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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보절면과 산동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만행산(910m)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등산 애호가들에게는 크게 각광받고 있는 산 가운데 하나입니다. 만행(萬行)이란 불교에서의 수행의 일종으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그곳들의 문화를 익히면서 명상과 사유(思惟)를 하고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어찌하여 만행이란 이름이 산 이름에 붙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행들머리는 만행산의 서쪽 용평제(용평저수지)입니다. 용호정이라는 현판이 걸린 정자 옆에는 용평제를 알리는 대형표석이 세워져 있고, 저수지의 푸른 물 뒤로 상서바위의 날카로운 암봉이 멀리 보입니다. 주차장에 세워진 등산로 종합안내도는 읽기가 쉽지 않군요. 저수지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천황봉 2.2km, 보현사 0.3km라는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여기서 우측의 임도로 들어섭니다. 초록으로 물든 숲 속은 평안한 느낌을 주지만 기온은 벌써 여름이 온 듯 매우 무덥습니다.


 

 용호정

읽기 힘든 등산로 안내도

 용평제


 


 


오솔길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계곡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바로 천황봉이지만 우측은 작은 천황봉을 거쳐 정상으로 이어집니다. 작은 천황봉으로 돌아가는 길은 약간 멀기는 하지만 능선에 오르면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능선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보절면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천황봉(815m)은 정확하게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칩니다. 능선의 북쪽으로는 상서바위와 그 뒤로 935봉의 능선이 잘 조망됩니다. 내려다보이는 용평제의 물이 마치 바닷물처럼 푸르게 보이는군요. 

 계곡갈림길 이정표

 상서바위능선

 보절면 산야

 935봉 조망

 내려다 본 용평제



드디어 오른 만행산 천황봉(910m) 정상! 정상에서 바라보는 거침없는 조망에 가슴에 막혔던 응어리가 시원하게 터지는 듯 한 기분입니다. 북쪽으로는 가야할 상서바위 능선이, 북동쪽으로는 남덕유산의 연봉이, 동쪽으로는 지리산의 마루금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상당히 넓은 정상에 조망데크를 설치해 마음껏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비록 해발고도는 1천 미터 미만이지만 정상에 서면 천하를 내려다보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에 정상을 천황봉이라고 이름지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정상의 조망데크

 북쪽 상서바위 능선

 북동쪽 남덕유산 방향

 동쪽 고남산 뒤로 지리산 능선


 

 정상 이정표
 


정상에서 북쪽 상서바위까지의 거리는 1.9km 입니다. 하산 길의 나무계단에서 바라보니 용평제 뒤로 곡창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아래쪽 보현사 길림길은 아까 지나온 계곡삼거리 갈림길로 이어지는 하산로입니다. 급경사를 내려서면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상서바위를 800m 앞둔 지점의 두 번째 보현사 갈림길을 뒤로하고 고도를 높이면 상서바위입니다. 상서바위 이정표를 조금 지나면 상서바위 꼭대기입니다. 누군가 "상사바위"라는 작은 목판을 걸어 두었는데 이는 "상서바위"의 오기인 듯 합니다. 이곳에 서면 바위 뒤로 아까 지나온 만행산의 정상이 삼각형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하산할 용호계곡과 그 뒤 용평제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나무계단에서 본 용평제

 가야할 상서바위


 

동쪽 계곡

 상서바위 이정표

 상서바위에서 바라본 만행산 정상

 상서바위에서 바라본 용평제



  

이곳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좌측으로 터진 곳이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이런 곳은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조망바위이니까요. 조망바위로 나와 뒤돌아보면 방금 올랐던 상사바위가 마치 매의 부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조망을 놓쳐서는 안되거든요.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큰재 갈림길입니다. 직진하면 935봉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좌측의 용호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잠시 마사토로 이루어진 미끄러운 길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계곡하산로는 비교적 무난합니다. 울창한 숲 속을 지나 임도에 다다랐고, 작열하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용평제입니다. 우측에 자리잡은 보현사를 둘러봅니다. 보현사는 고려 충숙왕 원년(1314)에 창건하고 조선 숙종 18년에 중창하였으나 화재로 전소되어서 최근에 다시 재건한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한 사찰입니다.

 매의 부리 같은 상서바위

                                                                                      숲 길

 임도

 보현사

 

보현사를 뒤로하고 아침에 출발하였던 용평제주차장(용호정)으로 되돌아옵니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치고 여유시간에 2층의 정자에 오르니 봄바람이 오장육부를 시원하게 해주는군요. 오늘 산행에 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모름지기 날씨가 더운 계절은 이 정도의 산행이 제격입니다. 물론 체력이 강한 사람은 불만이겠지요. 만행산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조망도 좋고 등산로와 이정표가 잘 구비된 명산입니다.

 용평제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5월 18일 (일)
▲ 등산 코스 : 용평제 용호정-계곡삼거리-작은천황봉-만행산-상서바위-큰재갈림길-용호계곡-보현사-용평제 용호정
▲ 등산 거리 : 약 7.3km (GPS 측정거리)
▲ 산행 시간 : 3시간 45분(보현사 관람시간 포함)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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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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