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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장락산(중앙)과 왕터산(우측) 줄기 

 

 

 

강원도 춘천시 남면 소재 좌방산(502m)은 그 모습이 마치 잣송이처럼 생겼다고 하여 잣방산이라고도 부릅니다. 좌방산은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부분적으로 아기자기한 능선을 가지고 있으며, 정상에서는 홍천강의 시원한 물굽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산굽이와 물굽이의 장관을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

 

 

▲ 좌방산 덕쇠의 전설(자료/한국의 산하) 

 

옛날에 덕쇠라는 마음씨 착한 머슴이 살았다. 나이 스물이 되어도 장가 갈 생각도 못하고 소처럼 묵묵히 일만 하였다. 십 년 동안 받은 새경으로 논 열 마지기 정도는 살 수 있었지만 이 참봉댁 머슴으로 눌러 앉아 일만 하며 어머니 한 분만을 모시고 걱정 없이 화평하게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갑자기 병을 얻어 몸져눕게 되었다.

 

아무리 약을 써도 낫기는커녕 더해 갔다. 십 년 동안 새경 받은 것의 반이 넘도록 약을 썼지만 백 약이 무효였다. "신령님, 제가 모아 논 것이라곤 논 열 마지기 살 돈밖에 없습니다. 닷 마지기가 없어졌지만 다 들어가도 좋습니다. 그것도 모자라면 제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저 어머니 병 만 낫게 해주세요!"

 

덕쇠는 매일 새벽 정화수를 떠다가 장독대 옆에 놓고 빌었다. 어느 날 해질 무렵 한 노승이 찾아와 염불을 했다. 덕쇠는 정성껏 시주를 했다. 노승은 "고맙소, 젊은이. 그런데 젊은이 어머님의 중환이지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기 보이는 저 잣방산 맨 꼭대기에 올라가면 큰 잣나무 두 그루가 있을 거요. 바른 쪽 잣나무에 걸려 있는 잣 세 송이를 따다가 갈아서 그 물을 먹이시오"하고는 안개처럼 사라졌다. 덕쇠는 산신령이 나타나서 계시해 주었음을 직감하고 산신령이 사라진 곳을 향하여 수없이 감사하다고 절을 올렸다.

 

그는 곧바로 잣방산으로 치달려 갔다. 과연 잣나무 두 그루가 있고 수없이 많은 잣이 달려 있었다. 덕쇠는 신령님이 일러주신 대로 세 송이만 따 가지고 돌아와 정성껏 갈아서 그물을 어머니께 드렸다. 잣물 약을 드신 어머님의 병환은 씻은 듯이 나았다. 덕쇠와 어머니는 웃음을 되찾았고 덕쇠는 더욱 열심히 일해서 새경으로 논 스무 마지기를 사고 행복하게 살았다.


 


산행 들머리는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강촌IC 인근의 한밭(한치)고개입니다. 한밭고개에는 춘천시에서 세운 좌방산 등산안내도가 있는데 북쪽을 우측으로 돌려 제작한 지도라서 매우 헷갈립니다. 모름지기 지도는 북쪽이 위로 향하도록 만든 게 가장 이상적이거든요. 안내지도 옆 등산로로 오릅니다.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은 어느새 급경사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한밭고개의 해발고도가 395m이니 100여 미터를 더 높이는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밭고개 등산 안내도

 

 등산로 입구

 

 

 

 


로프가 걸려 있는 바위를 내려선 후 다시 오르면 한밭령 0.9km, 좌방산 2.5km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입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약간 높은 봉우리(570봉)가 좌방산 줄기 중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이곳을 정상으로 보는 자료도 있지만 실제 정상표석이 있는 곳은 북쪽의 502봉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은 능선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을 경우 가장 조망이 좋은 인근 봉우리를 정상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답사한 원주 명봉산도 이런 경우입니다.

 로프구간

 

 

 

 


능선을 따라 북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 두 차례 오르내림이 계속되는군요. 좌방산 정상 2.0km 이정표를 따라 능선의 좌측으로 내려선 다음 계속 앞으로 진행합니다. 능선 좌측 앞으로 암봉이 보이더군요. 등산로에 마련해 둔 통나무 의자는 지친 등산객들에게는 참 좋은 쉼터입니다. 그런데 능선 삼거리에 Y자형 갈림길이 나왔지만 아무런 이정표도 없습니다. 나침반과 등산개념도를 확인해 보니 분명히 좌측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홀로 고민하고 있는데 다른 산악회에서 가이드를 맡고 있는 베테랑 산꾼이 와서는 단박 좌측으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쓴이는 안도하면서 이 사람을 따라 내려갑니다. 그런데 묘지를 지나자 그만 길이 희미해지고 말았습니다. 가이드는 아까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는 길이 맞는다면서 우측의 산허리를 치고 나가 능선의 등산로에 붙었습니다. 길 없는 길을 걸은 것은 짧은 거리라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왜 지나간 선험자들이 삼거리에 그 흔한 등산리본 하나 걸어두지 않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능선 좌측으로 보이는 암봉

 

 

 

 

 

 

 

 

잘못 내려간 묘지지역 

 

 

우측의 등산로를 만나 조금 더가니 태평사 갈림길입니다. 이곳에는 태평사 0.8km, 좌방산 정상 0.3km, 한밭령 2.7km, 삼일폭포(등산로폐쇄)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아까 묘지에서 더 진행하면 삼일폭포방향인데 이곳은 등산로가 폐쇄된 곳이로군요. 이를 보아도 조금 전 지나온 능선 갈림길에 이정표 하나 없는 게 몹시 아쉬운 대목입니다. 갈림길에서 좌방산 정상까지는 깔딱 오르막입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서쪽으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홍천강을 가로지르는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뒤로 왕터산과 장락산 줄기가 뻗어 있습니다. 정상에는 한밭령 3.0m, 태평사 1.1km, 소남이섬 1.6km, (구)발산중학교 1.7km 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북쪽의 발산중학교 방향으로 하산해야 하기에 정상에서 이정표를 따라 급경사 암벽을 내려섭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해 보이지만 보조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태평사 갈림길

 

 

 

 

 정상 이정표

 

 경춘고속도로와 홍천강

 

 홍천강 뒤로 보이는 장락산

 

 정상의 모습

 

 


다만, 지도에 따라서는 발산중학교로 하산하려면 정상인 502봉에서 서쪽으로 더 이동해 북쪽으로 가야 하는 것처럼 표기되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급경사 암벽을 내려서면 소남이섬으로 가는 길림길인데 여기서 발산중학교 이정표를 따라 정상 아래의 암벽을 돌아갑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꼭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정표를 따라가면 꼬불꼬불 길을 돌아 어느 새 북쪽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경춘고속도로가 보이는 지점과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평지의 좌방산 등산 안내도가 길을 안내합니다. 옥수수 밭을 지나 만난 민가에는 접시꽃이 이방인을 반겨주는군요. 바로 이웃이 지금은 폐교된 발산중학교입니다. 중학교 건물에는 "문화예술의 만남, 반딧불이야기"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일반에게 공개된 전시장인줄 알고 안으로 들어섰더니 작업중인 한 남자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문화예술인들의 개인 작업실로 이용되는 듯 했습니다.

 정상 하강로프

 

 소남이섬 갈림길

 

 암벽

 

 경춘고속도로

 

 

 

 

 

 

 

 

 

 

 

 

 

 

 

 

 접시꽃

 

 

 발산중 운동장

 

 

 발산중 교사

 

 

 반딧불 이야기 현판  

 

 

 

오늘 산행에 3시간이 걸렸습니다. 4.5km를 걷는데 3시간이 걸린 것은 걸음을 천천히 한 탓도 있지만 등산로 군데군데 오르내림이 심하고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이 제법 험했기 때문입니다. 이정표거리도 한밭령에서 정상까지 3.0km, 정상에서 발산중학교까지 1.7km로 전체 4.7km인데 GPS 측정거리로 4.5km이니 당국에서 상당히 거리측정을 잘한 듯 보여집니다. GPS도 없던 시절에 만든 듯하여 더욱 그러합니다. 안내산악회를 따라 4.5km 산행을 한 것은 처음이지만 모름지기 무더위의 여름 산행은 이 정도가 적당합니다. 춘천의 좌방산은 산은 비록 낮고 규모는 작지만 답사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명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7월 1일 (화)
▲ 등산 코스 : 한밭재-능선삼거리-이정표-Y자형 갈림길(우측길)-태평사길림길-좌방산 정상-(구)발산중학교
▲ 산행 거리 : 4.5km(GPS 측정)
▲ 소요시간 : 3시간
▲ 등산 안내 : 가보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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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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