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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팔봉 능선에서 바라본 동강(조양강)과 나팔봉

 

                                       나팔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팔봉 능선(좌)과 병방산(우측 끝)

 

 

 

죽기 전에 꼭 올라야 하는 정선 나팔봉 
   
마터호른 산(Matterhorn)은 스위스의 체르마트 마을 남쪽 10km지점인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지방인 알프스산맥에 있는 산입니다. 산은 네 방향의 경사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뾰족한 뿔 형상을 하고 있으며 패러마운트 픽처스 로고에 등장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산이 있는데, 용문산 남쪽의 양평 백운봉(940m)과 문경 천주산(842m)이 삼각뿔의 모습을 하고 있어 마테호른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마테호른과 가장 유사한 산은 바로 정선에 위치한 나팔봉(693m)입니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소재 나팔봉은 이웃한 병방산(819m) 스카이 워크에서 바라보았을 때 한반도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머리부분에 날카롭게 솟아 있는 산입니다. 병방산 스카이워크는 종영된 드라마 <호텔킹>에서 주인공 이동욱과 이다혜가 대화를 나눌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지요. 나팔봉은 동강(실제로는 동강 상류인 조양강)변에서 바라보면 한 폭의 병풍처럼 수직절벽의 단애(斷崖)를 이루며 서 있습니다. 나팔봉이라는 이름은 정상의 모습이 마치 나팔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모양새라 하여 붙여졌습니다. 

                                          병방산 스카이워크에서 본 한반도지형과 나팔봉(붉은 괄호)   

 

                                                 드라마 <호텔킹>의 한장면(이동욱과 이다혜)/자료 MBC 

 


산행들머리는 평창에서 정선으로 이어지는 42번 국도상의 광하치안센터(파출소) 앞입니다. 파출소 옆에는 광석교가 있는데, 정선국도유지사무소가 세운 "여기는 해발 300m"라는 안내문이 길잡이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수리봉 등산로라는 큼직한 안내문을 발견한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사실 모든 지도상으로는 오늘 답사하려는 산이 나팔봉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반면 현지의 이정표에는 모두 수리봉이라고 적혀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오래 전부터 이곳 주민들은 수리가 날개를 편 형상이라 해서 나팔봉 대신 수리봉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광하파출소 

 

 해발 300m 안내문

 

 수리봉 등산로 이정표

 

 

 

이 안내문을 보고 맨 좌측의 임도로 들어섭니다. 4기의 비닐하우스와 고추밭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우측에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으로 된 가옥 몇 채가 보입니다. 가옥에 도달하기 직전 좌측 도랑 위에 소꼽 장난감 같은 다리가 있는데 이를 건너면 수리봉 2.2km라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풀숲이 무성한 길을 조금 가면 수리봉 2.1km라는 이정표와 함께 등산로는 우측의 산 속으로 이어집니다.

4기의 비닐하우스

 

 슬레이트 지붕의 농가

 

 첫 번째 이정표

 

 

 

두 번째 이정표   

 

 

 

사실 들머리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을 알면 쉽지만 모르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이제 길을 확실히 찾았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서부터 능선까지의 길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능선에 도착하니 우측으로 수리봉 1.7km, 망하 0.3km, 좌측으로 전망대 0.2km 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오늘은 등산거리도 짧기에 일단 좌측의 전망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평이하던 전망대 가는 길이 마지막 부문에는 매우 험합니다. 특히 보통 전망대라고 표기된 곳에는 조망대가 있거나 아니면 조망이 훤하게 터져 눈을 즐겁게 하는 곳이지만 이쪽은 어디가 조망터인지 알지도 모를 정도로 나무숲에 조망이 가려져 있습니다. 험한 길을 오르내렸지만 동강과 병방산 그리고 나팔봉은 겨우 숲 사이로 바라볼 따름입니다. 관계당국이 왜 전망대 0.2km라는 이정표를 붙여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나팔봉을 오르는 후답자들은 능선 삼거리에서 조망대쪽으로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능선 삼거리 이정표

 

 전망대 능선에서 본 동강

 

 전망대 능선에서 본 나팔봉

 

 

전망대를 다녀오는데 20분이 소요되었군요. 이제 나팔봉을 향하여 힘차게 진군합니다. 동강과 나팔봉이 숲 사이로 보이다가 드디어 그 전모를 드러냅니다. 바로 눈앞에 마테호른 같은 나팔봉이 그 당당한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작은 봉우리를 내려선 후 다시 오릅니다. 비록 나팔봉 정상이 빤히 보이기는 하지만 정상을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싱그러운 숲길을 지나 통나무 계단을 오릅니다. 워낙 가파른 경사면에 설치한 계단이라 폭우에 무너진 곳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 드디어 나팔봉(수리봉)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정성을 들여쌓은 키 높이의 돌탑과 수리봉 이정표 그리고 좀 흉물스러운 산불감시탑이 있습니다. 조망은 북쪽으로만 터졌는데 가리왕산이 어디쯤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병방산의 짚와이어(Zip Wire)와 스카이 워크(Sky Walk) 시설물도 보일 정도입니다.

동강 할미꽃마을

 

 

 

가야할 나팔봉

 

                                                                           무너진 나무계단

 

 나팔봉 정상 북쪽 조망  

 

 정상 이정표

 

 산불감시초소

 

 병방산 짚와이어와 스카이워크(붉은 괄호)

 

  


이제 귤암리 방향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하산로의 경사면도 장난이 아닙니다. 이 경우 항상 발걸음을 조심하는 게 장땡입니다. 하산 길에도 간혹 좌측의 동강이 보이기는 하지만 일부터 사진 찍을 장소를 노릴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산로의 작은 봉우리에 그야말로 동강 제1의 전망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망데크에 서면 북쪽으로 지나온 나팔봉(수리봉)과 구비치는 동강(조양강), 그 뒤로 병방산과 우측 구덩산(860m)에 이르기까지의 환상적인 조망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정말 자리를 뜨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길손은 가야만 합니다. 동강 변의 그림 같은 풍경을 카메라와 가슴에 담고는 전망대를 내려섭니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병방산(중앙)과 구덩산(우)

 

 나팔봉 전망대

 

 동강과 할미꽃마을

 

 나팔봉

 

 

 

 

  

약 200m를 내려오니 안부에 이상한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좌측에 수리봉 0.9km, 우측에 전망대 02.km 라는 이정표를 본 것입니다. 얼핏보면 우측으로 200m만 가면 조금 전 보았던 전망대와는 다른 전망대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이정표를 다시 보니 우측에 있는 전망대 0.2 km의 방향표시가 좌측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이정표는 방금 지나온 전망대를 알리는 것으로 막대의 우측에 달게 아니라 좌측 수리봉 이정표 밑에 나란히 달아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정표를 세워둔 사람들이 너무 안일하게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전망대위치가 잘 못된 이정표

 

 

 

우리는 동강에 놓인 귤암교 쪽으로 하산해야 하기에 귤암리 0.3km 이정표에 의거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꼭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만 이 길이 올바른 하산로입니다. 녹색의 숲길을 지나 좌측으로 돌아가면 도로입니다. 도로에서 좌측의 귤암리까지의 거리는 0.8km입니다. 귤암교 옆 귤암리 캠핑장의 야외 수도시설에서 땀을 씻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 합니다. 오늘 산행에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불과 4km의 거리에 이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능선 삼거리에서 영양가도 없는 전망대를 답사하느라 20분을 허비하면서 천천히 걸은 탓도 있지만 정상을 오르내리는 등산로가 워낙 가팔라 조심한 때문입니다. 나팔봉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반드시 올라야 할 명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로변 이정표

 

 귤암리 캠핑장 관리사무소

 

 귤암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9월 11일 (목)
▲ 등산 코스 : 광하파출소(광석교)-슬레이트지붕농가-능선삼거리-나팔봉-전망대-안부-도로-귤암교(귤암리 캠핑장)
▲ 등산 거리 : 약 4km(GPS 측정)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새마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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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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