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추읍산(583m)은 용문산을 보고 읍하는 형상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편, 주민들은 칠읍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맑은 날 정상에서 보면 "읍"이 일곱 개(양근, 지평, 여주, 이천, 양주, 광주, 장호원)나 보인다고 해서 부른 이름입니다.
중앙선 용산-용문구간이 전철화 된 이후 인근의 산을 찾기가 매우 편리해졌는데 추읍산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원덕역은 추읍한 역으로 불릴 정도로 바로 추읍산과 가까이 있습니다. 원덕역을 나오면 오른쪽에 추읍한 1.4km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원덕1리라는 마을표석을 지나면 원덕부동산인데 도로변에 추읍산으로 가는 방향표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왼쪽의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채소가 매우 싱싱해 보입니다. 우측에는 신내천(흑천)이 흐르고 있는데, 개천의 폭이 굉장히 넓어서 마치 강처럼 보입니다. 라고펜션을 지나자 나타나는 이정표에는 추읍산 0.2km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이정표의 거리표시는 추읍산 정상까지가 아니라 추읍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입구를 기준으로 정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산을 답사했지만 이런 방식으로 거리표시를 해둔 것은 처음입니다. 그러나 이는 잘 못된 이정표입니다. 양평군 관계자가 이를 시정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닐하우스 채소
흑천(신내천)
라고펜션
교량에서 가야할 추읍산이 저만치 바라보이는데 두레마을 입구에 설치된 이정표는 추읍산 정상 1.45km, 원덕역 1.44km라고 표기되어 있네요. 신내천변을 따라 50여 미터 들어가면 등산로는 우측의 산기슭으로 이어집니다.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로군요. 등산로도 분명하고 길도 매우 좋습니다. 두 개의 평상용 의자가 놓인 곳이 조망대입니다. 서북쪽의 용문산 남쪽 백운봉의 모습이 매우 우뚝합니다.
교량 뒤로 보이는 추읍산
이정표
등산로 입구
조망대 의자
용문산 줄기의 백운봉
삼림욕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니 이번에는 약수터 갈림길입니다. 약수터까지의 거리가 1.4km인데 산허리를 한참 돌아가야 하며 하산하면서 약수터에 들렀지만 상태가 나빠 음용수로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이 약수터 이정표는 오히려 목마른 등산객을 헷갈리게 하는 과잉친절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800m 남은 추읍산 정상 오르는 길이 매우 가파릅니다. 안전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발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워낙 급경사에 조성된 길이라 길은 지그재그로 이동하면서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삼거리 이정표
안전시설
동쪽으로 이어지던 길이 정상 서쪽의 능선에 붙었다가 다시 동쪽을 향해 갑니다. 헬기장을 지나면 추읍산 정성(583m)입니다. 정상에는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지만 너무 복잡하게 그려져 막상 지나온 길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등산코스도 다르게 표시되어 있으니 정말 성의가 없군요. 두레마을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는 매우 보기 쉬웠거든요. 그러나 아담한 정상표석은 마음에 듭니다. 표석의 모양이 마치 지리산 천왕봉 표석과 유사하군요. 북쪽으로는 용문시가지와 용문산이 한 눈에 보이고, 남쪽으로는 남한강이 흐르지만 희뿌연 안개로 조망이 흐려 선명하지 않습니다.
능선 삼거리 이정표
정상표석과 등산안내도
용문방면 조망
남한강 조망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북쪽의 능선을 따라 갑니다. 방금 지나온 삼거리를 뒤로하고 용문(중성) 등산로 입구 2.43km 이정표를 보고 직진합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가 이외로 매우 부드럽습니다. 갈림길에서 분명한 우측길 대신 약간 흐릿하지만 등산리본이 걸려있는 길을 선택해 직진합니다. 고도를 급하게 낮추는군요. 추읍산 정상 0.65km, 내리원덕역 3.44km, 약수터 0.2km 이정표에서 약간 고민했습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아까 정상을 오르며 만났던 삼거리에 닿겠지만 이후로는 이미 올랐던 길을 거꾸로 내려가야 할 것인데 이는 너무 싱겁습니다.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약수터 0.2km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삼거리이정표
주변이 부스럭거려 정신을 집중하고 보니 염소 세 마리가 몰려 있다가 달아납니다. 염소를 보자 겁이 덜컥 났습니다. 염소는 무서운 동물이 아니지만 행여나 멧돼지가 염소의 냄새를 맡고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산골짜기에서 난 지금 홀로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산 속에서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거든요. 약수터에는 등산리본이 많이 걸려 있어 반가웠지만 약수터 자체는 볼품도 없고 물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등산안내도를 보니 이곳은 질마재이더군요.
황량한 약수터
약수터 아래로 조성된 길을 빠져 내려옵니다. 겨울인데도 초록의 잎을 피운 나무가 있더군요. 공터를 빠져 나오니 이곳이 바로 삼성리입니다. 그렇다면 정상의 북쪽 삼거리에서 보았던 용문(중성)은 어느 방향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1코스로 올라 제2코스로 잘 하산했습니다. 중앙선전철 교각 밑을 통과해 좌측으로 가다가 신내천에서 우측을 바라보면 교량이 보입니다. 수령 400여 년이 되었다는 보호수 느티나무의 위용이 대단하군요.
초록 잎의 나무
보호수 느티나무
삼성교를 건너 좌측 차도로 따라 갑니다. 길섶의 건축물에서 사육하는 몇 마리의 개들이 이방인을 보고 목청을 높여 짖는군요. 한참을 걸어가니 아까 지나갔던 두레마을이 보이고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기니 원덕역입니다. 오늘은 3시간 반 정도의 가벼운 몸풀기 산행을 했지만 도로를 오래 걷다보니 이외로 다리가 피곤합니다.
삼성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11월 30일 (금)
▲ 등산 코스 : 원덕역-원덕부동산-라고펜션-교량-두레마을입구-조망대-추읍산정상-북쪽 능선-약수터(질마재)
-삼성리 보호수 느티나무-삼성교-라고펜션-원덕역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등산지도와 실제등산로표시
추읍산 등산지도(출처http://blog.daum.net/nj790405/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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