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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소재 명봉산은 영동고속도로 문막인터체인지의 동남쪽에 위치한 비교적 호젓한 산입니다. 원주시내를 기준으로 보면 남서쪽에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문막읍 건등3리 건등저수지 안쪽입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의 물이 중심 부분만 조금 보입니다. 목화마을-문막 이정표에서 목화마을 쪽으로 들어섭니다. 강원도라 그런지 주변에 옥수수 밭이 많이 보입니다. 천년기념물인 수령 500년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을 대변합니다. 느티나무의 등걸 한 쪽은 거의 비었지만 아직까지 푸른 잎을 피운 그 생명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건등저수지

 


 

 


 

 

 메나골 가는 길

 

                                                                          느티나무와 여인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도로 옆에 세워진 철문을 지나면 바로 앞 우측의 사잇길이 명봉산 등산로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명봉산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세운 위치가 잘 못되었습니다. 이런 안내도는 아까 지나온 건등저수지 갈림길에 있어야 제격이거든요. 유리인지 플라스틱 판인지 모를 보호용으로 덮어둔 물질이 반사되어 사진을 찍었지만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작은 계류를 건너 메나골 안으로 진입합니다. 골짜기 안쪽에 비치한 운동기구는 누가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등산객인데 이들은 중간에 운동을 하기보다는 빨리 정상을 밟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등산로 입구

 

 등산로 안내도

 

 운동시설



소나무가 다른 나무의 Y자형 등걸 안으로 들어가 붙어 버렸는데 이를 "남매소나무"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 올라 능선 삼거리에서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명봉산 정상, 메나골(문막), 매봉산이라는 방향만 표기되어 있고 거리표시가 없는 무성의한 이정표입니다. 매봉산이라는 이름의 산은 여럿 있지만 명봉산 주변에는 보이지 않으므로 아마도 이웃에 있는 낮은 동네의 산을 일컫는 듯 보여집니다. 삼거리에서 이웃한 헬기장을 지나면 바로 명봉산 정상(599m)입니다. 글쓴이는 이를 제1정상이라고 표기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약 10여분 거리에 해발고도가 높은 명봉산 정상(615m)이 있거든요.

 

 남매소나무(?)

 

 능선 삼거리 이정표

 

 헬기장

 

 나리꽃

 

정상에는 원주시가 세운 반듯한 표석이 있는데, 남쪽의 조망이 빼어납니다. 센추리21골프장이 내려다보이지만 아쉽게도 가스가 끼어 조망이 흐릿한 게 옥의 티입니다. 암봉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도 대단합니다. 표석이 세워진 정상(599봉)에서 동쪽의 명봉산 실제정상(615m)을 가는 길목의 능선 삼거리에는 명봉산 정상, 메나골(문막), 흥업이라는 방향이정표가 있습니다. 명봉산을 가장 짧게 타는 방법은 이곳에서 메나골로 하산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흥업방향의 북쪽능선을 탈 계획입니다. 인근에 615봉(명봉산 제2정상)이 있지만 산꾼이 걸어둔 리본만 보일 뿐 아무런 안내도 없습니다. 이곳은 비록 해발고도는 높지만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는 평범하고 펑퍼짐한 봉우리입니다. 산을 다니다 보면 산의 정상보다 낮은 곳이 조망이 좋을 경우 종종 조망터를 정상으로 삼는 경우를 더러 봅니다. 따라서 정상표석의 위치가 잘 못 되었다는 주장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센추리21골프장

 


 

 


 

 

 골프장

 

 가야할 615봉 정상

 

 능선 삼거리 이정표

 

 615봉 정상 

 

이제부터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갑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능선이 계속됩니다. 삼각점이 설치된 Y자형 능선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임도입니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가면 벽계수 이종숙의 묘역이 있다고 하지만 그냥 직진하여 능선을 더 타는 바람에 답사하지 못했습니다. 벽계수(碧溪水)는 조선의 기생 황진이(黃眞伊)가 사랑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인물입니다. 그렇지만 황진이와 벽계수에 대해서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황진이는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바다에 한번 가면(일도창해) 돌아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라는 시조를 지어 조선 왕실 사람인 벽계수를 유혹했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능선 삼거리 삼각점

 

벽계수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황진이를 만나더라도 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진이는 사람을 시켜 달 밝은 어느 가을밤, 그를 개성의 명소인 만월대로 불러 낭랑한 목소리로 위 시조를 읊어 그를 유혹하니, 이 노래를 듣던 벽계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에 도취되어 타고 온 나귀에서 그만 떨어졌다고 합니다. 벽계수 이종숙은 세종대왕의 증손으로서 도정(都正, 조선시대 정3품인 당상관 관직)에 오른 인물입니다. 이종숙의 묘는 원래 경기도 시흥에 있었으나 1985년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하는군요.

임도에서 직진해 다시 산 속으로 접어듭니다. 몇 차례 큰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안부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그런데 묘지에서부터 그만 길이 희미해지더니 끊기고 맙니다. 일반적으로 묘지가 있으면 그 아래로 묘지를 출입하는 진입로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러지 아니합니다. 하기야 후손들이 일일이 진입로를 확보하는 작업이 그리 녹녹치 아니하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길 없는 길을 따라 조금 아래로 내려서니 마을이 보입니다. 동화리 개천변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동화골교와 호동교를 지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동화리 도로변(화영전기)입니다.

 

 임도

 

 개인 묘지

 

 나가는 길

 

 공사중인 하천

 

 개망초

 

 화영전기  


오늘 산행에 3시간 반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명봉산에서의 조망도 무척 좋았고 등산로도 위험한 곳은 전혀 없이 매우 호젓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다만 벽계수 이종숙 묘역을 답사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6월 22일 (일)
▲ 등산 코스 : 건등저수지 안쪽-느티나무-명봉산 안내도-메나골 운동기구-남매소나무-능선 삼거리-헬기장
                    -명봉산 정상(599봉)-능선 삼거리-명봉산 정상(615봉)-북쪽 능선-임도-북서쪽 능선-묘지
                    -동화리 호동교-화영전기

▲ 등산 거리 : 8.3km(GPS 측정)
▲ 소요 시간 : 3시간 2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위 청색 동그라미 친 곳이 이종숙 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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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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