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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우리 공원묘지길



중량캠핑숲에서 망우리 공원묘지를 거처 사가정 역까지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이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습니다. 중앙선 전철 양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돌아 직진하면 우측에 망우청소년수련관이 있고 그 옆이 중랑캠핑숲 정문입니다.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캠핑숲을 바라보면 어느 쪽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헷갈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약간 좌측으로 어린이 놀이터처럼 보이는 구조물 뒤의 언덕을 오르는 게 정답입니다.


 

 중랑캠핑숲 공원관리사무소

 


이 언덕입구에는 아까시길 150m, 전망대 230m라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강아지풀과 유사한 수크렁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는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금새 갈림길인데, 여기서부터는 우측으로 도토리쉼터 300m 이정표를 따라야 합니다. 막상 나무테크로 만든 도토리쉼터에 오면 이 장소에 대한 알림 대신 참나무 숲이라는 안내문이 길손을 맞이합니다.

 아까시길 이정표

 수크렁

 도토리 쉼터 


 

바로 좌측은 6번 입구로군요. 계속 오른쪽의 숲길을 따라 가면 고구마가 자라고 있는 농지입니다. 이곳 포장길을 가로질러 계단을 내려가면 왕복4차선 대로로 서울(중랑구)-구리시의 경계입니다. 큼직한 해태상이 이를 말해 주네요.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워 조금 가서 나오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GS주유소 앞에 상덕마을이라는 마을표석이 보이는데 우리가 가야할 길은 반대인 우측입니다.

 해태상



도로변의 석물공장에서 만든 사자상이 웅장하군요. 좌측으로 삼봉사 이정표를 따라 들어섭니다. 삼봉사는 우측에 있지만 규모가 적은 것 같아 그냥 지나칩니다. 앞을 바라보면 길이 끝나는 막다른 골목에 전봇대가 보이는데 그 우측 샛길이 바로 망우리 공원묘지길입니다. 이런 공동묘지에 서면 인간의 생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예로부터 출생에는 순서가 있어 먼저 태어나면 형님이고 나중에 태어나면 아우라고 한다지만 사망에는 순서가 없습니다. 후래자(後來者)라도 먼저 죽으면 선사자(先死者)입니다. 따라서 살아 있는 동안 모름지기 남을 괴롭히거나 과욕을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사자상

 망우리 공원묘지

 


과거 글쓴이가 일했던 직장에 소위 악명 높은 기피인물 상관 4인방이 있었는데요. 누구도 이 4인방 이 속한 국(局) 또는 과(課)에는 가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들 상사들이 워낙 아래 사람들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들 4인방 중 공교롭게도 3명이 모두 나이 70세를 넘기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이승에서 워낙 악한 일을 많이 했으니 빨리 저승에 가서 편이 쉬라는 염라대왕의 배려였을까요? 현재 방영중인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에 의하면 하늘나라를 주관하는 옥황상제마저도 인간의 수가 워낙 많아 일일이 그 행동을 모두 챙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끔 억울한 사건이 발생한다고 해요. 위 3인방도 과연 억울하게 죽은 것일까요?

무성한 풀숲사이로 누워 있는 묘지의 주인공들은 자기 나름대로 그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생존 시 젊은 사람들에게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꾸짖으며 당시의 세태를 한탄했겠지만 지금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육신은 한 줌의 재로 변해 차디찬  땅 속에 누워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시 젊은이들도 나이 많은 사람을 고리타분한 기성세대라고 비판했겠지만 지금은 모두 먼저 간 세대입니다. 아직은 추석이 많이 남아서인지 깨끗하게 벌초가 되어 있는 묘지는 그리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먼 훗날 이들 묘지는 결국 자연인 흙에 동화되고 말겠지요.

길은 금방 공원묘지관리사무소로 이어집니다. 그 앞에는 Y자 갈림길입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되지만 좌측 능선길 보다는 우측 <사색의 길>을 따라 갑니다. 망우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사색의 길은 포장된 길이기는 하지만 보이는 것은 무덤뿐입니다. 망우산의 무덤은 공원묘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망우산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시인 박인환 선생도 설산 장덕수 선생(독립운동가)도 이곳에 잠들어 있군요. 86세 노인이 쌓은 국민건강탑을 지나 차분한 마음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노라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Y자형 삼거리

 국민건강탑

 

여기서 사각정 0.5km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갑니다. 사각정은 사람들의 쉼터입니다. 이곳은 구리둘레길이 통과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보루길(관룡탑 0.8km) 이정표를 따르면 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또 Y자 길림길인데 어느 쪽으로 가도 되지만 좌측 시루봉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곧 이어 좌측 아래 관룡탑으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지만 너무 둘러 가는 듯하여 이정표가 없는 길로 직진하듯 방향을 정했습니다. 길을 가면서 좌측으로 한강이 보이기도 합니다. 평탄한 길을 가노라니 T자형 길림길인데 아까 관룡탑을 돌아왔으면 만나는 길입니다.

삼거리 이정표 


사각정

 구리둘례길 이정표  



바로 우측에 동화천 약수터가 있습니다. 약수터를 지나 고도를 높이니 이웃한 용마산과 이어지는 능선사거리 갈림길입니다. 좌측의 전망대에 오르니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과 불암산이 잘 보입니다. 능선 사거리로 되돌아와 시가정역으로 내려섭니다. 길목에는 용마제일약수터가 있는데, 수질검사결과 적합하다는 글씨가 큼직하여 마음에 듭니다. 시원한 생수로 배를 채우고는 중량문화체육관을 뒤로 하니 사가정 공원표석이 반겨주는군요. 여기서 계속 직진하면 서울지하철 7호선 사가정 역입니다. 사가정은 동국통감을 지은 조선의 대표적인 문인 서거정(徐居正)이 호라고 합니다. 오늘 망우리 공원묘지길을 걸으며 인간의 삶과 죽음을 생각해본 매우 차분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강

 전망대에서 본 북한산 및 도봉산 능선

 불암산 및 수락산(우측)

 용마제일약수터 수질검사합격표지

 중랑문화체육관

 사가정 공원표석

 사가정 역
 

《걷기 개요》

▲ 일자 : 2012년 9월 5일 (수)
▲ 코스 : 양원역-중랑캠핑숲-도토리쉼터-구리·서울 경계도로-삼봉사 입구-망우리 공원묘지-공원묘지관리사무소
            -사색의 길-국민건강탑-삼거리-사각정-동화천약수터-능선사거리-전망대 (왕복)-용마제일약수터
            -중랑문화체육관-사가정역 

▲ 거리 : 약 7.5km
▲ 소요시간 : 2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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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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