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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시몽 역의 김보연 

<오로라공주>의 남자주인공 황마마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마마의 세 누나들은 시신 앞에서 통곡했습니다. 특히 큰누나 황시몽 역을 맡은 김보연의 연기는 너무나도 리얼하여 시청자들도 숨을 죽였습니다. 그렇지만 황사몽-자몽 자매의 슬픔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느낌뿐이었습니다. 마마의 사고는 성인이 된 동생을 과보호하려한 누나들의 지나친 욕심이 빚어낸 참사였기 때문입니다. 마마가 죽자 시몽은 마마의 서재와 침실을 돌며 애타게 동생을 불렀지만 죽은 자가 환생할 리는 없지요. 마마의 베개를 안고 몸부림치던 시몽은 결국 자해를 하였고 자몽에게 발견되어 병원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시몽은 퇴원하였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도 마마가 죽기 전 자신이 공항에만 나가지 않았더라면 마마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하고 있습니다. 시몽의 불행을 보면서도 동정심이 가지 않는 것은 그녀의 지은 죄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세 누나들 중에서도 중립적인 입장이었던 황미몽과 시몽에게 부화뇌동한 자몽보다는 시몽이 정말 문제였습니다. 시몽이라는 캐릭터를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1) 시몽은 질투의 화신이었다

시몽은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습니다. 조실부모하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마마를 잘 키웠습니다. 시몽을 비롯한 3자매가 결혼도 하지 않고 남동생 마마를 돌보았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시몽은 차츰 남자에 눈을 떠드니 레스토랑 <베르사이유> 매니저로 들어온 오로라의 큰오빠 오왕성(박영규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듯 하다가 왕성은 시몽이 로라를 무시한 사실을 알고는 대판 입씨름을 한 후 도미해 하차하는 바람에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드라마 <알타이르>의 총감독인 윤해기를 좋아해 그와 함께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어느 날 시몽은 양다리를 걸친 윤해기가 왕여옥과 양복집에서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는 배심감에 치를 떨고는 평소 누나라며 잘 따르며 밥을 자주 얻어먹던 윤 감독을 항상 매정하게 대했습니다. 물론 양다리를 걸쳤던 윤 감독이 나쁜 인간이기는 하지만 마마도 형으로 따랐고, 자신을 누나라고 부르는 윤 감독을 줄곧 차갑게 대한 것을 보면 정말 시몽은 질투의 화신이었습니다. 다만 여성의 이런 질투심은 비난하는 것은 무리겠지요. 다른 사람 같았으면 윤 감독에게 더 잘 주어 빼앗으려 했을 텐데 단박 내친 것을 보면 아무튼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2) 시몽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였다.

흔히 시월드는 시어머니 또는 시누이들이 며느리 또는 올케에게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 드라마 상 시월드의 대표주자는 <백년의 유산>에서 민채원(유진 분)의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 분)였습니다. 방영자는 며느리와 아들 김철규(최원영 분) 부부를 이혼시키기 위해,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감금시켰고, 나중에는 불륜을 조작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빨리 이혼하라고 닦달했습니다. 방영자는 며느리를 내쫓으려고 온갖 술수를 부리면서 아들 앞에서도 항상 며느리를 비난했습니다.

반면, 황시몽-자몽 자매는 올케인 오로라가 홀로 있을 때는 눈물과 콧물을 쏙 빼게 해 놓고 동생 마마가 귀가하면 180도로 얼굴을 바꾸어 갖은 아양을 떨며 오로라를 위하는 척해 이중인격자임을 드러냈습니다. 이 일로 로라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막장대소하면서 고소해 했습니다. 로라가 첫사랑 황마마를 매우 사랑하면서도 시누이들의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해 결국 이혼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3) 마마 사랑에 대한 집착이 도를 넘었다. 

누나들의 문제는 성인이 되어 결혼까지 한 동생을 끝까지 과보호하려 한 것입니다. 올케인 오로라의 기를 꺾어야 동생 마마가 편할 것이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로라가 남편의 식사를 직접 차려 준다는 것도 거부하고 청소와 빨래 그리고 설거지만 시켰습니다. 올케를 인격체로 대하는 대신 시누이 말 잘 듣는 가정부 취급을 한 것입니다. 결국 시누이들의 학대에 견디지 못한 로라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시몽은 오히려 이를 독려했으며, 능력 있는 마마는 새로 장가를 가면 된다고 큰소리쳤습니다.

그러나 이혼한 후 마마는 방황하기 시작했고, 로라의 재혼한 남편 설설희의 병수발(시몽의 말을 빌리면 따까리 노릇)을 들었습니다. 시몽으로서는 기가 막힐 지경이지만 마마는 이혼한 로라와 함께 생활하는 게 행복했습니다. 결국 시몽은 마마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로라를 괴롭혀 마마와 이혼하게 만들었고, 종국에 가서는 동생을 죽음으로 내몰아 사별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인생마저 엉망이 되었습니다. 

 


▲ 명심해야 할 한 가지 교훈

아직 마지막 2회가 남아 있어 황시몽의 신변에 이상이 있을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시몽 자매의 행동을 통해 부모자식간 또는 형제자매간 지나친 집착과 과보호는 오히려 가족관계를 파탄 낸다는 준엄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윗사람은 자녀든 동생이든 피보호자 누구나 이성적으로 행동할 나이가 되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막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오로라공주>를 끝까지 시청하면서 얻은 유일한 교훈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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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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