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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가슴 드러낸 이봉희 역의 김지영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이 제9회부터 아역이 사라지고 성인연기자로 대체되었습니다. 아역들의 연기가 워낙 빼어나 성인연기자들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기우(杞憂)에 그친 듯 합니다. 반면 15년이 지난 후 성인연기자로 바뀌다보니 주인공들도 그 위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천해주(한지혜 분)는 홀로 돈을 벌어 양모인 조달순(금보라 분)과 그 형제들의 생계를 돌보는 억척가장으로서 조달순에게 큰소리를 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해풍그룹 강대평(고인범 분)의 손자 강산(김재원 분)은 외국에서 해양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 천지그룹의 선박건조 감독관으로 화려하게 등장하였습니다. 해풍조선을 천지그룹의 장도현 회장(이덕화 분)에게 빼앗긴 강대평은 선박건조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회사를 되찾으려고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는 중입니다.

천지그룹 장도현 회장댁 집사인 박기출(김규철 분)의 아들 박창희(재희 분)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잘 나가는 검사가 되었고, 의협심이 강하던 윤정우(이훈 분)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지검의 차장검사로 박창희의 상관이 되어 있습니다. 제10회 말미에 장도현의 후처인 이금희(야미경 분)가 강산의 도움으로 천지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천해주를 사무실로 찾아갔다가 해주의 뒷목덜미에 난 흉터(화상)을 발견하고는 놀라는 모습이었는데, 생모와 친딸은 서로 감격의 해후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제9회에서 연출된 어이없는 대화장면을 한번 볼까요? 석유학자인 이봉희(김지영 분)는 윤정우 검사와 오래 전부터 매우 절친한 친구여서 남녀간을 떠나 이봉희는 윤정우 집을 제집 드나들 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비록 두 사람은 친구지간이라고 할지라도 윤정우는 이봉희의 언니 이금희의 전남편인 윤학수(선우재덕 분)의 동생이고, 이봉희는 윤정우의 형인 윤학수의 처제이므로 두 사람은 서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형(사돈)지간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형수의 여동생(이봉희)과 형부의 남동생(윤정우) 사이입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를 의식하지 아니하고 절친한 친구임을 내세워 윤정우-이봉희는 서로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그냥 상대방을 함부로 대합니다. 특히 이봉희는 노골적으로 윤정우를 좋아한다는 내색을 여러 번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봉희는 현재 윤정우의 집으로 방 한 칸을 차지하고 살고 있는데, 윤정우가 형편이 어려운 천해주네 가족을 우선 살게 하려고 방을 비워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이봉희는 지금까지 독신으로 사는 정우에게 반찬을 준비해 가져다 준 게 얼마인데 이제 와서 내쫓느냐며 "만일 그렇게 하면 네 침대로 들어가 함께 자겠다. 나랑 한 침대 쓰고 싶어서 방세 놓는 거지?"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아무리 친구이지만 미혼인 여자가 사돈인 남자에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더욱이 제10회에서는 이봉희가 뜬금없는 노출로 윤정우를 유혹하는 장면을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이봉희가 윤정우와 식사약속장소인 레스토랑으로 나오며 일부러 가슴골이 파진 옷을 입고 나온 때문입니다. 윤정우가 봉희의 가슴에 무관심하자 이번에는 덥다며 가죽상의를 벗어버립니다. 마치 수영복을 입은 것처럼 어깨라인과 가슴골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봉희는 자꾸만 자신의 가슴부위로 손을 가져가며 상대방의 시선을 끌려고 애씁니다. 정우가 석유관련 이야기를 시작하자 봉희는 "이렇게 만나 석유이야기 밖에 할게 없냐"며 역정을 내면서 소리를 꽥지릅니다. 그러면서 살인에는 동기가 있다며 포크를 정우의 얼굴에 집어던지더니 다른 포크를 테이블에 내려치고는 일어나 나갑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내가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아! 어찌 내 가슴에 눈길 한번 안 줘! 나쁜 새끼! 곁눈질이라도 했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뇌까린 것입니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보통의 친구사이라면 이런 정도의 연출은 그냥 해프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봉희는 윤정우에게 이래서는 아니 됩니다. 친구이면서도 사형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드라마의 노출은 자칫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글쓴이는 웬만한 노출에는 관대한 편입니다. <추노>에서 이다해가 노비들에게 쫓겨 겁탈 당하려는 장면에서 치마 윗부분의 가슴부위가 살짝 노출된 적이 있었는데, 일부에서는 과다노출이라고 지적했지만 글쓴이는 그 정도는 위험한 노출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겁탈 당하는 장면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연출이었거든요. 해수욕장이나 비치발리볼 경기를 하는 여성들 그리고 모토 쇼에 가면 레이싱 걸들은 대부분 가슴골을 훤히 드러내고 있기에 노출에 이미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의 노출을 해수욕장 및 모토 쇼의 노출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각시탈>의 경우 이시용 백작부인인 이화경(김정난 분)은 등장할 때마다 정장에 가슴골이 드러난 의상을 입었지만 그 분위기에 적합한 의상이었기 때문에 시청자 누구도 과잉노출이라고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위 이봉희가 일반 레스토랑에서 사돈인 남자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민망한 노출을 한 것은 공중파의 품격을 스스로 저하시킨 수준 낮은 연출이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추노의 이다해                                                          각시탈의 김정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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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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