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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남 역의 한주완                                    백지화 역의 한혜린 

▲ 재미로 풀어보는 등장인물들의 이름

지금까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왕가네 식구들 >처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희화적으로 지어진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름만 보면 그 사람의 현재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운명이 보여지는 듯 합니다. 가장인 왕봉(장용 분)의 처 이앙금(김해숙 분)은 가슴속에 무슨 앙금이 그리 많은지 딸과 사위를 편애하는 이상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녀 왕수박(오현경 분)은 이름처럼 외모는 반반하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어머니와 아내로서는 정말 꽝이며, 차녀 왕호박(이태란 분)은 호박처럼 물러터지고 순수하면서도 생활력이 무척 강한 억척 여성입니다. 3녀 왕광박(이윤지 분)은 이름과는 달리 사랑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숙맥이며, 4녀 왕해박(문가영 분)은 고3으로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그야말로 왕씨 집안의 보물입니다. 아들 왕대박(최원홍 분)은 공부보다는 인생살이에 통달하여 앞으로 대박날 지 모르겠군요.

왕수박의 남편 고민중(조성하 분)은 아내와 장모로부터 구박을 받아 아내와 이혼하고 첫사랑 오순정(김희정 분)과 재결합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인물이지만 정작 본인은 가정을 지키려는 의리파이며, 오순정은 과거 언니 때문에 집안이 풍지박산이 나자 고민중을 버리고 19살 연상의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간 죄를 뉘우치며 고민중과 그의 아버지 고지식(노주현 분)에게 잘 해주려는 순정파 여성입니다. 왕호박의 남편 허세달(오만석 분)은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 허세만 부리는 엉터리이며, 여동생 허영달(강예빈 분)도 허영심에 빠져 명품 백만 좋아하는 속빈 강정입니다. 세달의 어머니 박살라(이보희 분)는 자신이 박살날 줄은 모른 채 항상 사돈댁만 박살내겠다고 소리치는 허풍쟁이입니다.

왕수박-고민중 부부의 아이들은 애지와 중지이며, 왕호박-허세달 부부는 신통(이태우 분)과 방통(홍형택 분)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오순정이 데리고 있는 딸은 구미호(윤송이 분)인데 어리지만 남자꼬시는 데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 왕광박의 연애코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왕호박이 남편과 어머니가 속을 썩힐 때마다 찾는 체육관의 관장은 호남형(최재웅 분)이며, 왕수박이 만난 자칭 부동산사업가라는 남자는 허우대(이상훈 분)로, 겉으로 허우대만 멀쩡했지 실제로는 사기꾼처럼 보여집니다. 허세달의 내연녀 은미란(김윤경 분)은 발음이 "은밀한"과 동일하여 부모 몰래 은밀히 연애를 즐기는 신세대여성입니다. 

 

▲ 최상남의 맞선녀 이름이 백지화라고?  

최상남(한주완 분) 은 남자중의 상남자였지만 양가집안으로부터 애인 왕광박과의 청혼이 거절되자 지금은 될 되로 되라는 심정으로 맞선녀 백지화(한혜린 분)를 만나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루하게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두루 살펴본 것은 상남의 맞선녀 이름에 드라마의 전개방향을 암시한 듯 하여 이를 연결시켜보려는 것입니다. 지금 최상남은 왕광박과의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 최대세(이병준 분)가 주선한 맞선녀 백지화와 결혼을 서두르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상남의 마음에는 광박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이모 오순정이 양가 상견례를 앞두고 상남에게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지말고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라고 종용합니다. 오순정은 상남의 표정으로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상남이 광박과 연애할 때는 귀가하면 항상 웃고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그렇지만 백지화와 데이트를 하고 와서는 언제나 우울한 얼굴입니다. 오순정 자신이 가정형편으로 인해 첫사랑 고민중을 버리고 마음에도 없는 돈 많은 연상의 남자와 결혼한 전력이 있기에 상남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이지요.

상남으로서는 자기의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중졸이라고 반대하는 광박의 집안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는 스스로 물러서고 말았습니다. 광박이 자신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고 상남앓이에 빠진 것을 알지만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기에 몰래 광박과 도망을 갈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상남이 광박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고 비난하지만 실제로 상남의 입장에서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격언처럼 광박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반면 맞선녀 백지화는 상남의 학력과 부모 이혼을 알고서도 남자 하나만 반반하면 좋다고 하여 결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왜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들은 아무 여자하고 결혼하려 하는지 그 심리를 잘 모르겠습니다. <오로라 공주>에서도 오로라(전소민 분)로부터 버림받은 설설희(사하준 분)가 부모가 소개해준 박지영(정주연 분)과의 첫 만남에서 묻지마 청혼을 할 정도로 혼인을 서둘렀고 그 이유는 부모가 좋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고민중도 오순정이 매몰차게 떠나자 사랑하지도 않는 왕수박과 3개월만에 결혼해 지금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최상남도 현재 이와 유사한 심리입니다. 아버지가 소개한 백지화를 보고는 "나에 대해 모두 알고도 거부감이 없었다"고 하면서 결혼을 하기로 작심한 것입니다. 누나 광박의 실연에 화가 난 동생 대박은 상남을 만나 "결혼을 축하한다"고 비아냥거린 뒤 "사랑이 그런 거라면 나는 사랑 안 한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상남은 백지화에게 결혼하면 가정에 충실하겠지만 가끔 먼 곳을 바라보더라도 이유는 묻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군요. 실제로 상남은 백지화와 함께 길을 가다가 전시된 신부드레스를 보고는 광박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이처럼 상남도 광박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상남으로서는 광박이 하루빨리 자신을 잊고 새 출발을 하도록 더욱 매정하게 행동합니다. 드디어 상남은 광박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나깨나 상남의 전화를 기다리던 광박은 울음을 멈추고 전화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목소리는 기대와는 전혀 딴판입니다. 상남이 "이 전화가 마지막 전화가 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광박은 보고 싶으니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애원하였지만 상남은 매정하게 나옵니다. "난 보고 싶지 않다. 난 연애 선수다. 어떤 여자고 1개월 이상 안 만난다. 벌써 다른 여자 만난다. 나 같은 거 잊어라. 울고불고 짜지 말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넘어지지 말고 뒤돌아라보지 말고 가라. 어디서든 우연히 만나면 나 같은 놈 따귀나 한 대 때리고 잊어버려! 잘 있어!"라고 최후 통첩을 합니다. 그런 다음 상남은 서로 교환해 보관 중이던 광박의 초등학교 일기장, 사진, 그리고 커플링 등 소중한 물건들을 택배로 광박에게 보내고 말았습니다. 메모지에는 결혼한다는 말과 함께. 광박은 상남의 사진을 불태우며 눈물짓는군요. 다른 남자들은 헤어지고도 술 먹고 가끔 전화를 한다면서 그간 상남의 전화를 기다린 광박에게는 청천벽력입니다.

드디어 상남의 양가 상견례일입니다. 순정은 상남에게 상견례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으니 지금 다시 재고하라고 하지만 상남은 이미 광박과는 끝난 사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순정은 광박을 찾아가 상남이 곧 결혼할 것이라고 알렸는데 행복해라고 전해달라던 광박이 몇 걸음 옮기다가 그만 실신하고 말았습니다. 상남의 아버지 최대세는 이번 상견례에서 결혼식 날짜를 잡기로 백지화의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광박의 졸도는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50부작인 <왕가네 식구들>이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돈 상태(26회 방영)에서 왕광박-최상남 부부의 탄생은 시기상조이기에 향후 최상남의 두 여자인 광박과 백지화의 삼각 러브라인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 상남과 백지화의 결혼은 그야말로 여자의 이름처럼 백지화 아니면 실패하게 되고, 광박-상남의 커플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주문일까요? 이상은 백지화라는 묘한 이름을 보고 글쓴이가 상상한 예상 전개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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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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