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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은 구세대들은 요즈음 젊은이들이 예의가 없다고 말합니다. 지하철에서 아무리 노약자가 앞에 서 있어도 스마트폰에 열중해 킥킥거리면서도 자리 양보할 줄은 모른다고 합니다. 특히 노약자석에 앉은 중년들이 노인을 세워두고 조는 체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드라마 등을 보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일반석에 자리가 비었을 경우 옆에 노인이 서 있음에도 젊은이가 잽싸게 자리에 앉는 것도 볼썽사납습니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도 노인들을 보며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주제에 나이 먹은 게 뭐 자랑이라고 젊은 세대를 가르치려 드느냐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노인들도 잘 못하면 젊은이로부터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눈과 귀를 막고 살아야 한다고 자조적(自嘲的)으로 체념하기도 합니다.    

글쓴이는 지난 토요일 서울지하철(수도권전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 승차하여 온수 역(인천 행)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이 때  객차 안에서 지금까지 목격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만났습니다. 이 여성은 3-4세 정도의 어린이와 함께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약간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승차했습니다. 이 여성은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바로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미안해하면서 자리에 앉았는데, 엄마가 일어서자 아이는 "엄마, 왜 일어서?"라고 말했지만 여성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와 함께 앉아 있는 게 편했을 것이며, 어린 마음에 엄마가 서는 게 불편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상황이 끝났다면 이런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성이 자리를 양보한 후 2개의 역이 지나자 다행이 아이 옆에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여성은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의 귀에 대고 "엄마는 건강하니까 서서 갈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이 많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는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거야! 알겠지?"라고 말했습니다. 처음 아이가 "엄마 왜 일어서?"라고 말했을 때, 엄마가 아이에게 서서 말하려면 큰 소리를 내야합니다. 또 몸을 구부려서 아이에게 말하면 서 있는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엄마는 아이의 옆자리에 앉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예절교육과 가정교육을 시켰습니다. 글쓴이는 이 젊은 여성을 "지하철에서 만났던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무릇 아름다움은 외모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더욱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좀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여성과 아이 그리고 노인이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휴대폰으로 몰래 찍었습니다. 사실 이런 사진을 찍어서는 안되지만 나 혼자만이라도 이 여성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초상권에 저촉되지 않도록 당사자들의 얼굴은 가렸습니다. 글쓴이로서는 이토록 가정교육을 잘하는 여성을 만 천하에 알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어머니로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내아이는 후일 성장하여 틀림없이 훌륭한 인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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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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