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천산에서 바라본 서남쪽 조망
충북 영동군 매곡면 소재 곤천산(1,032m)은 황새봉이라고도 불리며,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황학산(1,111m)의 서쪽 능선에 위치한 오지의 산입니다. 황학산의 명성에 가려져 찾는 이도 거의 없고 등산이정표도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매곡면 강진리 옥륵촌입니다. 해평교 앞에는 해평 옥륵촌이라는 대형표석과 옥륵촌의 안내문이 오석(烏石)에 새겨져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 차도를 따라 가면 소규모의 마을 집들이 모여 있는데 오래된 집에는 허물어진 돌담이 보이기도 합니다. 도로 주변에는 포도와 사과나무 재배지가 많군요. 노랗게 핀 유채꽃도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전원주택처럼 보이는 아담한 집들도 가끔 보입니다. 어느 교량 앞에는 태극기 밑에 휴양소라는 글씨가 보이지만 입구에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누가 운영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을 돌담
유채꽃
능금꽃
영산홍
제비꽃
꽃잔디(지면패랭이꽃)
휴양소
도로를 따라 가다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숲 속으로 들어섰는데 나중에 보니 이는 실수였습니다. 능선으로 산에 올랐다가 계곡으로 하산하려면 도로를 따라 영축사 방향으로 올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선두를 따라 계곡 쪽으로 진입했는데,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해동(解凍)이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영축사 가는 길
한참동안 계곡길을 가다가 우측의 산비탈을 치고 오릅니다. 길 없는 길이 시작된 것입니다. 오지의 산행은 등산로가 분명치 않은 게 제일 큰 걸림돌입니다. 힘들여 오르며 야생화 홀아비꽃대를 만난 것은 그나마 위안입니다. 능선에 도착하니 비로소 길이 분명합니다. 좌측으로 점점 고도를 높이니 이제 피어나는 진달래가 반겨주는군요.
조팝나무
홀아비꽃대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곤천산 정상(1,032m)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목판에 새긴 곤천산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 있을 분입니다. 정상에서는 동남쪽과 서남쪽의 능선만 보일 뿐 다른 방향은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서 뒤돌아 서서 지나온 능선 방향으로 계속 내려서면 영축사 쪽으로 하산했을 텐데 동남쪽으로 몸을 돌려 세워 정상을 내려 왔습니다.
황학산 방향의 능선
당초 생각은 맞은 편 쪽의 능선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선두그룹은 안부에 다다라 좌측의 계곡 쪽으로 하산했습니다. 또 다시 길 없는 길을 헤쳐갑니다. 사실 등산을 다니며 이처럼 알바를 하는 것은 안전사고 위험이 높기에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길 없는 길을 개척해 경사면을 내려와 계곡을 따라 요리조리 방향을 바꾸다 보니 아까 올랐던 분명한 길을 만났고 이제부터는 마음졸이지 않고 옥륵촌으로 하산합니다.
오늘 걸었던 산행코스는 마치 막대사탕과 같은 모습입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곤천산은 조망도 없고 등산로도 부실한 듯 보여져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새로운 산을 계속 찾는 글쓴이 같은 사람에게는 미답의 산 하나를 답사했다는 자부심은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등산 개요》
▲ 산행 일자 : 2014년 4월 22일 (화)
▲ 산행 코스 : 옥륵촌-도로-영축사 갈림길-계곡-우측 경사면-능선-곤천산-안부-좌측 경사면-계곡-영축사 갈림길-옥륵촌
▲ 산행 거리 : 약 9km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산행 안내 : 청산수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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