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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소치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2014. 2. 7∼2. 23)이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금3개, 은3개 동2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하여 당초 목표로 세웠던 TOP 10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금메달은 전통적으로 금밭이었던 여자쇼트트랙(2개)과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여자 500m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의 2연패(覇)에서 나왔습니다.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을 기록하여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금메달 유망주였던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 선수는 전통의 강호인 네덜란드의 힘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남자선수단은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에서 귀중한 은메달을 따 체면은 겨우 지켰습니다.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 대표로 출전하여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르는 장면을 지켜보며 가졌던 착잡한 심정은 글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가장 분통터지는 장면은 피겨의 김연아 선수가 개최국 소련에게 금메달을 강탈당한 사실입니다. 프리 경기 후 세계언론의 대부분이 김연아의 금메달을 의심치 않았는데, 러시아에 호의적인 10여명의 심판진에 의해 소치올림픽은 심판매수라는 최악의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채점방식도 심판의 기명이 아니라 무기명이라고 하네요. 그러니 누가 누구에게 어떤 점수를 주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참으로 황당하군요. 김연아와 러시아 소트니코바(금메달)의 기량의 차이는 갈라 쇼에서 확연히 드러났지요.     

                                                김연아가 러시아인에 의해 금메달을 강탈당했다고 대서특필한 호주 신문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 싸웠습니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뿐만 아니라 여건이 열악한 불모지에서 올림픽에 참가하여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당당하게 겨룬 것만으로도 그간 선수들이 흘린 피와 땀에 대하여 박수를 보냅니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컬링(curling)이라는 종목을 알게 된 것도 매우 큰 수확입니다. 기록경기든 득점경기든 심판이 판세를 좌우합니다. 하계올림픽의 축구나 배구 같은 득점경기도 심판이 편향적으로 파울을 선언하거나 반칙을 눈감아 주면 경기의 승패가 갈리게 됩니다. 기록경기 특히 쇼트트랙과 같은 몸싸움이 치열한 경우 심판진이 반칙을 적발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반칙판정을 할 경우 메달의 색깔이 바뀝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의 김동성 선수가 1위로 골인하고도 미국 안톤 오노의 헐리웃 액션으로 실격을 당해 금메달을 2위였던 오노에게 빼앗긴 것은 쇼트트랙의 수치스러운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1,000m 여자쇼트트랙에서 막판 1위인 박승희 선수를 잡으려던 중국의 펜 커신을 실격처리하지 않고 은메달을 수여한 것도 중국을 봐준 심판진의 편파판정 때문입니다. 물론 중국 선수(펜 커신)의 방해시도도 박승희의 질주를 막지는 못했지요. 박승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는 약간 스치는 것만 느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너무 심해서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생각했고, 실격이 아닌 것은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컬링은 심판이 경기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입니다. 경기에서의 규칙과 점수는 양측 선수들이 스스로 결정하며 만일 선수들간 이견(異見)이 있을 경우 비로소 심판이 나서서 결정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컬링은 심판의 주관적인 편파판정을 회피할 수 있는 멋진 종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박승희를 잡아 채려는 중국 펜 커신의 나쁜 손


이번 소치올림픽은 우리나라와의 시차 때문에 대부분 중요한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밤 11시 이후 주로 치러졌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잠도 자지 않고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때는 함께 즐거워했고, 힘에 부칠 때는 애석해 했으며, 편파판정을 받은 때는 분개했습니다. TV중계를 지켜보며 우리교민들과 타 종목 선수들이 빙판 위의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우리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었던 이상화 선수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경기를 관전하면서 들고 나온 플래카드는 이번 올림픽응원의 백미(白眉)라고 생각됩니다. 이상화 선수는 박승주 선수(박승희 언니)와 나란히 서서 『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종 이미 당신들은 "쵝오" 달려랏! 조해리, 박승희, 공상정, 김아람, 심석희』라고 적인 플래카드를 흔들었던 것입니다. 어느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정말 큰 문제이지요.

 

여자쇼트트랙 선수단(조해리, 박승희, 김아람, 심석희)은 이상화 선수의 응원에 힘입어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최종주자 심석희가 중국선수를 추월하여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중국 선수의 의도적인 진로방해도 이를 막지 못했으니까요. 우리 선수들의 막판 역전 금메달 획득과 이상화 선수의 애정 어린 응원은 앞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명 장면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4년 후에는 우리나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우리가 소치에서 배운 것은 앞으로는 어느 나라도 절대 홈팀의 텃세를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는 엄연한 역사의 교훈입니다. 러시아는 올림픽을 개최하고 금메달 13개 등 모두 33개의 메달을 획득해 메달 순위에서 종합1위를 차지하였지만 피겨의 금메달 강탈로 인해 소트니코바를 자국의 영웅으로 만든 대신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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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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