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내면에서 양양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를 타고 북상하다보면 구룡령이 나옵니다. 이 구룡령은 민족의 대동맥인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길목입니다. 백두대간은 여기서 서쪽으로 갈전곡봉을 거쳐 점봉산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는 약수산과 응복산(1,360m)을 지나 오대산으로 연결됩니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소재 조봉(1,182m)은 응복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지능선 상의 최고봉으로 미천골 자연휴영림을 품고 있는 때묻지 않은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미천골 계곡 자연휴양림 내 제2야영장입니다. 휴양림 내에 도로를 잘 조성해 대형버스가 접근할 수 있습니다. 붉은 색 교량 옆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연이어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다른 사람의 산행기를 통해 사진을 볼 때 길이 매우 희미하고 위험하게 보였지만 실제로 걸어보니 등산로도 뚜렷하고 위험한 곳은 전혀 없습니다. 또 반듯한 등산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우려도 없습니다. 야영장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2.8km이지만 워낙 오르막 일변도여서 무리를 하면 안 되는 구간입니다.
이정표
반듯한 이정표
등산로 주변의 숲이 매우 울창해서 조망을 할 수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아직도 무더위가 남아 있는 계절에 그늘 속을 걸을 수 있음은 다행입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1시간 50분 만에 조봉 정상(1,182m)에 올랐습니다. 자연휴양림 측에서 만든 조봉(祖峰) 안내문이 반겨줍니다. 북쪽으로 분간할 수 없는 산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군요.
고목
살짝 보이는 조망
조봉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이름 모를 산
정상에서 미천골정으로 하산합니다. 길은 오로지 외길이어서 헷갈릴 염려는 없습니다. 다시금 지루한 하산길(거리 3.37km)이 시작됩니다. 중간에 큰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터지는 조망을 감상합니다. 주변의 산들이 모두 해발 1천 미터가 남는 고산들이라 보기만 해도 첩첩산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람하게 생긴 영물 금강소나무를 지나 다리에 점점 힘이 빠진다고 생각한 순간 드디어 미천골의 정자에 도착합니다.
하산길 이정표
조망터
미천골정
정자 옆 계곡 맞은 편에는 높이 70m 규모의 상직폭포가 있는데, 지금은 물길이 가늘어 폭포로서 볼품은 없습니다. 여기서 미천골을 따라 걷습니다. 숲 속의 집 제3지구와 오토 캠핑장을 지나면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제2야영장입니다. 미천골은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곡의 물 속으로 들어 가보니 물이 워낙 맑고 깨끗하여 바닥의 돌멩이가 전혀 미끄럽지 아니합니다. 오염된 물이 흐르면 불순물로 인해 바닥이 미끄럽고 부유물이 떠오르거든요. 오늘 널널한 산행에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볼품 없는 상직폭포
오토캠핑장
산악회에서 5시간 20분의 시간을 주어 남은 시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캠핑장의 침상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등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냅니다. 안내 산악회를 따라 단체로 산행을 와서 이토록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이런 곳에서 캠핑을 한다면 그야말로 힐링(healing)이 될 것입니다. 산행이 어려운 이는 계곡 안쪽 약 5km 지점에 위치한 불바라기 약수터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습니다. 문제는 귀경길입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에 막판 휴가자들이 몰려들어 주차장으로 변해 그냥 서 있는 바람에 미천골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 버스는 서울 사당역에 밤 11시 40분 경 도착했습니다. 무려 7시간 정도 소요된 것입니다. 집으로 갈 때 지하철이 끊겨 택시를 타야했지만 조봉의 미천골에서 보낸 한나절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8월 25일 (일)
▲ 등산 코스 : 휴양림 제2야영장-세능선길-조봉정상-남쪽능선-미천골정-제2야영장
▲ 산행 거리 : 약 7km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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