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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무료입장)은 한국인의 생활민속문화를 전시하고 체험하며 교육하는 문화공간입니다. 실내에는 세 개의 상설전시실과 두 개의 기획전시실이 있는데, 박물관 정문에는 기획전시실에서 "혼례"에 관한 특별전시를 한다고 크게 홍보간판이 걸려 있어 기대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관리인인 아가씨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이곳은 "사진촬영금지"라고 합니다. 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얼른 카메라를 집어넣었습니다.

박물관 정문의 혼례 홍보선전자료

 혼례에 관한 안내문 

박물관이나 전시장으로 나들이를 가서 사진을 찍다보면 이런 경우를 가끔 경험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례도 더러 있습니다.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는 경우 사진을 마구 찍어서 미리 노출시켜 버리면 입장객이 감소할 수 있어 영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번 모 언론사가 주관한 "인체의 신비전"에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전시회는 사진촬영금지를 곳곳에 붙여 놓아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사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주최측의 촬영금지는 당연하니까요.

그렇지만 입장료도 없는 무료박물관에서 사진을 찍어도 작품을 훼손하거나 지장을 주지도 않는데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경우는 참으로 뜬금 없습니다. 이번 "혼례"전시처럼 사진촬영금지에 관한 아무런 표시도 없어 무심코 사진을 찍는 방문객을 제지해 무안을 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물론 국립민속박물관의 다른 전시관은 사진촬영이 자유롭습니다. 

 혼례용품


외국의 세계적인 박물관의 경우 대부분 플래시를 사용한 사진촬영은 금지하지만 일반사진촬영까지 금지하는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문화재청장을 역임하였고,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펴낸 미술평론가 유홍준이 그의 답사기 제6권 "인생도처유상수"에서 지적한 다음 글이 제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권위주의 시대의 강압통치를 오래도록 경험하여 "출입금지" "사진촬영금지"에 아주 익숙해 있다. 세계 모든 나라의 박물관이 별도의 규제가 없는 한 플래시 없는 사진촬영을 허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진촬영금지를 마치 박물관의 원칙으로 알고 폐광촌의 석탄박물관조차 전시장 입구에 빨간 글씨로 "촬영금지"라고 붙여 놓고 있다.』(자료 : 위 책 97페이지)

언젠가 농협이 운영하는 "농업박물관"에 갔을 때 관람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사진촬영을 금지한 사례를 비판한 적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로 보여집니다. 물론 삼각대를 설치하여 사진촬영을 한다면 관람에 지장을 줄 수 있겠지요. 아무튼 블로그나 카페 등 개인매체가 발달한 요즈음 무료로 박물관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왜 운영당국은 스스로 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쓴이는 여행블로그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여행카테고리에 올리는 글은 적지만 산행후기, 꽃과 식물, 사진, 사찰·성당·교회, 역사·문화·예술, 음식·맛집 등이 모두 이동을 수반하는 여행관련입니다. 따라서 방문하는 곳에는 대부분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처음에는 여행을 좋아 하다보니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주객은 전도되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체득한 부정적인 측면이지요. 따라서 어느 곳에서 사진촬영을 거부당하면 단박 실망입니다. 앞으로 박물관이나 전시관의 운영자는 이런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바랍니다.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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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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