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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삼거리에서 바라본 칠성산(칠성대) 정상



강릉시 구정면 소재 칠성산(七星山, 976m)은 산꼭대기에 일곱 개의 바위가 있는데, 이것이 마치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 고을 원님이 기거하던 칠사당자리(현 강릉의료원)에서 올려다보면 여러 개의 바위 봉들이 별과 같은 형상으로 빛을 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은 지난 1996년 동해안의 북한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무장공비들의 도주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치른 곳이기도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법왕사입니다. 법왕사는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시대 선덕여왕 3년(634년) 자장(慈藏)이 창건한 천년고찰입니다. 동해고속도로 구정IC를 빠져나와 칠성저수지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계곡의 안쪽으로 들어서면 법왕사 입구의 대형주차장입니다. 여기서 조금만 오르면 산비탈에 자리 잡은 법왕사가 보입니다.

 법왕사



법왕사 좌측으로 교량 앞에는 칠성산 등산로 안내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헬기장인 능선 삼거리에서 좌측은 칠성대 우측은 칠성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등산전문지의 산행개념도에는 칠성대를 칠성산 정상으로 표기하고 있어 매우 헷갈립니다. 글쓴이가 보기에 칠성산의 정상이 칠성대인 듯 보여집니다. 마치 북한산의 정상이 백운대로 불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아니면 칠성대가 원래 산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리산 서부능선에도 만복대(1,433m)라는 이름의 산이 있고, 두타산과 청옥산 북쪽 백두대간 길에도 고적대(1,354m)라는 봉우리가 있거든요.

 


법왕사에서 다리를 건너 좌측의 능선길로 오릅니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묘지를 지나자마자 급경사로 변합니다. 관련기관에서 말뚝을 박아 로프를 매어 두어 다행이로군요. 송전철탑을 지나자 또다시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붉은 빛을 띠는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능선삼거리 헬기장입니다. 법왕사에서 불과 2.5km 거리를 오르는데 한번도 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는 바닷가에서 해발고도를 900미터 이상 올리는 게 힘든 탓도 있지만 많이 쌓인 눈 때문입니다. 등산로에 쌓인 눈은 발걸음을 힘들게 합니다. 평소보다 발을 많이 들어올려야 하거든요.

 능선길로 오르며 뒤돌아본 법왕사

 급경사가 시작되는 묘지


 

 송전철탑


 


 


 

 능선 삼거리 이정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칠성대(실제로는 칠성산)까지 거리는 불과 200미터인데도 약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눈이 보통 발목까지 빠지지만 때로는 무릎까지 빠질 지경이니까요. 이토록 힘들여 정상을 찾았지만 정상에는 아까 법왕사에서 보았던 것과 동일한 등산로안내도와 이정표만이 외롭게 서 있습니다. 이런 정성이 있었으면 정상표석이나 정상임을 알리는 이정표라도 세워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헬기장 옆 쉼터

 칠성산 정상

 정상 등산로 안내문



능선삼거리(헬기장)로 되돌아와 간식을 먹고는 안내지도(현지)상 칠성산으로 표기된 곳으로 갑니다. 북쪽으로 이어지는 응달에는 눈이 더욱 많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 듯 한데 선두그룹이 가면서 러셀(눈 내린 길을 처음으로 가면서 길을 내는 작업)을 하면서 가느라 고생을 많이 했더군요. 막상 강릉시에서 칠성산으로 표기한 봉우리에는 아무런 이정표마저도 보이지 않습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위험한 곳에서는 좌우로 우회하면서 길이 나 있네요.

 눈길

 


우측 맞은편 능선에서 산골짜기로 이어진 지능선에는 기암괴석이 마치 장흥의 천관산처럼 솟아 있는데 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어 매우 아쉽습니다. 매봉산 갈림길에서 우측 법왕사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가파른 길이 종종 나타나지만 위험하지는 않음이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도 지난 12월 중순 가평의 수리봉·송이봉·깃대봉 산행을 하며 가파른 내리막에서 오금을 저리던 생각을 하면 정신이 아찔하거든요. 송전철탑을 뒤로하고 내려오니 우측에 법왕사가 보입니다. 법왕사를 돌아보고 발걸음을 옮기니 버스가 기다리는 대형주차장입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반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등산로를 걸으며 곳곳에 산재한 암봉을 보기는 하였지만 눈이 쌓여있어 북두칠성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엄청난 눈길을 헤쳐 걷느라 다리가 무척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지능선의 기암


 

 매봉산 갈림길

 가파른 하산로

 송전철탑

 법왕사 이정표

 대형주차장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12월 26일 (목)
▲ 등산 코스 : 법왕사 대형주차장-법왕사-좌측능선-능선삼거리(헬기장)-칠성산(칠성대) 왕복-매봉산 갈림길
                    -법왕사-대형주차장

▲ 소요 시간 : 4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주산나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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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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