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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는 인접 광주시와의 경계지점을 중심으로 성남시계 능선일주등산로를 조성했습니다. 남한산성의 서쪽 청량산에서 남하하는 산줄기는 검단산(535m)∼망덕산(506m)∼영장산(414m)∼불곡산(335m)으로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성남시계등산로인 영장산∼불곡산을 종주할 계획입니다.

서울인근 산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서울 선릉역에서 분당선 전철을 타고 모란역에서 내렸는데요. 그런데 변두리 역이라 출구가 하나뿐일 것으로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습니다. 모란역은 성남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출구가 여럿 있었기에 어디로 나가서 31-2번 버스를 타야 할지 앞이 캄캄했습니다. 마침 승객안내를 하는 노인에게 이배재고개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이배재고개를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개남쪽인 갈마터널을 간다고 말했더니 6번 출구로 나가라고 합니다.

 성남시가 자랑하는 사랑나무 연리지



6번 출구의 버스정류장에서 운행버스를 확인해보니 31-2번은 보이지 않고 31-3번 버스가 보여 행선지를 확인하니 이배재고개로 간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배차간격이 10∼20분이라지만 상당히 오래 기다려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내반송을 듣고는 이배재고개에서 하차해 비로소 안도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홀로 하는 산행은 등산들머리만 잘 찾아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니까요.

고갯마루에는 남한산성 등산로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남쪽으로 매우 가파른 계단을 오릅니다. 오른쪽으로 살짝 조망이 터지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뿌옇습니다. 송전철탑을 지나 한참 걸어가자 성남시가 자랑하는 사랑나무 연리지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자연의 조화라지만 이  연리지는 정말 잘 생겼습니다. 

 이배재고개 등산로입구


 


 

 연지지


 


 

연리지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니 갈마터널(갈마치고개) 위를 지나갑니다. 동물의 이동통로를 조성해 두었군요. 여기서 영장산까지의 거리는 약 4km입니다. 조금 더 가니 돌무더기 이정표가 있는데, 뒤쪽에 고불산 정상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10만 도로지도에도 산 이름이 없기에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이정표는 참 잘 되어 있습니다. 정자와 운동기구가 있는 섬말쉼터를 지나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깁니다. 통나무로 조상한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영장산(414m)인데, 반듯한 표석이 서 있군요.


 

 갈마치고개


 


 

 고불산 이정표


 



 


 

 


정상에서 남쪽의 태재고개까지는 6km를 가야하니 매우 먼 길입니다. 가파른 길을 내려와 새마을연수원 갈림길인 거북터를 지나자 능선 좌측으로 주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광주시에서 산의 능선까지 주택단지를 조성한 듯 보여집니다. "율동 뒤 능선" 삼거리에서 새마을고개방향으로 가노라니 좌측으로 시야가 터지고 다양한 집들이 많이 보입니다. 골프연습장과 공동묘지를 지나니 태재고개입니다.


 


 


 


 

 골프연습장

 묘지

 태재고개



그런데 이 고개를 지나 불곡산으로 가는 길을 찾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양쪽의 능선을 연결하는 길은 개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도로가 복잡하고 맞은편 능선도 분명치 않아 매우 헷갈립니다. 영장산 능선 출구인 주유소에서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다시 우측으로 갔습니다. 음식점 좌측으로 길이 보여 들어갔지만 마지막 묘지에서 길이 끊깁니다. 묘지 끝 희미한 길의 흔적을 찾아 약 10미터 내려오니 차도입니다. 여기서도 어디로 진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12km의 산길을 걸었기에 그만 불곡산 답사를 포기하려고 생각한 순간 배낭을 든 한 여성이 집에서 나옵니다. 불곡산 가는 길을 물으니 이웃 "킹크랩 대게 집" 맞은 편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정말 구세주를 만난 것입니다. 이리하여 불곡산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방장산과 불곡산을 이어서 답사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왜 태재 고갯마루에서 이정표가 단절되는지 무척 아쉽습니다.

 불곡산 등산로 입구의 음식점

 등산로 입구

 

형제봉에는 불곡산 시(詩) 길을 조성하고 군데군데 시를 붙여 놓았네요. 점점 다리가 무거워 지려는 순간 정자가 있는 볼곡산((佛谷山, 335m) 정상입니다. 태재에서 2km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산의 이름이 경기도 양주의 진산(鎭山)인 불곡산(470m)과 똑 같아 종종 혼동되기도 합니다.

 형제봉 불곡산 시(詩) 길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분당선 오리역 인근인 "구미동"까지의 거리가 3.7km로군요. 하산로에 이상한 장애시설물이 있어 안내문을 보니 산악오토바이 출입에 따른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설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곳까지 산악오토바이가 출몰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 시설물은 역설적으로 등산객의 안전에는 방해가 되는 장애물입니다. 등산객들이 조심조심 피해야 하니까요. 물론 오토바이가 지나다니지 못하도록 하여 등산객을 오토바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솔직히 이런 시설물은 등산로 입구에 설치하여 산악오토바이의 출입을 막는 게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능선의 정자는 성남시내 조망대이지만 날씨가 너무 뿌옇게 변해 주변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불곡산에서 오리역으로 가는 등산객도 있을 텐데 이정표는 구미동뿐입니다. 또 때로는 갈림길에서 구미동이 사라지고 특정 건축물의 이름이 나오니 이곳을 처음 찾은 이방인은 당황하게 됩니다. 2∼3차례 산책을 나온 주민에게 길을 물어 불곡산 삼림욕장으로 나왔습니다. 여기서 오리역으로 가는 길도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했습니다. 오리역에 도착하자 매우 녹초가 되었습니다. 크게 굴곡이 없는 산행이었지만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18km이상을 걸었거든요. 오리역의 화장실이 공사중이라 폐쇄되어 세수도 하지 못한 채 수건으로 땀만 딱은 후 지하철을 승차해 혹시 주변사람에게 고약한 땀 냄새가 날 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불곡산의 동쪽 문형산(497m)을 답사해야 하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8월 28일 (수)
▲ 등산 코스 : 이배재고개-연리목-갈마치고개-고불산(?)-영장산-새마을고개-태재-형제봉-불곡산
                    -구미동(불곡산 삼림욕장)-오리역

▲ 산행 거리 : 약 18km
▲ 산행 시간 : 6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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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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