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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로산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산군
 



경남 밀양시 단장면과 양산시 원동면의 경계에 위치한 향로봉(727m) 및 밀양시 단장면 소재 백마산(776m)과 향로산(976m)은 영남 알프스 산군 중 천황산(1,189m)과 재약산(1,108m) 남쪽, 밀양호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숨은 명산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밀양호를 휘감아 도는 1051번 지방도와 영포천을 따라 남북으로 달리는 51번 지방도가 만나는 고점교 인근 고점마을입니다. 마을의 전원주택단지는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잘 사는 마을 같습니다. 성불사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들어가면 부처님 궁전이라는 성불사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사찰 우측의 등산로로 들어가기에 바빠 경내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숲 속으로 접어드니 바로 턱이 땅에 닿을 듯한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산에 오르며 가장 힘든 경우가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몸에 땀이 나기도 전에 맞이하는 급격한 오르막을 오르며 자칫 페이스 조절에 실패할 경우 체력안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불사 입구

 화사한 야생화

 전원주택

 성불사



다행히도 급경사 오르막은 금새 끝나고 편편한 길과 오르막이 지루하게 반복되다가 드디어 향로봉(香爐峰, 727m)에 다다릅니다. 그러나 산경표에도 나와 있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향로봉에는 정상표석도 없이 어느 등산매니아가 붙여 놓은 이정표가 전부라서 실망스럽습니다. 향로봉까지 오면서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었던 것도 유감입니다.

 초록의 숲 길

 향로봉 정상 

 

향로봉을 내려서서 583봉을 거쳐가는 데 송전철탑 건설공사로 파헤쳐진 곳이 보입니다. 능선을 따라 가노라니 또 다른 공사장이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공사에 대해 별 생각이 없이 그냥 산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버드리마을 2.44km, 백마산 1.13km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착하고 농성중인 주민들을 발견하고서야 이곳이 최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밀양의 한전송전철탑 건설공사현장의 주민반대 시위장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전소를 건설하면 송전철탑은 바늘에 실 가듯 필요한 시설인데 왜 사전에 원만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 의아스럽습니다.  

 583봉 공사장

 능선 공사장

 세 번째 공사장

 농성중인 현장 

 

다시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등산로 주변에 남아 있는 돌 축대의 흔적은 백마산성이라고 합니다. 현지에 안내문이 없어 누가 언제 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기록은 없지만 임란 때의 피난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돌로 쌓았으며 서편은 40~50m 절벽이고 성 둘레 약 1.5㎞, 높이 3m, 폭 1.5m로 성벽은 거의 허물어지고 잡목이 우거진 사이를 석축이 띠처럼 둘러져 있다"고 소개되어 있군요.

 기이한 나무

 백마산성 흔적



백마산(776m)에는 정상표석과 향로산 백마봉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10만 도로지도에도 백마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향로산 백마봉"이라는 이정표는 불필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실 이곳은 남쪽의 밀양호를 잘 볼 수 있는 조망의 명소이지만 희뿌연 가스로 인해 밀양호와 그 주변 산들은 겨우 그 형체만 식별할 수 있어 정말 아쉽습니다.

 백마산 정상

 희미하게 보이는 밀양호

 흐릿한 조망

 정상 이정표 

 

이제 마지막 목표인 향로산을 향하여 갈 차례입니다. 거리가 1.96km이기에 1시간은 걸어야 할 듯 합니다. 달음재를 지나 향로산 정상의 암봉에서 위로 바로 치고 오릅니다.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백마산 능선과 송천철탑 공사현장 아스라이 보입니다. 우측으로는 재약봉과 코끼리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암봉 위에 세워진 늠름한 정상표석을 보며 힘겹게 오른 산의 보람을 느낍니다. 날씨만 좋으면 영남알프스 산군도 보이겠지만 하늘을 탓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은 압권입니다.

 달음재

 향로산 정상암봉

 지나온 백마산

 향로산 표석

 지나온 백마산

 백마산 능선

 가야할 사자평 방면능선  



이제 정상에서 되돌아서서 사자평 이정표를 따라 재약봉 방면으로 갑니다. 사자평은 재약산의 동남쪽에 위치한 대평원을 말합니다. 긴 능선을 따라 걷습니다. 다행히도 하산로는 능선의 산봉으로 연결되지 아니하고 거의 일직선으로 우회하도록 조성되어 있어 쾌재를 부릅니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는 하산길에 다시 오르막이 나타나면 맥이 빠지거든요. 우리는 능선 안부 사거리에서 우측의 장성마을로 탈출해야 하는데 능선 길을 아무리 가도 직진 방향의 재약봉과 좌측의 표충사 이정표만 보일 뿐 우측으로 빠지는 길의 이정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안부 사거리처럼 보이는 곳에서 우측으로 희미한 하산로가 보이기는 했지만 산악회선두그룹이 이 길은 매우 가파르고 위험하다며 재약봉 방면으로 계속 직진하라는 안내문을 적어 놓았더군요.

 사자평 이정표

 능선 이정표(사자평과 표충사 방면만 표기)




다행히도 그 다음 안부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는 제법 또렷한 길을 만났는데, 왜 이곳에 장성마을하산로라는 이정표 하나 없는지 실망스럽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도의 능선에서 해발고도를 낮추는 작업이 보통이 아닙니다. 비탈진 경사면을 조심조심 내려와 계곡에 닿았지만 마을은 나타날 조짐을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지루한 길입니다. 능선에서 내려온 지 거의 1시간만에 벽화가 있는 장성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입구에 슈퍼가 있어 간단한 식사와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음도 등산객으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영포천 맑은 물에 땀을 씻으니 비로소 피로가 풀리는군요. 오늘 산행에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먼 거리 산행에 다소 피곤했지만 그래도 밀양과 양산의 숨은 명산 3개를 답사한 것은 매우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바위채송화

 동쪽의 산세

장선마을의 벽화

 날머리 슈퍼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 등산 코스 : 고점 전원주택단지-성불사-향로봉-583봉-안부사거리-백마산성-백마산-달음재-향로산
                    -사자평 능선 방향-전망바위-안부사거리-장선마을(슈퍼)

▲ 산행 거리 : 약 14km
▲ 소요 시간 : 6시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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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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