 앞으로 이 길이 완공된 이후 보행자길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공사중인 지금은 통행을 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방조제 길에 접속하여 주차장으로 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등산을 나왔다가 한마음 가득 즐거움을 채운 멋진 하루였습니다.
가운데 안부가 월영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8월 18일 (토)
▲ 등산 코스 : 월영봉 주차장-월영재-월영봉-미니해수욕장-대각산-삼거리갈림길-산아래회식당(점심 목적)
-삼거리갈림길-안골저수지-미니해수욕장-해안도로공사구간-주차장
▲ 소요 시간 : 5시간 30분 (식사시간 1시간 50분포함)
▲ 등산 안내 : 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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