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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의 소나무

경기도 포천시 소흘면과 내촌면의 경계에 위치한 죽엽산(竹葉山, 622m)은 광릉수목원 북쪽에 인접한 산으로 한북정맥 상에 있어 정맥을 종주하는 분들이 찾는 산입니다. 보통의 지도(지형도)에는 죽엽산으로 표기되고 있지만 포천시지 및 대동여지도에는 주엽산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촌면 진목리의 마을이름이 죽엽산마을이라 글쓴이는 산 이름을 죽엽산이라 표기합니다. 죽엽산은 남북으로 이어 내린 토산으로 별 특징은 없지만 광릉수목원이 인접해 있고 임업시험장이 있어서인지 능선의 소나무 숲이 좋습니다.

그런데 포천시 내촌면 방향에서 산행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포천내촌행 시외버스(요금 4,500원)를 타고 내촌(삼거리)에서 하차했습니다. 등산객 하나가 인근 치안센터(파출소)에 들러 죽엽산 가는 길을 물었는데, 경찰관은 동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답니다. 내촌 동쪽의 산은 죽엽산이 아니라 주금산(813m)이기에 발음이 엇비슷한 산 이름을 착각한 탓이지요.

죽엽산은 서쪽의 능선에 보이는 산이라 서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포천으로 이어지는 8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우측의 내촌교를 건너면 내2리고장촌 버스정류소입니다. 조금 더 직진하면 좌측에 죽엽산 마을인 진목3리 입구라는 대형표석이 길을 안내합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등산개념도에 나와 있는 진목3리 마을회관입니다. 마을표석에는 죽엽산 마을의 유래가 적혀 있군요. 약 500년 전 조선시대 이지함이 포천현감(시장)으로 재직 시 매년 수해가 발생하여 흉년이 들자 이지함 현감이 마을뒷산에 올라 대나무 잎으로 샘물을 덮은 후부터 수해가 사라져 죽엽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죽엽산마을 가는 길(직진)


 


 

죽엽산 마을회관


 

그런데 마을회관 주변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산행들머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을사람에게 물어봐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없고 보통 산에 가면 흔하게 붙어 있는 등산객의 리본도 보이지 않습니다. 히미기고개로 가려면 북쪽으로 가야하기에 북쪽으로 조금 가서 현지 농부에게 길을 물어보니 등산로가 없다고 하면서 남쪽으로 내려가 참나무쟁이 쪽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내촌에서 버스를 내린 지 거의 1시간만에 참나무쟁이에 왔습니다.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자동차도 다니는 길을 따라 걸어가다 교량을 건넙니다. 계곡의 물은 보이지 않는데 상수도취수원이라 출입금지를 알리는 게시판이 보이는군요. 안쪽은 전원주택 같은 집들이 서너 채 보이고 지금도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 정말 상수원보호구역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참나무쟁이 입구

상수원보호지역


 

 안쪽 전원주택

 

그런데 계곡으로 들어서자 희미한 등산로가 보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오래 전에 사람이 다닌 흔적은 있지만 최근에는 통행이 거의 없었던 듯 하네요. 그러고 보면 이곳 참나무쟁이도 정상적인 죽엽산 등산로는 아닌 듯 보여집니다. 잡목을 헤치며 씨름하다가 드디어 지능선에 오르니 비로소 분명한 등산로가 나타납니다. 능선에 몇 그루 보이는 소나무가 귀공자를 닮았군요. 산불이 났는지 불에 탄 고사목도 보입니다. 하늘을 향해 뻗은 잣나무 숲을 지나 남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도착해 우측으로 조금 가니 특이하게도 국립건설연구소가 세운 소삼각점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삼각점은 국토정보지리원(舊 국립지리원)이 세우거든요. 지도상으로 601봉 같은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잣나무

 국립건설연구소 삼각점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희미한 헬기장을 지나 남쪽 능선상에 가장 높은 봉우리에 왔지만 죽엽산 정상을 알리는 아무런 표식과 이정표가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을 때 목판으로 만든 정상이정표가 있었지만 누군가 제거한 듯 합니다. 산악회 총대장이 조그만 돌에 죽엽산 표시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죽엽산 주능선은 한북정맥이 통과하는 곳임에도 겨우 등산리본만 간간이 보일 뿐 이정표가 전혀 없는 것을 보면 이 산에 오르기를 원치 않는 세력이 있는 듯 합니다.


 

 죽엽산 정상

 임시로 만든 정상표석

 

다음 봉우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한북정맥이 통과하는 길이라 하산로가 매우 분명합니다. 임도에서 좌측으로 100여 미터 가다가 다시 우측의 숲 속으로 접어듭니다. 이미 단풍은 절정기를 지난 듯 색이 많이 바래 보입니다. 광릉분재 예술공원을 도로로 나오니 비둘기 고개입니다.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점심특선으로 연탄불고기백반(1인당 8,000원)을 판다는 음식점이 보여 안으로 들어갑니다.


 


 


 


 

 점심을 먹은 집

 불고기 백반이지만 불고기는 적고 제육이 많음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내촌에서 참나무쟁이까지 1시간을 헤맸기에 실제 산행은 3시간 남짓 정도입니다. 정상에서 충분히 쉬었거든요. 포천 죽엽산은 10만 도로지도에도 고딕체로 인쇄된 매우 중요한 산인데 들머리 찾기도 어려웠고, 산행을 하는 동안 이정표 하나 발견하지 못해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차라리 완전 입산통제를 하든지 아니면 이정표라도 좀 붙여두는 게 이 산을 찾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일 듯 합니다. 점심을 먹고 86번 도로변으로 나와 의정부행(의정부역) 버스를 타니 교통카드 기본요금(1,050원)으로 승차가 가능하네요. 시외버스보다는 요금이 저렴하여 참 좋습니다. 도로변으로 나오는 길목에는 폼 나는 음식점과 카페가 다수 보이더군요. 

 카페

 음식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11월 5일 (화)
▲ 등산 코스 : 포천내촌삼거리-내촌교-죽엽산 마을회관-참나무쟁이-잣나무군락지-601봉-죽엽산-570봉
                    -송림지대-비둘기고개-직동리 연탄구이집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서울동강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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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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