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돌산 능선에서 바라본 불암산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곱돌산(217m)과 퇴뫼산(364m)은 퇴계원의 북쪽 능선에 이어져 있는 나지막한 산입니다. 능선에 서면 서쪽의 수락산과 서남쪽의 불암산이 잘 조망되며, 등산로의 오르내림이 완만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도 매우 적합한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경춘선 퇴계원 역입니다. 퇴계원 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붉은 지붕의 다마트가 보이는데 가장 헷갈리지 않고 산 속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큰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가다가 큰길인 퇴계원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극동아파트와 버스정류소를 뒤로하고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처음 보이는 퇴계원중학교 이정표(정문)는 무시하고 조금 더 가면 퇴계원중학교와 퇴계원초등학교 이정표가 보이는데 여기까지 왔으면 성공한 것입니다.
다마트
퇴계원중학교와 초등학교 쪽으로 진입하여 직진하면 퇴계원성당이 나오는데 여기서 성당과 신성주택 사잇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좌측으로 큰 배드민턴 건물을 보며 발걸음을 옮기면 우측으로 정상(곱돌산) 2.51km, 하산길(마을회관) 0.25km 라는 이정표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계단이 조성되어 있군요. 조금 오르니 삼거리에 또 친절한 이정표가 있습니다. 친절하다고 표현한 것은 방향표기도, 거리도, 목적지의 이름도 매우 상세하게 되어 있어 상당히 성의가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가지 흠을 잡는다면 원목에 검은 글씨를 새겨 가독성(可讀性)이 떨어지고 사진빨도 잘 안 받는다는 것입니다.
퇴계원 중학교
퇴계원 초등학교
퇴계원 성당
좌측으로 보이는 배드민턴 건물
잘 조성된 이정표
정자를 지나면서부터 능선 좌측으로 불암산과 수락산 그리고 그 사이로 도봉산의 암봉이 보일 정도로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별내면에 고층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고 지금도 건설공사가 한창이네요. 퇴계원 역을 출발한지 1시간만에 곱돌산(217m)에 도착합니다. 정상은 넓은 헬기장인데 남쪽과 동쪽의 조망이 확 터집니다. 곱돌은 활석(滑石)을 뜻하는 우리말로 예전에 이곳에 활석을 캐는 광산이 있었다고 하여 활석산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곱돌은 독성이 없고 불에 강해 돌 솥이나 고기구이 판으로 널리 사용되며, 도자기 원료나 도장(印) 및 조각재료로도 사용됩니다. 다만 현재의 곱돌산에는 광산터 흔적이나 곱돌은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불암산(좌), 도봉산(중앙 뒤), 수락산(우)
곱돌산 이정표
헬기장인 곱돌산 정상
남쪽 조망
동쪽 조망
곱돌산에서 퇴뫼산까지의 거리는 2.9km 입니다. 큰길을 따라 내려서니 군부대시설물이 있는 삼거리입니다. 여기서 무심코 큰길을 따라 좌측으로 가면 안됩니다. 퇴뫼산은 좌측이 아니라 직진 방향의 오솔길을 따라야 합니다. 곱돌산까지 오는 길은 신작로처럼 넓은 길이었지만 여기서부터는 호젓한 오솔길입니다. 그래서인지 곱돌산까지 오는 도중에는 맞은 편에서 오는 등산객을 가끔 만났지만 곱돌산에서 퇴뫼산까지는 글쓴이 홀로 산을 전세 내었습니다. 아무도 만나지 못하였기에 하는 말입니다.
길을 조심해야할 갈림길 이정표
지나는 길목에 은방울꽃 군락지를 만났는데 꽃이 워낙 작아서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길을 가노라니 조망은 좌측으로만 터져 불암산 암봉의 위용을 실컷 음미합니다. 첫 번째 삼각점을 지나자 송전철탑입니다. 갈림길을 뒤로하고 두 번째 송전철탑을 지나가니 또 삼각점이 나타납니다. 삼각점 옆 의자에 앉아 간식으로 배를 채웁니다. 능선이 부드럽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르내림은 감수해야 합니다. 돌무더기가 있는 곳에 철봉 등 운동시설이 보입니다. 누가 여기까지 올라와서 운동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웃이 퇴뫼산 정상(364m)입니다. 정상의 통신시설 철망에 누군가 걸어둔 낡은 안내문이 전부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던 등산 이정표가 유독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퇴뫼산"의 "퇴"는 행랑(廊)을 뜻하는 우리말로 "갈라졌다"는 뜻입니다. 이 산은 높은 산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독립적인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군요.
은방울꽃
퇴뫼산 안내문
정상에서 바라본 불암산
정상에서부터는 북쪽으로 직진하지 아니하고 좌측으로 약간 구부러집니다. 그런데 남양주시가 다산길 12코스를 옛성산길로 이름을 붙였다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이곳을 옛성산(고성산)이라고 명명한 듯 하군요. 산 아래에는 퇴뫼산성터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산 이름을 붙인 것은 너무 뜬금없습니다. 적어도 산이나 봉우리 이름을 붙이려면 크든 작든 독립적인 봉우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곳은 퇴뫼산에서 북쪽으로 하산하는 내리막 능선의 한 지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토박이들은 퇴뫼산을 옛성산으로 불렀다고 하므로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다산길 이정표가 붙어 있는 옛성산
돌무덤이 있는 잣고개에 도착하여 우측의 대궐터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잣나무가 많아서 잣고개인가요? 대형 석축을 뒤로하고 내려오니 넓은 공터에 말 3마리가 놀고 있습니다. 아마도 종마훈련장(?)을 새로 조성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대형 건축물과 대궐터 농장을 뒤로합니다. 궐터천에 놓인 대궐교를 건너 우측으로 조금 가니 버스가 운행되는 지방도로입니다. 우측 약 50m 지역에 풍양초교 버스정류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서울행(잠실, 강남) 7007번 광역버스에 오릅니다.
잣고개 이정표
붉은 병꽃나무
말
천견산
대파
버스 정류소
오늘 산행에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날씨도 좋고 등산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매우 기분 좋은 산행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남양주 소재 산중에서 미답의 산이 많으므로 앞으로 부지런히 찾아 다녀야 하겠습니다.
《산행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5월 3일 (토)
▲ 등산 코스 : 퇴계원역-퇴계원중-퇴계원초교-퇴계원성당-정자-곱돌산-퇴뫼산-옛성산-잣고개-태궐터방면-풍양초교 버스정류소 ▲ 등산 거리 : 약 10km
▲ 소요 시간 : 3시간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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