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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산 정상에서의 북쪽조망

동석산 암봉에서의 남쪽조망


동석산 정상 북쪽 능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산의 높이로 그 산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해발고도 1천 미터 이상의 산을 다녀왔다고 하면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전남 강진의 덕룡산(433m)이나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327m) 또는 충남 홍성의 용봉산(381m)처럼 해발 300∼400m급 산을 답사한 이는 이 산을 결코 호락호락하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하려는 진도 동석산(219m)은 동네 뒷산보다도 낮아 해발고도만 놓고 본다면 산 축에도 끼이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 산을 비록 사진으로나마 한번이라도 접해 본 사람은 200m급의 산이 이럴 수가 있을까 하고 놀라게 될 것입니다.

진도의 3대 명산은 보통 첨찰산(486m)과 여귀산(457m) 그리고 동석산을 꼽습니다. 첨찰산과 여귀산이 부드러운 육산인데 비해 동석산은 힘찬 암골미를 드러낸 우람한 바위산입니다. 전남 진도군 지산면 소재 동석산은 산 자체가 거대한 성곽을 연상케 하는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진 채 약 1.5킬로미터 남북으로 이어져 있고, 암릉 중간마다 큰 절벽을 형성하고 있어 경관이 수려합니다. 산세만 본다면 설악산 용아장성릉의 축소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암릉 남쪽에는 심동저수지, 동쪽에는 봉암저수지가 있으며 서해와 남해의 섬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조망처이기도 합니다. 동석산은 우뚝 솟은 암봉인 종성바위에 북풍이 스치면 종소리가 난다 해서 종을 짓는 구리 동(銅)자를 산 이름으로 삼았답니다.

이 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등산하기에 매우 까다롭고 위험한 산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자 진도군에서 안전시설을 잘 설치해 산행경험이 풍부한 이는 무리 없이 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천종사 인근 종성교회에서 바로 주능선을 타고 오르는 코스는 리지전문산꾼의 도움이 없이는 보통사람이 홀로 오르기 위험한 구간이 있다고 하므로 이를 감안하여 일반인들은 천종사코스를 이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서울(사당역)에서 등산버스를 이용해 장장 5시간 반을 달려 산행들머리인 천종사입구에 도착합니다. 벌써 여러 대의 버스가 정차해 있군요. 아무리 도로가 뻥 뚫렸다고는 하지만 서울에서 국토의 최남단까지 달려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등산객들은 종성교회코스팀과 천종사코스팀으로 나뉘었습니다. 글쓴이도 안전을 고려해 천종사코스를 선택했지만 지나고 보니 종성교회코스를 선택하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군요.

 천종사 입구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서 바라본 동석산의 옹골찬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옴과 동시에 주눅이 듭니다. 바위절벽아래 천종사 대웅전이 외롭게 서 있는데 어느 쪽으로 진입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보살님 한 분은 사찰의 왼쪽 길로 올라야 한다고 하는데, 남자스님 한 분은 사찰의 오른쪽으로 올라도 된다고 합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사찰 오른쪽 길은 가장 쉬운(?)길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사찰의 정문에서 왼쪽 길을 선택합니다. 좌측의 종성교회 방면으로 약 50여미터 가노라니 오른쪽으로 진입하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매우 위험한 등산로임을 알리는 진도군수의 안내문은 안전시설을 설치하기 이전에 세운 것이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을에서 바라본 동석산

 천종사 대웅전

 동백꽃

 

 

안으로 들어서니 가파른 계단이 조성되어 있군요. 밑에서 올려다 볼 때는 도저히 길이 없을 것 같았지만 용케도 암봉의 안부로 등산로가 연결된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고개를 들어 좌측능선을 보니 종성교회에서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아찔하게 보입니다. 바로 옆에 미륵좌상이 있다는 이정표가 있는데, 실제로 보니 미륵불을 발견하기 어렵군요. 종성바위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일품입니다.

 종성교회에서 오르는 산꾼들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암릉탐험이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바위의 경사면을 오르는 모습이 마치 거미가 바위에 붙어 있는 듯 합니다. 그렇지만 로프와 갈고리 등 안전시설이 잘 설치되어 있어 암봉까지 오르는데 무리는 없습니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과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진 진도의 산하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북쪽으로 보이는 칼날능선은 우회할 구간입니다.

 가야할 능선

 거미 같은 등산객들

 뒤돌아본 능선


 


 

 가야할 능선(칼날바위 우회)
  



이제 가파른 암봉을 내려서 칼날능선을 우회하여 다시 안부로 오릅니다. 안부 위 꼭대기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산세도 빼어나고 방금 지나온 벼랑길을 내려서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곡예사 같습니다. 북쪽으로 소나무가 보이는 봉우리가 동석산 정상입니다.

 뒤돌아본 칼날능선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표석의 크기와 디자인 그리고 위치가 주변산세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표석의 중요성을 잘 아는 전문가가 현지의 지형과 산세를 고려하여 정말 이상적으로 세운 모범표석입니다. 표석을 넣어 가야할 동석산의 암봉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음은 정말 기분 좋습니다. 다만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바람에 제대로 구도를 잡지 못하고 대충 찍고 말았습니다. 표석의 해발고도는 219m로 표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료에 240m로 적고 있어 글쓴이도 이에 따릅니다.

 동석산 정상표석

 가야할 북쪽능선

 

정상을 뒤로하고 북쪽으로 계속 발걸음을 옮깁니다. 능선을 따라 가니 우회하도록 지시가 되어 있어 바위아래서 우측으로 들어섭니다.(바위 아래로 가기 전 좌측으로 우회는 길이 있지만 이 길을 이용하면 너무 싱겁습니다). 우측사면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안부사이를 통과해 좌측의 경사면으로 연결되는데, 암벽에 진달래 나무 한 그루가 화사한 꽃을 피우고 있어 정말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암벽의 외로운 진달래



여기서 좌측에 조성된 길로 가다가 위로 오르면 암릉구간은 끝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팔과 다리에 힘을 주어 올라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합니다. 오래 전부터 답사하고 싶었던 동석산의 암릉을 드디어 밟아 보았다는 감격이지요.


 

가야할 마지막 바위구간

 뒤돌아본 길


 


 

이제부터 등산로는 암팡진 암릉구간이 끝나고 평범한 바닷가의 야산으로 변합니다. 큰 헬기장을 지나 간간이 반겨주는 진달래를 뒤로하면 큰애기봉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120m 거리의 큰애기봉은 진도의 남서쪽 세방낙조의 조망대이기도 합니다. 뱃사공 총각을 기다리는 순박한 어촌 처녀 순이의 애달픈 사연을 간직한 큰애기봉의 전설을 읽으며 바다 위에 떠 있는 손가락 바위 및 발가락 바위 등 기기묘묘한 자연의 조각품을 감상합니다.

 가야할 애기봉


 


 

 큰애기봉

 세방낙조 전망대

 

갈림길로 되돌아와 우측 세방낙조로 하산합니다. 가파른 경사면에는 동백나무군락지로군요. 임도를 건너 긴 나무계단 길을 내려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세방마을입니다. 오늘 산행에 3시간 남짓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후 배낭에서 물을 한번도 꺼내지도 않았네요. 동석산 남북주능선을 전부 답사하지 않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셋방낙조 전망대에서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참 행복한 날입니다.

 긴 나무계단

 세방낙조 주차장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4월 7일 (일)
▲ 등산 코스 : 천종사입구-천종사-종성바위-칼날능선(우회)-동석산-헬기장-세방낙조삼거리
                     애기봉(왕복)-세방마을(세방낙조 휴게소)

▲ 산행 거리 : 약 5.5km 
▲ 소요 시간 : 3시간 10분
▲ 산행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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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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