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뿔바위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블루마운틴CC
소뿔산(1,118m)은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우뚝 솟은 오지의 산입니다. 소뿔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은 능선에는 두 개의 가마봉이 있는데, 사람들은 해발고도가 낮은 서쪽의 가마봉(925m)을 작은 가마봉, 해발고도가 높은 동쪽의 가마봉(1,192m)은 그냥 가마봉이라고 부릅니다. 44번 국도가 지나가는 거니고개에서 작은 가마봉을 거쳐 소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춘천(영춘)지맥구간으로서 최근에는 1대간과 9정맥을 모두 답사한 등산매니아들이 지맥산행을 하면서 가끔 찾은 산줄기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작은 가마봉과 소뿔산을 답사할 예정입니다.
산행들머리는 44번 국도가 지나가는 서쪽의 거니고개입니다. 이 고개에는 청정조각공원이 있는데 길거리에 남성의 심벌로 만든 큰 조각이 서 있어 요즈음은 매우 과감하게 남성의 양물이 조각품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곳에 있는 휴게소의 이름도 조각공원휴게소로군요. 바로 이웃에 있는 조각공원을 살펴볼 마음의 여유도 없이 사람들은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거니고개 남성심벌
등산로에 진입하면서 바라본 조각휴게소
거니고개에서 작은 가마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거의 오르막 일변도입니다. 물론 급경사는 없어 걷기는 편하지만 조망이 터지지 않으니 매우 단조롭고 또 답답할 따름입니다. 단 한번 우측으로 조망이 터졌지만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만에 작은 가마봉(925m)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통신철탑과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장 명의의 군사시설보호구역출입금지 경고문만 있을 뿐 가마봉을 알리는 그 흔한 등산객의 안내문 하나도 보이지 아니합니다. 산경표에도 나오는 산인데 사람들로부터 매우 홀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동쪽으로 저 멀리 보이는 안테나가 앞으로 가야할 소뿔산 뒤의 통신중계탑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은가마봉 정상의 통신시설물
가마봉에서 소뿔산으로 가는 길은 거의 직선방향으로 동쪽으로 이어지는데,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능선입니다.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에는 소뿔산 1.9km, 달음재 2.9km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능선을 걸어가노라니 모처럼 남쪽으로 조망이 터진 곳으로 퍼블릭 골프장인 블루마운틴CC가 펼쳐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만난 이정표에는 소뿔산 0.9km, 범의터 2.1km라고 씌어져 있네요. 그러고 보면 소뿔산은 무식하게 가마봉을 거쳐 오르기보다는 능선 남쪽의 달음재나 범의터에서 오르는 것이 훨씬 단거리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녹색의 등산로
첫 번째 이정표
블루마운틴CC
두 번째 이정표
현 위치 지도
다시 무성한 숲길을 걸어갑니다. 능선 우측에 흔들거리지 않는 흔들바위가 있는데 이를 소뿔바위라고도 부릅니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 바위가 왜 소뿔바위를 닮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바위 옆으로 보이는 조망은 일품입니다. 아까 보았던 골프장 뒤로 펼쳐진 이름 모를 산세가 매우 아름답습니다. 등산로 주변에 산죽 군락지가 나타나면 소뿔산 정상이 가까웠음을 암시합니다. 거니고개를 출발한지 4시간만에 소뿔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표석대신 홍천군에서 만든 이정표 위에 걸어둔 정상의 안내문이 전부입니다. 다만 정상은 풀숲으로 싸여있어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소뿔바위
소뿔바위에서 바라본 블루마운틴CC
산죽군락지
소뿔산 정상
정상에서 통신탑이 있는 동쪽으로 계속 갑니다. 고도를 낮추었다가 오르기를 반복하면 드디어 통신탑입니다. 통신탑 뒤로 조망대인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에 서면 서쪽을 제외한 삼면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동쪽에는 가마봉(1,192m)이, 남쪽에는 백암산(1,099m)이 보이겠지만 무식한 글쓴이는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통신탑
헬기장에서 본 통신탑
북쪽방향의 조망
동쪽방향의 조망
남쪽방향의 조망
이제 통신철탑으로 되돌아와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하산합니다. 장시간 등산 후 시멘트 길을 걷는 것도 참으로 피곤한 일입니다. 서쪽으로 보이는 통신철탑이 아마도 이미 지나온 작은 가마봉인 듯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군요. 한참을 내려가니 차단기가 설치된 삼거리인데 여기서 우측으로 들어가다가 다시 좌측으로 몸을 돌린 다음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잠시 후 좌측의 숲 속으로 다시 진입합니다. 선두그룹이 진입로의 길을 잘 알고 표시를 해 두었군요. 시멘트 도로를 걷다가 포근한 숲길로 들어서니 마음이 평안해 집니다. 어느새 큰 계곡을 만나 계곡 옆길을 걸어갑니다.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소리만 들어도 심신이 시원해지는 듯 합니다.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 갑둔리 5층석탑 안내문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 갑둔교 옆 공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멘트도로 하산 길
서쪽방향의 조망
삼거리 차단기
숲길
잣나무군락지
5층석탑 이정표
출구방향
5층석탑 입구
오늘 12km 거리의 산행에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등산로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풀숲이 무성해 잡목에 걸려 걷기가 쉽지 않았으며, 예상외로 봉우리간의 오르내림이 심해 상당히 까다로운 산행이었습니다. 정말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런 산을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9월 6일 (토)
▲ 등산 코스 : 거니고개 조각휴게소-작은 가마봉-달음재 길림길(첫 번째 이정표)-범의터 길림길(두 번째 이정표)-소뿔바위
-소뿔산-통신탑-헬기장(왕복)-시멘트 도로-삼거리-숲속-잣나무 군락지-갑둔리5층석탑 안내문
-갑둔교(5층석탑 입구)
▲ 산행 거리 : 12.1km(GPS 측정)
▲ 소요 시간 : 6시간(씻는 시간 20분포함)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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