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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춘 역의 최화정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랐던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참 좋은 시절>이 방영된지도 5주가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전개된 내용으로 보면 뭐가 참 좋은 시절인지 가늠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남자 주인공 강동석(이서진 분)의 집안도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동석의 모친 장소심(윤여정 분)은 여주인공 차해원(김희선 분) 네 식모였습니다. 차해원은 어머니 이명순(노경주 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동석을 좋아했지만 동석은 자신의 가족을 무시하는 주인집 딸인 해원을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이들은 성인이 되었고 세상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강동석은 경주지검 검사로 금의환향한 반면, 차해원은 집안이 쫄딱 망해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차해원 집안의 몰락은 향토 졸부 오치수(고인범 분)의 배신 때문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밝혀진 게 없습니다.

강동석은 쌍둥이 누나 강동욱(김지호 분), 행사전문 MC인 형 동탁(류승수 분), 대부업체 오승훈(박주형 분)의 보디가드로 사고뭉치인 동생 동희(옥택연 분)가 있습니다. 그런데 강동욱은 어렸을 때 사고로 현재 7살의 지능을 가진 미숙(未熟) 처녀인데, 이는 두 아이가 물에 빠졌을 때 아들인 동석을 먼저 구하고 딸 동욱을 나중에 구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형 동탁은 아들 강물(김단율 분)을 홀로 키우며 해원의 언니 차해주(진경 분)를 좋아합니다. 동희의 인생은 더욱 기구합니다. 동희와 원치 않은 임신을 해 쌍둥이 동주(홍화리 분)와 동원(최권수 분)을 낳은 여자친구 서정아(이초희 분)는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을 갔으며, 장소심은 후일 아들 동희의 장래를 생각해 쌍둥이를 동희의 동생으로 입적해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할머니 장소심을 엄마로 알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최근 동희는 서정아를 수소문해 찾았다가 "다른 남자를 만나 행복하다"는 말에 씁쓸하게 돌아서야 했습니다.    

동석의 쌍둥이 삼촌 강쌍호(김광규 분)와 쌍식(김상호 분)은 노총각인데, 족발집에 채소를 납품하는 배달차의 주인공 미숙(윤지숙 분)을 두고 티격태격합니다. 미숙은 남자 같은 여자로 솔직히 여자의 매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쌍식은 미숙을 좋아하고 있기에 형 쌍호가 미숙을 비난하면 피가 거꾸로 솟구칩니다. 반면, 허리병 환자로 거동이 불편한 동석의 할아버지 강기수(오현경 분)는 고스톱을 알려주는 미숙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어 강쌍호의 짝으로 추천해 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듭니다. 미숙을 여자로 보지 않은 쌍호나 미숙의 애인인 쌍식이 혼비백산한 것은 당연합니다. 최근에는 동탁이마저 미숙이 제 스타일이라며 미숙을 소개해 달라고 해 미숙을 사이에 두고 세 남자가 다투고 있습니다.


 

강동석의 부친인 강태섭은 어머니 장소심이외에 첩 하영춘(최화영 분)을 두었습니다. 첫 부인이 해원 네 식모살이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꼴에 남자라고 첩까지 거느린 것을 보면 정말 웃기는 처사입니다. 지금 강태섭은 없지만 하영춘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마음이 착한 장소심은 하영춘을 가슴에 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영춘은 일손이 부족한 집안의 일꾼으로 족발가게를 운영해 생활비를 보태기에 어찌 보면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집안의 보물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차해원의 모친인 이명순입니다. 그녀는 한때 자기 집 식모였던 장소심의 아들 강동석이 검사가 되어 나타났지만 이를 발가락의 때보듯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알량한 자존심이 그녀를 참 나쁜 인간으로 몰아가거든요. 향토 졸부인 오치수가 강동석과 인연을 맺어 사업상 이득을 보려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비록 지금은 쫄딱 망했지만 그래도 과거에 떵떵거리며 산 세월을 생각해 폼을 잡는 것은 일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도가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명순은 해원이 동석과 다정하게 데이트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는 "동석이 그 자식이 주제도 모르고 감히 우리 해원이를 넘본다"며 눈에 쌍심지를 켠 것입니다.


 

이명순은 족발집의 장소심에게 전화를 걸어 입맛이 없어 식사를 할 수 없을 지경이니 만두국을 좀 끓여 달라고 요구합니다. 병원에서 영양실조라고 했다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군요.  보통사람의 경우 이런 요청을 받으면 소심은 당장 노발대발할 것입니다. 과거 자신과 아이들이 무시당한 세월이 얼마입니까? 그러나 장소심은 지금도 이명순을 옛주인으로 생각하고 "형님이 왜 가느냐?"고 만류하는 하영춘의 말을 뒤로한 채 당장 달려갔습니다.

소심은 죽을 끓여 주었는데, 명순은 지금 오십견으로 꼼짝을 못한다면서 아픈 행세를 하며 청소와 손빨래 및 막힌 하수구까지 뚫어달라고 부탁했고, 소심은 기꺼이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하영춘이 들이닥쳤습니다. 영춘은 소심에게 "형님이 파출부야? 도우미야?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라고 소리지르다가 거실로 나와 "머리 허연 노친네 일 시켜놓고 주둥이로 만두가 들어가니? 알거지에게 돈 좀 줄까?"라면서 돈을 확 뿌립니다. 명순이 눈을 크게 뜨자 영춘은 명순이 먹던 만두국을 확 집어 던지며 머리채를 잡고 쥐어흔듭니다. 명순이 죽는다고 발악을 하자 소심이 나와 두 사람을 뜯어말립니다. 이 모습은 지금까지 방영된 내용 중에서 시청자들의 응어리를 풀어준 통쾌한 한방이었습니다. 존재감이 없던 하영춘이 드디어 한 건 한 것입니다.   

귀가한 소심은 영춘의 폭력을 나무라지만 영춘은 "형님의 노예근성이 문제다. 이제 형님은 그 집 식모 아니다. 그 집의 종 아니다. 형님이 그 집 청소, 밥, 빨래를 왜 해주나? 아픈 것은 뻥이고 일부러 형님 부려먹으려고 수작을 부린 것이다. 그 여편네는 사람들에게 한번 식모는 영원한 식모라고 말하고 다니며, 형님 깔보고 우리 집안 졸(卒)로 여긴다. 자기네들은 쫄딱 망해서 시궁창을 기어다니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윽박지릅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입니다. 마침 귀가한 동석은 소심과 영춘이 하는 말을 엿들었으니 참으로 심정이 착잡할 것입니다. 현재 동석은 해원과 조건부 연애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동석은 해원에게 어떤 연민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원이 오승훈을 좋아하는 것을 알지만 오치수의 아들인 오승훈은 한마디로 기본이 안된 남자입니다. 동석은 해원이 이런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막아보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런데 해원의 어미가 지금도 친모 장소심을 식모로 취급함을 알게 되었으니 심경이 매우 복잡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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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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