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등산에서 바라본 천등산 조망
충북 충주에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세 개의 산이 있습니다. 바로 천등산-지등산-인등산이 그것입니다. 세상은 천지인(天地人) 즉 하늘과 땅 및 사람으로 이루어졌다는 평범한 원리에 따라 북으로는 천등산(806m), 남으로는 지등산(535m), 중앙에는 인등산(666m)이 있습니다.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소재 인등산은 동으로는 충주호가, 서쪽으로는 남한강이 자리하고 있어 산세가 매우 수려한 곳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산척면 조동리 탑평교입니다. 탑평삼거리 이정표 옆에 남한강 횟집이 보입니다. 횟집 좌측 옆으로 들어가다가 우측의 야산방향으로 들어섭니다. 미지의 곳에 산행을 할 때는 항상 산행 들머리가 문제입니다. 숲 속으로 들어섰지만 등산로가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잠시 후 희미한 등산로를 찾기는 하였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인 듯 보입니다.
남한강 횟집
탑평삼거리 이정표
묘지를 지난 후에는 길이 상당히 분명합니다. 남쪽으로 충주의 지등산(535m)과 관모봉(640m)이 조망되네요. 남쪽으로는 역광이지만 DSLR 카메라의 경우 후드 덕분에 빛의 반사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이 강점입니다. 북동쪽으로는 가야할 두알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과수원을 지나 점점 고도를 높이니 드디어 두알봉(445m, 갈봉)입니다. 10만 도로지도에는 두알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다른 지도에는 갈봉이라고 적혀 있기도 합니다. 그간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답사하였을 텐데 소나무에 두알봉이라고 적어 걸어둔 쪽지가 유일한 이정표입니다.
남쪽 지등산(우측) 및 관모봉(좌측)
가야할 두알봉
과수원
지등산
두알봉 이정표
두알봉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오늘 산행 중 가장 가파르지만 겨울 설산(雪山)에 이 정도의 길은 상당히 양호한 편입니다. 눈이 쌓인 능선길을 가다가 소규모의 임도를 지나자 큰 임도가 나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두의 발자국을 따라 임도를 계속 걸어갔는데 이게 실수였습니다. 임도와 만나는 곳에서 좌측 능선을 따라 올라갔으면 당초 계획대로 인등산 정상에 도착했을 테니까요. 우리는 임도를 계속 따라가다가 인등산 동남쪽 고갯마루에서 좌측으로 150도 정도 몸을 돌려세워 인등산으로 오릅니다. 그런데 이곳 100여 미터의 등산로는 전혀 정비가 되어 있지 아니하더군요. 잡풀이 무성해 발과 몸통이 자꾸만 풀에 걸려 발걸음이 더뎌집니다.
임도
규모가 상당히 큰 헬기장을 지나자 인등산 정상(666m)입니다. 충주시에서 세운 정상표석과 SK그릅에서 세운 정상이정표가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북쪽으로 천등산(806m)이 우뚝하군요. 정상에서 쉼 호흡을 한 후 헬기장을 거쳐 아까 왔던 임도로 되돌아갑니다. 임도를 따라 직진하다가 다시 우측의 산길로 접어들어 걸어갑니다. 능선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꼬부라져 한참을 내려가 다시 임도를 만납니다. 아마도 이곳이 속실고개일 것입니다. 임도를 따라 가면서 듬성듬성 보이는 민가를 뒤로하니 차도입니다. 도로에는 "문순공 수암 권상하 선생묘소" 및 "대한불교 태고종 태광사" 이정표가 서 있네요. 충주호 관광농원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조금 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음양지 마을회관입니다.
인등산에서 바라본 천등산(북쪽)
음양지 마을
오늘 산행에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몇 년 전 지등산을 답사하였으니 이제 천등산만 미답의 산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물론 전북 완주의 천등산(707m)은 다녀왔지만 이는 천지인과는 별개의 산이니까요.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12월 29일 (일)
▲ 등산 코스 : 탑평교(탑평삼거리)-두알봉(갈봉)-임도-임도고개(동남쪽)-인등산왕복-속실고개-음양지마을(회관)
▲ 산행 시간 : 4시간 1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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