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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역의 김주혁


▲ 임금 앞에서 대신들을 겁박한 김준의 변화

김준(김주혁 분)이라는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달라졌다는 말은 이전의 행보와는 많이 변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는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는 안타깝게도 과거 도방의 주인이었던 최우와 최항이 시행했던 반대파 제거를 그대로 답습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김준이 악행을 일삼던 주군 최항을 독약을 먹여 죽이고, 나라보다는 오로지 주군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뿐이었던 무식한 최양백(박상민 분)을 처단할 때는 그의 조치를 쌍수를 들어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권력에 맛을 들인 김준은 황실과 가신그룹 간에도 의견이 맞지 않자 이들을 설득하기보다는 강경책으로 맞선 것입니다. 특히 양아들을 자청했던 임연(안재모 분)과의 갈등이 빚어져 앞으로 10년 후 임연이 김준을 제거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태자가 몽고의 황제를 만나러 떠난 사이에 노환이던 고종(이승효 분)이 붕어했습니다. 김준은 황실의 주인자리는 비워둘 수 없다며 태손으로 임시보위를 잇게 하려 했습니다. 황실에서도 고종이 유언으로 태손이 임시보위에 오르되 태자가 귀국하면 정식으로 보위에 오르도록 당부했다며 이를 따랐습니다. 태손이 임시로 보위에 오르자 김준은 몽고가 물러났다고는 하나 서경에 쌍성총관부를 두고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며 군부쇄신책을 발표했습니다. "개경으로의 환도는 하지 않으며, 이를 주장하는 자는 중죄로 다스리고, 민란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서경이북의 땅을 회복하기 위해 백성들을 북방으로 이주시키고, 삼별초를 간부화하며, 전 백성의 전력화"를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자 최온 대감은 "전 국민이 뭉쳐도 몽고를 대적할 수 없다"고 했고, 이장용(이석준 분) 대감은 지금 태자가 몽고에 가 있는데 전쟁은 안 된다고 했으며, 최자는 지금 더 이상 몽고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준은 "대감 같은 나약하고 썩어빠진 패배의식이 문제다. 우린 막을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 몽고 오랑캐의 개가 되기를 원하느냐? 이는 삼족을 멸할 역적들!"이라고 소리쳤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앞에 드러내지 않고 모든 일을 은밀히 뒤에서 추진하던 김준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비록 태손이 임시로 보위에 올랐다고는 하나 황제 앞에서 대신들을 이토록 겁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이에 대해 당장 최우의 가신으로 의형제를 맺었던 이공주(박상욱 분)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공주는 박송비(김영필 분)에게 김준의 방법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준은 이런 군부쇄신책을 발표하기 전 어느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은 모습이거든요. 박송비는 김준이 신료들의 기강확립차원에서 그랬을 것이라며 이공주를 달래는 모습입니다.

 


▲ 친몽주의자 원종과 맞선 김준의 강경책

한편, 몽고로 입조했던 태자는 쿠빌라이 황제(후일 원나라 초대황제)에게 문안을 드리고는 바짝 엎드리며 오랜 전쟁으로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니 군사를 물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쿠빌라이는 군대를 철수하고 고려를 보호할 테니 안심하라고 화답했습니다. 쿠빌라이로서는 지금 다른 나라와의 전쟁으로 골치 아픈데 군대를 철수하고도 고려를 다스릴 수 있다면 일거양득이기 때문입니다. 또 몽고는 이미 고려에서 왕실과 무신간에 알력이 있음을 알고는 고려황실을 지원하여 무신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양아들 임연은 김준에게 백성들을 북방으로 이주시키고 삼별초를 강화하면 백성들이 고단하니 이런 강경책은 곤란하다고 건의했습니다. 그러자 김준은 황실을 걱정하는 박송비와 생각이 같다며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장용도 박송비와 이공주를 만나 김준의 계획은 위험하므로 전쟁준비대신 국가재건을 해야한다며 김준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김준의 권력은 너무 커졌고, 친몽정책이 위험함을 알고 있는 박송비로서는 이장용의 건의에 답변을 줄 수 없는 처지입니다.

드디어 몽고에 입조했던 태자가 돌아와 보위에 올라 원종(강성민 분)이 되었습니다. 원종은 제1성(第1聲)으로 전쟁중단과 개경환도를 강조했습니다. "이제 몽고와의 전쟁은 없다. 몽고가 고려사직의 보호를 약속했다. 우리는 거대한 몽고와 대적이 불가하다. 백성들은 농사를 지어야 하고, 신료들은 나라 재건에 힘써야 한다. 이제 몽고는 적이 아니라 형제가 되었다. 개경환도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김준의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한 황제의 말에 김준은 얼굴을 실룩거리며 분노를 참는 모습입니다. 김준은 원종이 몽고의 회유에 놀아났다고 생각하며 원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쇄신책을 그대로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준은 삼별초군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유랑민을 북방으로 이주시키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의형제와 양아들을 내친 김준의 과격한 변신
 
황실과 도방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평행선을 달리자 이장용은 원종에게 개경환도를 미루자고 건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준의 수하 차승우가 황실로 가야할 세곡을 모두 도방으로 보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고려를 지키는 것은 고려무신들이라며 먼저 도방에서 먹고살아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 보고를 받은 김준은 차승우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김준은 차승우를 질책하거나 세곡을 황실로 되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과거 김준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김준에게 박송비는 우리의 임무는 다한 것이라 했고, 이공주는 너무 과격한 조치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김준은 형님들이 이장용 대감에게 놀아나고 있다며 잠시 쉬어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습니다.

실제로 김준은 박송비를 파직시키고, 이공주를 병부에서 전국군사동향을 살피는 한직으로 좌천시키며, 임연을 추밀원으로 보내는 인사안을 올려 황실의 재가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김준의 이런 인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그동안 박송비와 이공주는 김준의 의형제이면서 든든한 지원군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준은 이들을 내치고 말았습니다. 최항과 최양백이 최우의 가신이었던 송길유(정호빈 분) 장군 등을 한직으로 보내버린 것과 같은 전철을 따른 것입니다. 권력이란 참으로 비정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보다 못한 송길유가 김준에게 형제들을 왜 그리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김준은 이들을 황실에서 이용하려고 해 역적으로 몰리면 안 되므로 안전을 보장해주기 위해서였다고 대답했는데, 이 말에 진성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김준은 "임연의 경우 너무 과격해 졌다"고 했습니다. 사실 김준의 지시로 북방의 동향을 살피고 돌아온 임연으로서는 더 이상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정책은 안됨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과격해진 것은 임연이 아니라 김준인데, 김준은 이를 거꾸로 생각하고 있으니 그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지요. 송길유는 김준에게 "잘못하면 이런 조치가 황실에서 볼 때 도방의 내분으로 비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면서도 김준에게 "아우님!"이라고 부르는 등 그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습니다. 바른 말을 하다가 한직으로 쫓겨난 임연이 이 때부터 김준으로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겠지요.


 

▲ 김준이 달라졌다. 그의 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몽고황제 쿠빌라이는 고려에서 발생하고 있는 내정을 알았는지 원종의 입조를 다시 요청했습니다. 원종이 지난번 태자시절 몽고에 간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원종은 "이번에 가야하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호의를 베푼 몽고이기에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모든 호의를 거두어들일 것이다. 그러나 김준 때문에 쉽지 않다. 김준이 밤낮으로 군사훈련을 시키고 있다.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몽고는 멀리 있고, 김준 군대는 가까이 있다. 내가 몽고에게 가면 황실을 비우게 된다"며 이장용에게 고민을 토로합니다.

이장용 대감은 우선 도방의 실세인 김준을 달래려면 김준에게 높은 벼슬을 내려야 한다고 원종에게 건의해 만조백관이 모인 장소에서 김준에게 "교정별감(도방 주인), 문하시중(오늘날 국무총리) 그리고 태왕후(왕족?)"의 벼슬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도방의 주인자리는 최항의 아들 최의가 최양백과 함께 죽은 후 비워져 있었는데 이번에 김준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한가지 달라진 사실은 지금까지 도방의 주인은 도방에서 스스로 정해 황실에 알려주면 그만이었는데, 이번에는 황실에서 도방의 주인자리를 먼저 정해준 사실입니다. 이제 신료들은 김준을 "합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열릴 김준의 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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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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