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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설희 역의 서하준



인기리(?)에 방영중인 <오로라 공주>가 막판까지 이런 식으로 전개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설설희(서하준 분)가 황마마(오창석 분)에게 자신의 간병을 요청하고 오로라(전소민 분)의 묵인하에 마마가 이를 수락하면서 로라의 집에서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 것은 예고편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동거라는 말은 비록 환자치료 목적이기는 하지만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현재의 남편과 이혼한 남편이 부자유스러운 동거를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아무튼 설희는 마마의 적극적인 간병(재활훈련 필요)덕분에 1년 만에 혈액암 4기에서 기적적으로 관해(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옴)되었고, 뇌출혈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던 다리도 거의 완치되었습니다. 일찍이 설국(임혁 분)이 밤중에 깨어나 대수대명(代數代命)이라고 외쳤는데, 이는 "수명을 대신하고 명을 대신한다"는 뜻으로 애견 떡대가 죽음으로써 설설희의 병이 치유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설희-로라 부부와 마마는 부모를 만나 샴페인을 터트렸고, 설국은 마마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설희의 건강회복만을 위해 세 사람 모두 전력을 다 했으면 이제는 이 부적절한 관계를 정리해야 도리입니다. 마마도 자신이 떠날 차례임을 알고는 짐을 챙깁니다. 설희는 로라에게 "형님 보낼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온다"고 하는군요. 설희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 때만해도 마마는 두 사람의 곁을 떠날 것으로 보였습니다. 설희는 "우리를 떠나서 형님이 살 수 있겠느냐"고 또 걱정을 하는데, 참으로 걱정도 팔자입니다.

마마가 마지막으로 집안 청소를 해주고 있는데, 로라의 운전기사를 따라 황시몽(김보연 분)과 자몽(김혜은 분) 자매가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청소중인 마마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이 때 설희와 로라가 거의 동시에 나타나자 누나들은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고 묻는군요. 시몽은 일산에 사는 친구로부터 마마가 쓰레기를 버린다는 말을 듣고는 어떤 여자와 살림을 차렸는지 궁금해 부랴부랴 달려온 것입니다. 마마는 급히 짐가방을 들고는 밖으로 나가 시몽의 자동차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시몽은 마마의 머리채를 잡고 미쳤다면서 발악을 하였고 자몽은 언니 말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마마의 해명을 듣고도 분함을 참지 못한 시몽은 결국 설국에게 연락해 서로 만났습니다. 시몽은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는데, 설국은 조곤조곤 해명합니다. 설국은 "아들이 먼저 간병을 부탁해서 죄송하다. 아들은 스스로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고, 우리도 보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황 작가의 도움으로 아들은 몸이 정상이 되었고 암세포도 없어졌다. 황 작가는 부모도 못할 일을 했다. 설희는 자신이 죽으면 로라가 황 작가에게 돌아가는 게 순리라고 생각해 왔다"고 털어놓습니다. 이 말을 들은 시몽은 더 이상 항의도 못하고 "잘 했다고 박수를 보낼 수는 없다"면서 일어섭니다.

 

그런데 문제는 설희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마마의 등골만 빼먹고 쫓아내는 기분이라며 로라에게 정색을 하고는 "우리 셋이 같이 살면 안 되겠나?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제안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막장이다 뭐다 수많은 비판이 있어 왔지만 설희가 이번에 한 말처럼 정신나간 말은 없을 것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혈액암을 고친 설희가 그만 정신병에 걸린 모습이네요. 어떻게 한 여자와 두 남자가 함께 살 수 있단 말입니까? 로라가 대답을 못하자 설희는 마마를 음식점으로 불러내 식사를 대접하며 "눈 딱 깜고 외국 나가서 함께 살자. 우리는 식구로 든든하다"고 제안합니다. 마마와 함께 귀가한 설희는 로라에게 "형님과 함께 있는 것 편안할 테니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하라"고 합니다. 로라는 "(마마에게) 좋은 여자 만나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고 대꾸하네요. 그러자 마마는 이 시점에서 다른 여자를 사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는군요. 그간 훈남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설희가 막판에 이렇게 형편없이 무너지리라고는 정말 상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남녀 주인공들 중에서 제대로 된 인물이 하나도 없는 게 이 드라마의 특징이로군요.  

이 대목에서 더욱 문제는 마마입니다. 자신이 설희의 간병인으로 일한 것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문 시몽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제안을 받아 들여서는 아니 됩니다. 그렇지만 설희는 부모를 만나 셋이 함께 외국에 나가서 살겠다며 마마의 결정도 받아냈다고 말한 것입니다. 안나(김영란 분)는 사람들이 알면 뭐라고 하겠느냐면서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펄쩍 뛰지만 설국은 아들이 건강하게만 산다면 좋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안나는 로라를 불러내 "내 귀를 의심했다. 꼭 그래야만 하나? 네가 싫다고 하면 안 되겠나?"고 설득해 보지만 로라도 결심을 굳힌 듯 "설희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 둘은 형제 이상이다. 남자형제 없이 자라 그렇다. 설희는 마마를 친형이상으로 생각하고, 마마도 설희를 친동생 같이 생각한다"고 대답합니다.

 

결국 마마는 책상 위에 "1개월 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메모를 남기고는 집을 나섭니다. 메모를 발견한 시몽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설국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대신 받은 안나에게 시몽은 설희 내외가 해외에 나갔는지 물었는데, 안나는 그렇다면서 할말이 있으니 만나자고 했습니다. 앞으로 안나와 시몽이 만나면 지금 셋이 함께 유럽으로 출국한 사실을 시몽이 알게 되겠지요. 시몽으로서는 애지중지 키운 동생 마마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설희의 오판과 마마의 부화뇌동, 그리고 로라의 묵인이 커다란 비극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종반부에 황마마가 돌연사한다고 합니다. 제작진으로서는 이토록 부적절한 관계를 해소하고 오로라-설설희의 행복을 위해서는 황마마를 치워야 할 것입니다. 마마가 국내에 있다면 해외로 출국시켜 하차시키겠지만 이미 해외에 나가 있으므로 이 마저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마마를 치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국현지에서 로라-설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마가 심장마비로 죽는 것(또는 교통사고 사망)입니다. 이 예상이 적중할지 아니면 헛소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설희의 오판이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아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어쩌면 마마도 스스로의 비극을 자초한 꼴이겠지요. 막판에 또 한 사람이 죽는다는 소문은 아마도 황시몽을 두고 하는 말이겠네요. 마마의 부음을 들은 시몽이 무사할 리는 없을 테니 그녀가 죽는다면 박수칠 일입니다. 지금까지의 죽음 중에서 가장 깨소금이겠어요. 헛헛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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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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